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의 유일한 유인·화물 공용 발사대를 복구한 뒤, 약 넉 달 만에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며 러시아‑NASA 협력 체계의 중추를 다시 가동시켰다.
2026년 3월 22일 11시 59분 UTC(현지 16시 59분)에 소유즈‑2.1a 로켓이 프로그레스 MS-33(미국 NASA 명칭: Progress 94) 화물 우주선을 탑재해 31/6 발사대에서 출발했으며, 우주선은 약 49.5시간 후 3월 24일 포이스크 모듈에 자동 도킹할 예정이다. 이 발사는 원래 2025년 12월 중순으로 예정됐으나, 같은 발사대에서 이전에 발생한 심각한 시설 파손으로 3개월 가까이 미뤄진 임무이어서 복구 작업의 완성도와 시일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2025년 11월 27일 소유즈 MS-28 유인 발사 때, 발사대 아래의 이동식 서비스 플랫폼이 후퇴 후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로켓 배기가스에 휩쓸려 17톤짜리 구조물이 화염 트렌치로 추락했다. 이 충격으로 발사대 31/6의 교량·접근계단·전기·유압 시스템 등이 광범위하게 손상됐다.
러시아 측은 이 훼손을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향후 발사 가능성을 봉쇄하는 수준의 중대한 사고”로 규정했다. 초기에는 수리 기간이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까지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로스코스모스는 실질적으로 약 3개월이 조금 넘는 2026년 3월 3일 발사대 재개장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수리 작업은 150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이들은 1970년대에 제작된 예비 부품을 활용해 서비스 캐빈 전체를 교체하고, 2,350㎡에 달하는 구조물 표면을 재도장·보수했으며, 250m가 넘는 용접 작업과 전기 시스템 전면 교체를 수행해 기계·전기·정보통신 시스템을 일괄 갱신했다.
특히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은 2월 10일경에 설치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시스템 테스트와 안전성 검증을 거쳐 3월 3일 “겨울이 끝나기 전에 복구 완료”라는 로스코스모스 CEO 드미트리 바카노프의 공약이 이행됐다는 점이 강조됐다.
발사된 프로그레스 MS-33는 발사 중량 약 7,280kg 규모의 화물 우주선으로, ISS에 2,500kg을 넘는 보급품을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중 약 828kg은 정거장 연료를 보충하는 추진제, 420kg은 식수, 619kg은 승무원 식량, 393kg은 정비·개조 장비, 135kg은 위생 용품, 52kg은 과학실험 장비, 50kg은 산소, 12kg은 의료·의료복(예: 중력 적응용 로딩 수트) 등으로 세부 분류된다.
이는 최근 3회 이상의 프로그레스 임무에서 평균 2,300~2,500kg 수준을 유지하는 러시아 측 화물 규모와 일치하며, ISS에 정기적으로 연료·공기·음식·실험 장비를 공급하는 “러시아 파이프라인의 표준 용량”으로 해석된다.
발사대 31/6의 장기 가동 중단 우려는 NASA의 전체 화물 운영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NASA 내부 문서에 따르면, NASA는 스페이스X 드래곤 CRS-34 임무를 2026년 6월에서 5월로 1개월 앞당기고, 이어 CRS-35를 11월에서 8월로 3개월 앞당기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러시아 측 발사대가 수개월 이상 재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리스크를 반영한 선제적 대응으로, ISS에 연료·공기·수송 장비 등 필수 품목이 충분히 보관되도록 화물 공급 텀을 단축하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Reuters와 러시아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레스 MS-33 발사로 러시아 측 물류 수단이 다시 가동됨에 따라 NASA는 2026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기존 계획에 가까운 화물 흐름을 재개할 여지가 커졌다는 점이 지적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프로그레스 MS-33 발사는 “단순한 화물 임무”를 넘어, 러시아 측이 파손된 핵심 인프라를 속도·비용·안전성을 고려해 재건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시험대이자, 향후 ISS 운영과 러시아 우주 전략의 신뢰성·예측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