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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이슈&논란] AI 과일 연애쇼, 10일 만에 3억 조회·330만 팔로워…틱톡, ‘저품질 AI’ 규정으로 강제 퇴출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틱톡에서 AI가 그린 말하는 바나나와 딸기 캐릭터의 연애드라마가 10일 만에 약 3억 조회수와 33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기록한 뒤, 플랫폼 측 ‘저품질 AI 콘텐츠’ 규정을 이유로 대거 삭제된 사건이 글로벌 OTT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비슷한 속도로 유행과 몰락을 겪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The Times Of India, Enikos, tribune, cnn에 따르면 이 계정은 4일 만에 23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모으며 틱톡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계정 중 하나로 평가됐다.

 

10일 만에 3억 조회, 330만 팔로워


“과일 러브 아일랜드”를 제작한 틱톡 계정 @ai.cinema021은 20편 내외의 2~4분 분량 AI 영상을 9~10일 동안 올리며 누적 조회수 3억회 수준, 좋아요 2300만개 이상, 팔로워 330만명을 기록했다. 일부 에피소드는 개별 조회수 1000만~2000만회를 기록하며, 회당 3시간 정도의 제작 공수로도 빠르게 확산되는 생성형 AI 영상의 파급력이 확인된 사례로 분석된다. 이 영상으로 바나니토(Bananito)라는 이름의 말하는 바나나가 소셜 미디어에서 뜻밖의 스타가 됐다.


틱톡, '과일 러브 아일랜드' 삭제

 

의인화된 과일 캐릭터들이 연속극 스타일의 삼각관계에 빠지는 완전 AI 생성 미니 드라마 시리즈 "과일 러브 아일랜드"는  원본 틱톡 계정이 플랫폼에서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 포맷은 Peacock 리얼리티쇼 ‘러브 아일랜드’를 모방해 의인화된 블루벨라, 스트로베리나, 그레이펜조 등 과일 캐릭터가 빌라에서 연애·배신·갈등을 겪는 연속극 형식이다. 팬들은 댓글과 투표를 통해 커플 조합과 스토리 전개에 참여해, ‘팬픽의 영상화’ 수준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4일 만에 230만 팔로워, 틱톡 최단기 성장 조기 정점


해외 매체들은 “Fruit Love Island” 계정이 틱톡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크리에이터 계정 중 하나로, 4일 만에 23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모았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2500만~2800만 라이크(좋아요)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며, 단일 AI 영상 시리즈가 단기간에 기존 인간 크리에이터 계정을 뛰어넘는 인기를 끈 극단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 같은 폭발적 성장은 틱톡·인스타그램에서 AI 콘텐츠 팜(content farm)이 저비용·저품질 콘텐츠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과도 연결해 논의되고 있다. 일부 매체는 AI 콘텐츠 팜이 전 세계적으로 수천개 운영되며, 조회수·광고 수익을 노리는 ‘AI 슬럽’(찌꺼기) 콘텐츠가 인터넷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렌드 시작은 “딸기 스캔들”


“Fruit Love Island”의 전신은 2월 말 @trombonechef 계정이 올린 딸기가 ‘가지 상사’와 불륜을 저지르는 짧은 AI 쇼츠에서 비롯됐다. 이 짧은 패러디가 바이럴되며 과일·채소 캐릭터 의인화 연애 콘텐츠가 새로운 미니 서브제네틱(genre)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모방 계정들이 “Too Fruity To Handle”·“Candy Love Island” 등으로 확산되며, AI 연애 리얼리티 콘텐츠가 틱톡과 인스타그램 리일에서 대세 템플릿으로 굳어가고 있다.

 

‘저품질 AI’ 규정으로 계정 콘텐츠 대거 삭제


Netmums와 CNN 등은 3월 26일 기준 @ai.cinema021 계정의 모든 “Fruit Love Island” 콘텐츠가 “low‑quality AI content”로 신고된 뒤 틱톡에서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 콘텐츠들이 대량 보고·삭제 후 사실상 계정이 침묵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으며, 유튜브 채널 역시 3월 25일 전후로 삭제됐다는 보도가 있다.

 

애니메이터와 반AI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는 “AI 슬럽”으로 인해 인간 제작자의 시장이 희석되고, 플랫폼은 저품질·클릭베이트 AI 콘텐츠를 걸러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워 집단 신고에 나섰다. 이에 대해 틱톡은 "AI 콘텐츠에 대해 별도 라벨링과 저품질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기준으로 저품질을 판단하는지에 대한 투명성 논란은 여전하다.

 

성별·윤리·환경 논쟁도 함께 붙어


Wired는 “Fruit Love Island” 분석에서 여성 과일 캐릭터가 괴롭힘·굴욕·불륜 조연으로 비대칭적으로 등장하며, AI 모델이 학습한 기존 미디어 패턴 속에서 편향된 성별 묘사를 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다른 비평가들은 생성형 AI 영상 제작 과정에서의 전력 소비와 서버 자원 낭비, 그리고 인간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대체 문제가 윤리·환경적 측면에서 강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스토리텔링,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흐린다”


미 해리스버그·맨해튼 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교수인 마이클 그라보프스키는 NBC 등에 “러브 아일랜드 같은 리얼리티는 단순한 아키타입을 반복해 AI가 대규모로 모방·재조합하기 쉬운 구조”라며, AI가 이런 형식을 빠르게 추적 복제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인간 스토리텔러가 여전히 관객 공감과 서사 깊이를 제공하는 데 있어 필수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아 대학교의 제시카 매독스 같은 연구자들은, AI 과일 연애 쇼가 Hollywood의 새로운 소스로 각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AI 과일 영화를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순화판으로 각색하는 것을 1,000% 상상할 수 있다”며, AI가 기존 방송·영화 IP의 패러디와 재가공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 생산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회수 신뢰성과 AI 신뢰 경계선


한편 레딧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I를 올릴 정도로 절박하다면 봇 조회수를 쓸 만큼도 절박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AI 콘텐츠의 조회수·인기 지표 전체가 조작 가능성이 높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AI가 콘텐츠 생태계를 흔드는 과정에서, 플랫폼이 무엇을 ‘저품질’로 규정할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인간 콘텐츠와 AI 콘텐츠를 차별 규제할지를 둘러싼 장기적 논쟁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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