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3 (일)

  • 흐림동두천 22.5℃
  • 흐림강릉 24.8℃
  • 흐림서울 23.7℃
  • 구름많음대전 28.1℃
  • 맑음대구 30.6℃
  • 맑음울산 27.4℃
  • 구름많음광주 27.4℃
  • 맑음부산 28.1℃
  • 구름많음고창 25.6℃
  • 맑음제주 28.3℃
  • 흐림강화 23.0℃
  • 구름많음보은 26.5℃
  • 구름많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9.3℃
  • 구름많음경주시 29.7℃
  • 맑음거제 27.3℃
기상청 제공

Culture·Life

[공간사회학] 광화문 스타벅스 덮친 ‘아시아나 승무원 가방’…‘열린 좌석 정책’이 드러낸 공유지의 비극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 스타벅스에 아시아나항공 신입 승무원들의 여행용 보조 가방 수십 개가 ‘자리 예약 도구’처럼 등장하면서, 한 매장 좌석의 80%가 인적 없이 짐만으로 채워지는 ‘가방 전쟁’이 반복되고 있다.

 

미 대사관의 반입 제한 규정, 항공사 단체 비자 시스템 축소, 스타벅스의 ‘열린 좌석 정책’이 얽히며 전형적인 ‘공유지의 비극’ 구조가 카페 한복판에서 재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건 개요: 30명 와서 5~10잔만 시키고 40석 점령


연합뉴스·YTN 보도를 종합하면, 논란의 현장은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 스타벅스 한 지점이다. 최근 며칠 사이 오전 7시 전후 이 매장 한쪽 홀 좌석의 약 80%에 해당하는 30~40석이 사람 없이 여행용 보조 가방으로 빽빽하게 채워진 장면이 반복적으로 목격됐다.

가방의 주인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입 승무원들로, 미국 비자 인터뷰를 보기 위해 미 대사관을 방문하는 동안 이 매장을 사실상의 짐 보관소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장 증언에 따르면 약 30명이 입장해 음료는 5~10잔만 주문한 뒤, 각자 가방을 좌석에 올려놓고 약 2시간 동안 매장을 비운 뒤 면접 종료 후 돌아오는 패턴이 최근에만 최소 5차례 이상 반복됐다.
 

매장 점장은 “다른 고객을 위해 치워 달라고 요청하자, ‘주문도 했는데 왜 그러느냐’고 따졌다”고 전했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도 “직원과 ‘뭘 잘못했냐’는 식으로 언쟁을 벌였다”며 “사람이라도 앉아 있었으면 덜 화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장 이용객과 영업장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직원 대상 안내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구조적 배경 ① 미 대사관 보안 규정과 항공사 문화


이번 ‘가방 전쟁’의 1차적 배경은 미국 대사관의 보안 규정이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테러 위험을 이유로 캐리어 등 대형 가방의 반입을 제한·불허하고 있다. 승무원 비자는 일반 비자보다 서류·심사가 까다로운 편이며, 면접 대기 및 심사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 한국 항공사의 복장·소지품 규율 문화가 겹친다. 연합뉴스는 승무원들이 비행 업무 외의 시간에도 규정된 복장과 물품을 갖추게 하는 항공사 특유의 문화 때문에, 비행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정에도 정식 유니폼과 준비물 가방을 휴대하는 관행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승무원 단체 비자 면접 시, 다른 항공사들은 버스를 대절해 짐을 보관하게 하거나, 사무실·호텔 회의실 등을 활용해 집단 보관을 지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에 논란이 된 항공사는 최근 이런 버스 대절·짐 보관 지원을 중단한 상태라는 증언이 나왔다. 경쟁사에 인수된 뒤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비용 절감 압박이 구조적으로 작동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구조적 배경 ② 스타벅스의 ‘열린 좌석’과 공유지의 비극


스타벅스는 전 세계적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브랜드 자산으로 활용해 온 대표적인 커피 체인이다. 한국에서도 “주문을 하지 않은 고객의 좌석 이용도 허용한다”는 정책을 유지해 왔다. 2018년 미국 필라델피아 흑인 고객 체포 사건 이후, 스타벅스는 음료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화장실 개방·매장 이용을 허용하는 정책을 강화했다. 

 

그러나 화장실을 완전히 개방한 뒤 일부 매장에 쓰레기·마약 주사기·노숙자 상주 문제가 발생하며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하니 아무도 쓸 수 없는” 공유지의 비극이 현실화됐다는 비판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통해 제기됐다.

한국에서도 ‘열린 공간’을 악용한 좌석 점유 빌런 사례가 반복되면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몇 년간 ‘브레이크성 정책’을 밟아왔다. 

 

2025년과 2025년 말에 걸쳐, 한 남성이 마포구 스타벅스 매장에서 칸막이, 태블릿,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까지 설치해 사실상 개인 사무실을 차린 채 장시간 자리를 비우는 사례가 온라인에 공유돼 논란이 됐다. “모니터 3대, 혼자 4자리 점유”와 같은 극단적 카공족·노마드 워커 사례가 심각해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2025년 8월부터 멀티탭·칸막이·프린터·개인용 데스크톱 컴퓨터 등 4가지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지침을 전국 매장에 공지했다.

 

이번 광화문 사례에서도 스타벅스 측은 “장시간 좌석을 비울 경우 소지품 도난·분실 위험이 있으니 짐을 챙겨 이동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자발적 준수에 의존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수치로 본 ‘가방 전쟁’: 경제·운영 관점에서의 손실…좌석 회전율의 기회비용

좌석 점유 상황을 수치로 환산하면, 이번 사건이 갖는 경제·운영적 의미가 더 또렷해진다. 

 

점장 증언에 따르면, 30명 단체가 5~10잔만 주문했다. 통상 스타벅스 1인 고객이 최소 1잔 이상 주문하고, 카공족·노마드 워커도 대체로 1~2잔을 소비하는 패턴을 감안하면, ‘주문/인원 비율’이 0.17~0.33배 수준에 그친다(30명 기준).

좌석 30~40석이 평균 2시간 이상 가방으로만 채워졌다 해도, 회전율 관점에서 보면 최소 60~80 ‘좌석·시간’이 유료 고객에게서 봉쇄된 셈이다.

한국 대도심 스타벅스 매장에서, 1석당 시간당 매출을 보수적으로 음료 1잔(6000원 안팎) 수준으로 가정하면, 60~80 좌석·시간은 36만~48만원 상당의 잠재 매출이었을 수 있다.

 

여기에 해당 시간대에 매장을 찾았다가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린 고객들의 장기적 이탈·브랜드 호감도 하락까지 감안하면, 경제적 손실은 눈에 보이는 매출 이상의 문제로 확장된다.

 

게다가 동일 패턴이 5회 반복됐다고 가정하면, 잠재적으로 300~400 ‘좌석·시간’에 달하는 공간이 사실상 무료 보관소로 점유된 셈이고, 스타벅스 측이 이를 ‘악용 가능성이 높은 선례’로 인식할 만큼 충분한 문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국내 유사 사례: 카페라는 ‘사적 공공공간’의 딜레마


이번 사건은 단발성 해프닝이라기보다, 카페를 사적 공간이자 공공재처럼 활용하는 전 세계적 흐름의 한국판 변주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 화장실 개방 이후 노숙인 상주, 쓰레기·마약 주사기 방치, 위생 악화가 심각해지면서, 일부 매장이 다시 문을 잠그거나 ‘청소 중’ 표지로 사실상 제한을 가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했다.

스타벅스는 브랜드 철학상 열린 공간을 유지하려다, 특정 시간·공간에서 조용히 이용해야 할 다수의 고객이 완전히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세 주체 모두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규정과 관행의 합이 ‘상식적 공정성’을 무너뜨린 구조가 드러난다.

 

광화문 스타벅스 승무원 가방 논란은, 단순히 “매너 없는 승무원”과 “불친절한 항공사”를 넘어 도시 생활에서 ‘공유된 사적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48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내궁내정] “싫은 사람을 3개월 보면 뇌세포 39%가 죽는다”는 말의 진실…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과 관계 스트레스 대처법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9월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뉴스스페이스는 일상 속 관계 스트레스가 우리의 마음과 몸에 남기는 흔적을 살펴본다. 직장과 가정, 학교에서 피하기 어려운 갈등과 괴롭힘은 수면·집중력·기분을 흔들고, 때로는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위기 신호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반복되는 모욕과 배제, 권한 남용, 직장 내 괴롭힘이 실제로 스트레스 반응과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또 위기 신호가 나타났을 때 개인과 조직이 어떤 도움과 보호의 통로를 찾아야 하는지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짚어본다. “싫어하는 사람을 3개월 이상 보면 뇌세포 39%가 죽는다.” SNS를 비롯해 인터넷커뮤니티와 블로그 곳곳에 회자되는 내용이다.

"준비는 간편, 상차림은 풍성, 정성감동은 2배"…롯데호텔, 추석 프리미엄 '투 고 상차림' 솔깃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롯데호텔앤리조트가 추석 명절을 맞아 호텔 셰프의 정성과 엄선한 식재료로 준비한 프리미엄 투 고(TO-GO) 상차림 ‘딜라이트 박스(Delight Box)’를 선보인다. 더그랜드롯데 서울과 롯데호텔 월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딜라이트 박스는 명절 음식을 직접 준비하는 부담은 덜고 가족과 함께 풍성한 상차림을 즐길 수 있도록 10여 종의 명절 대표 메뉴를 3단 도시락에 담은 상품이다. 딜라이트 박스에는 최상급 소갈비에 대추, 수삼, 밤 등 한방 재료를 넣어 오랜 시간 정성껏 고아낸 한방 갈비찜을 비롯해 녹두전과 표고전, 새우전, 육전, 생선전으로 구성한 모둠전 5종을 담았다. 여기에 해물 잡채, 영양밥, 국내산 전복을 구워낸 전복구이, 문어숙회, 특제 간장 소스에 숙성한 소라장, 더덕구이, 나물 2종(포항초·도라지)​과 롯데호텔 배추김치, 소고기뭇국, 떡, 유과​까지 더해 풍성한 명절 상차림을 완성했다. 딜라이트 박스는 9월 22일까지 네이버 예약, 롯데호텔앤리조트 공식 홈페이지 및 유선 전화를 통해 예약할 수 있으며, ​희망 수령일 최소 2일 전까지 사전 예약해야 한다. 픽업 기간은 9월 23일부터 26일까지로, 각 호텔 1층 델리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 경기 직관"…하나투어, 라리가 관람·스페인 관광 여행상품 출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하나투어(대표 조좌진)가 스페인 프로축구 인기 구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 경기를 직관하는 스페인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LALIGA 직관]스페인 일주 9일’은 오는 12월 4일과 11일 총 2회 출발하는 상품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에서 열리는 라리가 홈 경기 관람권이 포함되며 VIP석인 호스피탈리티 좌석에서 경기를 관람한다. 호스피탈리티 좌석은 일반 입장권보다 좋은 전망의 좌석과 전용 라운지, 식음료 서비스 등이 결합된 좌석이다. 출발일별로 12월 4일 출발 상품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알 베티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12월 11일 출발 상품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발렌시아 CF의 경기를 관람한다. 축구 직관 일정 외에도 스페인 주요 관광지를 포함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가우디 스페셜 투어를 진행하고 마드리드에서는 프라도 미술관, 그라나다에서는 알함브라 궁전 등을 방문한다. 플라멩고 공연과 몬세라트 케이블카 등의 일정을 포함해 특별함을 더했다. 이외에도 스페인에서 꼭 맛보아야 할 하몽, 빠에야, 샹그리아, 감바스 등 다양한 현지 음식으로 미식 여행의 즐거움을 더하고 자유일정도 포함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궁내정] 외국어인데 왜 한국말처럼 들리지? '몬더그린' 용어도 오청(誤聽)의 산물…"류승룡 기모찌·오빤 강남스타일"도 창조번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분명 영어인데 한국말처럼 들린다.” 팝송의 한 구절이 엉뚱한 한국어 문장으로 꽂히거나, 게임 속 일본어 대사가 배우 이름과 일상어의 조합처럼 들리는 경험은 단순한 청각 실수가 아니다. 이처럼 외국어인데 낯선 말이 아니라 ‘내 언어의 문장’으로 들리는 현상을 언어학에서는 이를 몬더그린(mondegreen), 더 정확히는 외국어를 모국어의 소리 체계로 재해석하는 ‘언어 간 몬더그린(cross-linguistic mondegreen)’이라 부른다. 귀가 틀린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소리를 만난 뇌가 가장 그럴듯한 의미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낸 결과다. 몬더그린은 “가사를 잘못 들었다”는 가벼운 농담의 소재를 넘어, 인간이 세계를

[내궁내정] 비 냄새는 비가 아니라 땅이 내는 향기…지오스민의 두 얼굴, 페트리코르의 과학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비가 내린 직후 공기 속에 번지는 특유의 흙내음은, 엄밀히 말해 빗물 자체의 냄새가 아니다. 건조한 기간 토양과 암석 표면에 축적된 식물성 기름, 토양 미생물이 만든 휘발성 물질, 그리고 빗방울이 땅을 때리며 만들어내는 미세 에어로졸이 결합해 완성되는 후각의 사건이다. 그 중심에 있는 분자가 바로 ‘지오스민(geosmin)’이다. 지오스민은 그리스어로 땅을 뜻하는 ‘geo’와 냄새를 뜻하는 ‘osme’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화학식은 12 22 인 세스퀴테르펜 계열 휘발성 유기화합물로, 축축한 흙의 향뿐 아니라 붉은 비트의 흙맛, 일부 민물고기의 흙내, 물에서 나는 곰팡이·흙 냄새에도 관여한다. 인간은 이 물질을 극도로 낮은

[내궁내정] 콜라·맥주병 뚜껑은 왜 왕관 모양이 됐나…‘21개 톱니’의 비밀에 숨겨진 과학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유리병 콜라나 맥주를 딸 때 손에 남는 금속 뚜껑, 작은 이른바 ‘왕관뚜껑(crown cap)’에는 대개 일정한 간격의 주름 또는 톱니가 반복된다. 이 숫자를 둘러싼 그럴듯한 설명이 널리 퍼져 있다. “전 세계 콜라와 맥주병 뚜껑은 정확히 21개다.” “톱니가 너무 적으면 탄산이 새고, 너무 많으면 병이 깨진다.” “발명가 윌리엄 페인터가 삼각형과 3의 배수 원리를 적용해 5년간 실험한 끝에 21이라는 황금 숫자를 찾아냈다.” 이 이야기에는 사실과 과장이 섞여 있다. 윌리엄 페인터가 1892년 왕관형 병마개를 특허 내고 탄산음료의 대량 유통을 바꾼 것은 특허 원문과 미국 국립발명가 명예의 전당, 미국기계학회 자료로 확인된다

[강남비자] “티 안 나는 비싼 옷” 콰이어트 럭셔리 뭐길래?…로고 지웠지만 가격표·문화자본은 남았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하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드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명품 로고를 크게 내세우는 시대가 한풀 꺾이면서, 소재·봉제·재단처럼 ‘아는 사람만 아는’ 요소로 부를 드러내는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가 럭셔리 시장의 핵심 문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급 호텔 라운지나 글로벌 테크기업 최고경영자의 사진에서 종종 발견되는 옷이 있다. 커다란 로고도, 금빛 장식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모노그램도 없다. 색상은 회색·검은색·베이지·네이비처럼 얌전하고, 실루엣은 단순하다. 그런데 가격표를 확인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이르는

[공간사회학] 동네마다 있는 교회와 편의점, 어느 것이 더 많을까…‘생활 인프라와 관계 인프라'가 그린 '결핍의 지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국에는 교회가 많을까, 편의점이 많을까.” 얼핏 보면 농담 같은 질문이지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곳의 갯수는 비슷하다. 전국 개신교 교회가 약 5만3000곳이라는 널리 인용되는 추정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2025년 말 4대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5만3266개와 사실상 같은 규모다. 다만 ‘프랜차이즈 편의점 전체’라는 공식 통계 기준에서는 2024년 5만4780개로 편의점이 교회 추정치보다 약 1780개 많다. 도시의 불빛, 십자가와 편의점 간판 사이 밤의 한국 도시는 두 종류의 빛으로 기억되곤 한다. 하나는 골목마다 켜진 편의점의 간판이고, 다른 하나는 건물 위에 떠 있는 교회의 십자가다. 이 둘은 한국 사회의 도시 풍경과 공동체 변화를 압축한 비교다. 교회는 의미와 신앙을 제공하는 장소이고, 편의점은 상품과 즉시성을 제공하는 장소다. 하나는 생활의 편의를, 다른 하나는 초월적 질서를 표방하지만, 두 공간 모두 한국인의 일상 반경 안에 촘촘히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닮았다. 전자는 24시간 소비사회가 만든 ‘즉시성의 빛’이고, 후자는 한국의 압축성장과 이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