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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시카고大,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별 발견…대마젤란에서 날아온 135억년짜리 이민자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미국 시카고대학 학부생들이 ‘우주에서 가장 화학적으로 원시적인 별’을 찾아냈다. 이는 별 형성의 가장 초기 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발견이다. 이 연구는 4월 3일 Nature Astronomy에 게재됐다. 빅뱅 직후 1세대 별이 남긴 잔향을 간직한 이 별은, 우리 은하 밖 대마젤란은하에서 건너온 고대의 ‘우주 이민자’로 확인되며 초기 우주 진화 시나리오를 다시 쓰게 만들고 있다. 이 별의 이름은 SDSS J0715-7334.


New Planetarium, emergentmind.com, jkess에 따르면 이 별의 금속 함량은 태양의 약 0.005% 수준으로, 기존 기록 보유 천체보다 금속성이 두 배 이상 낮다. 천문학에서 금속이란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모든 무거운 원소를 의미하며, 금속이 적을수록 더 이른 우주 시기에 형성된 별로 간주된다.

 

과거 호주국립대(ANU) 연구팀이 2014년 보고한 SMSS J031300.36-670839.3(일명 SMSS)의 경우, 철 함량이 다른 초고대 별의 60분의 1 미만일 정도로 낮아 ‘관측 사상 가장 오래된 별’ 후보로 꼽혔지만, 이번 J0715-7334는 그보다도 금속성이 거의 두 배 더 낮은, 새로운 ‘최저 금속성’ 기준점을 제시한 셈이다.

 

연세 추정은 아직 진행형이지만, 금속성 지표로 볼 때 이 별은 빅뱅(약 138억년 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 대략 135억년 전 전후 2세대에 가까운 극초기 별로 추정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우리 은하에서 135억년 전 형성된 1세대 별 후보(예: 2MASS J18082002-5104378 B 등)와 비견될 수준이다.

 

이 극한의 고대 별은 시카고대 조교수 알렉산더 지(Alexander Ji)가 이끄는 ‘천체물리학 현장 과정(Field Course in Astrophysics)’ 수업에서 포착됐다. 10명의 학부생들은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DSS)와 SDSS-V 밀키웨이 매퍼 데이터에서 비정상적인 후보 별 77개를 선별했고, 이후 칠레 카네기 과학의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 마젤란 망원경(MIKE 고분산 분광기)을 활용해 봄방학 기간 직접 후속 관측에 나섰다.

 

결정적 장면은 2025년 3월 21일, 관측 첫날 두 번째 타깃에서 등장했다. 예비 스펙트럼을 돌려보던 조교 힐러리 다이앤 안달레스는 “이건 미친 거야, 실수일 수도 있을까?”라고 외쳤고, 옆에서 지켜보던 학생들은 “방 안의 에너지가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고 회상했다는 일화가 현지 보도와 강연 영상에 반복해서 인용되고 있다.

 

이후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은 소그룹으로 나뉘어 데이터 분석과 논문 작성에 매달렸다.  알렉산더 지 교수는 “학생들에게 큰 기대를 했지만, 이번 성과는 그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결과”라며 “학부 교육이 최전선 연구와 만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SDSS-V 프로젝트를 이끄는 주나 콜마이어는 “이 학생들은 물리에 대한 자신들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발견했다”고 치켜세웠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 가이아(Gaia) 위성의 정밀 천체측정 데이터를 이용해 J0715-7334의 3차원 속도와 궤도를 역추적했다. 그 결과 이 별은 현재 지구에서 약 8만 광년 떨어진 우리은하 외곽에 자리하고 있지만, 궤도 특성과 운동학을 종합하면 기원은 우리은하의 위성은하 가운데 가장 큰 대마젤란은하(Large Magellanic Cloud·LMC)로 수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J0715-7334는 수십억 년 전 LMC에서 형성된 뒤 은하 간 상호작용과 중력 섭동을 거쳐 결국 우리은하에 ‘포획’된 일종의 우주 난민, 혹은 고대 이민자라는 설명이다. 알렉산더 지 교수는 “이 고대 이민자는 초기 우주의 조건을 들여다볼 전례 없는 창을 제공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LMC 내부의 극초기 화학 진화와, 위성은하–은하 간 물질 교환의 역사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살아 있는 화석’임을 강조한 표현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별이 ‘우리 은하 밖에서 온 가장 원시적인 별’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우리 은하 내부에서만 찾던 1세대·2세대 별 탐색 패러다임에 균열을 낸다는 것이다. 초기 우주의 화학적 진화를 이해하려면, 더 이상 우리 은하 한 은하계만 볼 것이 아니라, 위성은하와 외부은하에서 넘어온 별까지 포괄하는 ‘다은하 고고천문학’이 필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번 발견에서 이론 천문가들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J0715-7334의 탄소 함량이 사실상 ‘검출 불가’ 수준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극저금속 별들이 태양 대비 철은 극도로 부족하지만 탄소는 상대적으로 과잉인 패턴(탄소 강화 극저금속 별, CEMP)을 보이는 것과 달리, 이 별은 탄소마저도 거의 없는, 진정한 의미의 ‘초기 우주 미네랄 제로’에 가까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는 초기 가스 구름이 어떻게 분열해 오늘날과 같은 저질량·장수명 별이 탄생했는지에 관한 기존 통념을 흔든다. 그동안 많은 이론 모형은, 초기 세대 초신성이 방출한 탄소·산소 등 무거운 원소(금속)가 냉각을 유도해 가스 구름을 붕괴시키고, 그 결과 작은 별이 생겨났다고 가정해 왔다. 그러나 J0715-7334처럼 금속·탄소가 거의 없는 별이 발견됐다는 것은, 이 별이 금속 냉각이 아닌 ‘우주 먼지(cosmic dust)’에 의해 형성됐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시나리오를 지지한다.

 

공동저자인 대학원생 피에르 티보도는 “우리가 보는 전환은 금속이 아니라 먼지에 의해 촉발됐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강조했다. 지 교수 역시 이런 먼지 주도(dust-driven) 별 형성 경로가 관측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전까지 단 한 번뿐”이었다며, J0715-7334가 두 번째이자 가장 극단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 별을 둘러싼 후속 관측과 시뮬레이션이 더 쌓이면, ‘먼지로 식고, 이민으로 이동한’ 초기 우주의 장대한 서사가 어느 정도나 정량적으로 복원될 수 있을지, 천문학계의 시선이 J0715-7334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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