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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사람 대신 PC 앞에서 일한다" 新플랫폼 전쟁의 서막…클로드, 맥 화면 ‘직접조작’하며 일하는 풀‑스택 AI로 진화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Claude(클로드)’가 이제 채팅창을 벗어나 맥(Mac) 화면 위에서 마우스를 움직이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직접 일하는’ 에이전트로 올라섰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3월 23일(현지시간)부터 Claude Pro(월 20달러)와 Max(월 100달러) 구독자를 대상으로 연구 프리뷰 형태로 공개된 ‘컴퓨터 사용(Computer Use)’ 업데이트가 macOS용 Claude Cowork와 Claude Code에 동시에 적용되면서, 클라우드 기반 대화형 챗봇에서 로컬 데스크톱을 제어하는 업무형 에이전트로의 전환이 본격화된 것이다.

 

앤트로픽이 공개한 기능 시연 영상과 설명에 따르면, 새 컴퓨터 사용 기능을 켜면 Claude는 맥 OS 상에서 마우스를 이동하고 클릭하고 키보드 입력을 수행하며,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넘나들며 파일 열기·편집, 복잡한 소프트웨어 워크플로 관리까지 연속 동작으로 처리한다. 사용자는 자연어로 “지난주 회의록 정리해서 요약 리포트로 만들어 PDF로 저장해줘”와 같은 지시를 내리면, Claude는 Cowork 또는 Claude Code 세션 안에서 파일 탐색, 문서 편집, 저장 및 정리 작업을 순차 실행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기능은 맥 데스크톱용 Claude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 뒤 Cowork 또는 Code 모드에서 활성화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특정 폴더 또는 디렉터리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면 그 범위 안에서만 파일을 읽고 쓰도록 설계됐다. 앤트로픽은 “사용자가 승인한 범위 내에서만 포인팅·클릭·탐색을 수행하며, 각 작업 단계에서 사용자에게 명시적 승인을 요청하는 방식을 통해 사용자가 통제권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단일 기능이 아니라, 3월 17일 먼저 공개된 ‘Dispatch’ 기능과 결합되면서 완전한 데스크톱 에이전트 스택을 형성한다. 앤트로픽은 맥 기반 에이전트 생산성 도구 ‘Claude Cowork’ 내에 Dispatch를 연구 프리뷰로 탑재했는데, 이는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맥 사이에 하나의 지속적인 대화 세션을 만들어, 이용자가 자리를 떠난 뒤에도 Claude가 맥에서 계속 일을 수행하도록 하는 원격 제어 채널이다.

 

설정 과정은 비교적 단순하다. 사용자는 Claude 맥 앱을 업데이트 한 뒤 Cowork에서 Dispatch 옵션을 선택하고, 휴대폰(아이폰 또는 안드로이드)으로 QR 코드를 스캔해 기기를 페어링하면 된다. 이후 모바일 Claude 앱에서 입력한 메시지는 맥에서 돌아가는 Cowork 에이전트로 라우팅되며, 보고서 작성, 파일 정리, 데이터베이스 쿼리 등 긴 작업이 완료되면 휴대폰으로 알림을 받아보는 구조다. Dispatch는 처음엔 Max 구독자에게만 제공됐으나, 앤트로픽은 며칠 내 Pro 사용자에게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모든 처리는 클라우드가 아닌 사용자의 맥 데스크톱에서 이뤄지며, 작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려면 맥이 잠들지 않고 깨어 있으며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 설계는 개인 업무 환경을 클라우드로 완전히 올리는 대신, 로컬 환경을 중심에 두고 에이전트를 배치하려는 앤트로픽의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기능의 잠재력과 별개로, 초기 사용자 경험은 아직 매끄럽지 않은 모습이다. 맥 전문 매체 맥스토리즈(MacStories)는 Dispatch와 Cowork 조합을 실제 업무 환경에서 테스트한 결과, 이메일 요약과 파일 찾기 같은 비교적 단순한 태스크는 안정적으로 처리됐지만, 사파리(Safari) 탭이나 터미널(Terminal) 세션을 다루는 고난도 작업은 실패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현재 성공률은 대략 50대 50 수준으로, 원격에서 Cowork를 ‘직접 운전’하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총평했다.

 

앤트로픽 역시 이번 맥 컴퓨터 제어 기능을 ‘리서치 프리뷰(연구용 미리보기)’로 규정하며,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기능 범위와 제어 방식을 지속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앤트로픽은 2024년 10월 Claude 3.5 Sonnet과 함께 첫 ‘Computer Use API’를 소개한 뒤, 개발자 커뮤니티와 파트너를 통해 반복적인 실험과 개선을 거쳐 왔고, 이번 맥용 Cowork·Code 통합은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앤트로픽의 이번 행보는 고립된 혁신이라기보다, 주요 빅테크가 일제히 ‘컴퓨터 사용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큰 흐름 속에서 읽어야 한다. 메타는 최근 인수한 에이전트 스타트업 매너스(Manus)를 통해 ‘My Computer’ 기능을 갖춘 데스크톱 앱을 공개하며, 로컬 파일과 앱을 직접 건드리는 AI 에이전트 시대에 합류했다. 매너스는 문서·이미지 파일 정리, 이메일 발송, 앱 실행·관리, 나아가 로컬 GPU를 활용한 모델 학습과 추론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무료 버전과 함께 월 20달러(연간 결제 시 월 17달러 수준)부터 시작하는 유료 요금제를 제시했다.

 

오픈AI 역시 GPT‑4 계열 모델과 비전을 활용해 데스크톱 환경의 복잡한 워크플로를 자동화하는 ‘Operator(가칭)’ 에이전트를 제한된 베타 형태로 운용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 기능이 2026년 중 ChatGPT 생태계 전반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구글도 브라우저와 크롬OS를 중심으로 한 에이전트 도구를 실험하고 있고, 메타가 매너스를 통해 개별 PC 로컬 환경까지 파고들면서, ‘내 컴퓨터를 대신 움직여 주는 AI’는 대형 사업자 간 차세대 승부처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앤트로픽은 맥 전용 Cowork·Code에 컴퓨터 사용 기능을 먼저 얹고, Dispatch로 모바일‑데스크톱 연계를 더하는 전략을 취했다. 현재로선 윈도우 지원 계획이나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사용 가능 플랫폼은 macOS로 한정된다. 대신 가격은 기존 구독 구조를 그대로 가져가 Pro(월 20달러), Max(월 100달러)라는 단순한 2단계로 유지해, 추가 기능 출시에도 요금 구조의 복잡성을 피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앤트로픽의 컴퓨터 사용 기능과 Dispatch 조합은, 사용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AI가 로컬 업무 환경 위에서 실제로 손발을 움직여 일을 계속하도록 만드는 첫 대중적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메일 분류, 문서 초안 작성, 레포트 컴파일, 파일 정리 등 반복적인 지식 노동의 상당 부분이 ‘한 명의 직원이 아니라, 손이 두 개 더 달린 AI 동료’에게 재배분되는 그림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셈이다.

 

반면, 화면과 키보드·마우스 제어를 외부 AI에게 위임하는 구조 특성상 개인정보·기업기밀 유출 우려, 오조작에 따른 금전적·법적 리스크, 규제 당국의 접근 통제 요구 등은 향후 본격 상용화 국면에서 불거질 수밖에 없다. 메타‑매너스 사례에서 보듯, 선도 사업자들은 ‘Allow Once·Always Allow’와 같은 세분화된 권한 관리, 폴더 단위 접근 허용, 작업 전 명시적 승인 절차 등으로 사용자가 통제권을 쥐고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전달하고 있다.

 

앤트로픽 역시 맥 Cowork를 격리된 가상 머신 내에서 로컬로 실행하고, Gmail·Slack·Notion·GitHub 등과의 연동을 하되 샌드박스 구조를 유지하는 설계를 통해 보안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성공률 ‘50대 50’의 미완성 단계에도 불구하고, 앤트로픽의 이번 시도는 생성형 AI가 채팅봇에서 벗어나 실제 데스크톱을 움직이는 ‘행위 주체(Agent)’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해당한다.

 

Mac만을 겨냥한 제한적 프리뷰이지만, 경쟁사들의 데스크톱 에이전트 실험과 맞물리면서, 2026년은 “누가 사람 대신 PC 앞에서 일해 줄 것인가”를 둘러싼 새로운 플랫폼 전쟁의 서막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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