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7 (월)

  • 맑음동두천 26.4℃
  • 구름많음강릉 24.1℃
  • 맑음서울 27.3℃
  • 맑음대전 27.4℃
  • 구름많음대구 26.9℃
  • 맑음울산 26.0℃
  • 맑음광주 29.1℃
  • 맑음부산 28.7℃
  • 맑음고창 27.4℃
  • 구름많음제주 26.6℃
  • 맑음강화 25.3℃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5℃
  • 맑음강진군 29.0℃
  • 맑음경주시 25.3℃
  • 구름많음거제 26.9℃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공간사회학] 바티칸,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에 쌓인 염분 제거 작업…“인간의 땀, 르네상스 거장을 덮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바티칸이 시스티나 성당 제단 뒤를 장식한 미켈란젤로의 걸작 ‘최후의 심판’에서 석고 가루처럼 하얗게 낀 염분 막을 걷어내는 대대적 세척 작업에 착수했다. 1979~1999년 20년에 걸친 종합 복원 이후 약 30년 만에 진행되는 프레스코화에 대한 첫 본격 클리닝으로, 완료 시점은 부활절이 있는 4월 첫째 주로 잡혀 있다.

 

nbcnews, washingtonpost, usnews, ctvnews, independent, uscatholic.org, boston25news에 따르면, 이 거대한 걸작의 세척된 부분과 세척되지 않은 부분 사이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줬다. 복원 기간 동안에도 관람객들은 여전히 시스티나 성당에 입장할 수 있지만, 천장부터 바닥까지 설치된 비계를 가리는 스크린에 투사되는 프레스코화의 디지털 복제본을 보게 된다.

 

 

인간이 만든 ‘소금 안개’, 걸작을 뒤덮다


바티칸 미술관 측 설명에 따르면, 문제의 흰 막은 매일 바티칸 박물관과 시스티나 성당을 찾는 관람객 약 2만~2만5000명의 ‘체열과 땀’에서 비롯된 2차 오염이다. 2010년대 기준 시스티나 성당 연간 관람객은 약 550만명, 성수기에는 하루 2만명 수준으로, 현재 보도에서는 “하루 2만5000명 이상이 드나드는 것"으로 집계된다.

 

세척을 총괄하는 바티칸 미술관 과학연구팀 책임자 파비오 모레시는 “사람이 땀을 흘릴 때 배출되는 젖산이 벽면의 탄산칼슘과 반응하면서 염이 생성된다”고 화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실내‧외 온도가 상승하면서 관람객의 발한량과 예배당 내부 습도도 동반 상승해, 염분 형성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시스티나 성당 미세기후(microclimate)를 모니터링한 연구들은, 한정된 공간에 인파가 몰릴 경우 온‧습도와 오염물질 농도가 짧은 시간에 급변해 프레스코 보존에 부담을 준다는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2010년대 중반부터 고성능 공조·여과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지만, 완전한 차단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염분 백내장’ 제거…프레스코에 다시 피어나는 색


바티칸 미술관장 바르바라 야타는 프레스코를 덮은 염분층을 눈의 혼탁에 비유해 “비교적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백내장’”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작업은 최대한 비가역적 손상을 피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복원가는 일본 화지(Japanese rice paper)를 증류수에 적신 뒤 프레스코 표면에 밀착시키고, 염분을 용해‧흡착시킨 다음 이를 조심스럽게 떼어내는 방식으로 소금막을 닦아낸다.

 

작업용 비계 위에서 내려다보면 세척 전후의 대비는 극적이다. 염분이 남아 있는 구역은 뿌연 흰 안개가 낀 듯 흐릿하지만, 세척이 끝난 부분에서는 예수의 머리카락 표현과 십자가형 상처, 주변 인물의 피부색과 푸른 하늘빛까지 미세한 색조와 필치가 되살아난다.

 

1979~1999년 대규모 복원 당시에도 수세기 동안 쌓인 촛불 그을음, 밀랍, 먼지를 제거하면서 “미켈란젤로의 색채”를 둘러싼 국제 논쟁이 벌어졌고, 당시의 ‘검게 그을린’ 표면 일부는 비교용 샘플로 일부러 남겨 두었다. 이번 비계 상부에서 관찰되는 그 잔존 구간은, 새로 드러난 밝은 색채와 대비되며 거의 검은 벽처럼 보일 정도로 명암 차이를 보여 준다.

 

관람은 계속되지만, ‘원본’ 대신 디지털 상영


이번 클리닝은 성당 정면 제단 뒤, 높은 대리석 계단 위에 위치한 ‘최후의 심판’의 물리적 여건 때문에 고정식 비계를 설치해 이뤄지고 있다. 같은 공간의 다른 프레스코들은 매년 야간에 이동식 체리피커 장비로 부분 세척을 해왔지만, ‘최후의 심판’은 장비 접근이 어려워 30년 가까이 쌓인 염을 한 번에 제거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작업 기간에도 시스티나 성당은 일반에 개방된다. 다만 관람객이 실제 프레스코를 직접 볼 수는 없고, 바닥에서 천장까지 설치된 비계를 가리는 대형 스크린에 ‘최후의 심판’의 고해상도 디지털 이미지를 투사해 대체 전시를 제공한다. 부활절 전까지는 “원작 앞에 서 있다”는 경험 대신,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복제본과 특수조명을 결합한 ‘가상 감상’이 제공되는 셈이다.

 

 

감당 가능한 인파 vs. 예술품의 수명…바티칸의 다음 선택은

 

관건은 앞으로다. 시스티나 성당은 이미 2013년 무렵, “과도한 먼지·습도·이산화탄소가 프레스코에 손상을 줄 경우 입장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가 바티칸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나온 바 있다. 그럼에도 바티칸은 현재까지 ‘대폭적인 입장 제한’보다는, 첨단 공조·여과 시스템과 센서 네트워크를 확충해 미세기후를 제어하는 전략을 우선시하고 있다.

 

실제로 성당 내부에는 온도·습도·공기 질을 감시하는 센서 90여 개가 설치돼 있으며, 계절에 따라 온도와 상대습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급격한 환경 변화를 막는 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이번 염분 제거 작업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바티칸은 필터·환기·냉방 기술을 추가 도입해 ‘염분막 재발’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방침이지만, 방문객 수를 현 수준(연 500만명대, 하루 2만명 안팎)으로 유지한 채 완벽한 예방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열린 질문이다.

 

관람료 수입과 문화유산의 공공성, 그리고 프레스코의 물리적 수명을 동시에 지키는 ‘최적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가, 이번 ‘소금 백내장 수술’ 이후 바티칸이 던져야 할 다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The Numbers] 잠실MICE·여의도 공작 설계한 나우동인건축…영업익 85% 증발·66억 소송·67억 지급보증 ‘삼중 뇌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이하 나우동인건축, 대표이사 박병욱, 김수훤, 안대호)가 지난해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곤두박질치는 전형적인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원가 급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5% 이상 증발한 가운데, 66억원대에 달하는 법적 소송과 타사 지급보증 등 잠재적 부실(우발채무) 리스크가 재무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광고선전비는 3배 가까이 늘리는 등 방만한 비용 집행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의 최대 주주는 박병욱으로, 2025년 12월 31일 기준 지분 36.00%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훤 주주도 31.14%를 보유해 두 사람의 합산 지분율은 67.14%에 달한다. 재무제표상 발행주식 총수는 10만주다. 박병욱은 3만6000주, 김수훤은 3만1140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양대 주주가 전체 지분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면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과 경영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배구조로 해석된다. 법인 주주인 나우씨엠건축사사무소는 2만3000주(23.00%)를 보유해 세 번째로 큰 주주에 올랐다. 이어 안대

[지구칼럼] 개의 날(8월 26일), 진돗개의 모든 것…늑대의 피·141개의 특이유전자·털색의 유전암호·시간당 18.8번의 마킹·나침반 달리기·박진도 일화·고관절이형성·공격성의 이중구조·K-Dog·진돗개 리스크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매년 8월 26일은 품종과 국경을 가리지 않고 인간의 가장 오랜 동반자인 개를 기리는 '세계 개의 날(International Dog Day)'이다. 2004년 미국의 반려동물 생활 전문가 콜린 페이지(Colleen Paige)가 처음 제정한 이 기념일은 반려견의 복지와 건강, 그리고 인간과 개 사이의 유대를 재조명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이후 2013년 미국 뉴욕주가 공식 기념일로 지정한 것을 계기로 전 세계로 확산됐다. 뉴스스페이스는 이 특별한 날을 맞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토종견 진돗개를 정면으로 조명하는 심층 기획을 준비했다. 세계 개의 날이 강조하는 두 축, 즉 '품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반려동물로서의 안전한 공존'이라는 문제의식은 유독 진돗개에 절실하게 적용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전적 순수성과 독자적 진화 경로를 지닌 존재로 재평가받고 있지만, 동시에 강한 야생성과 영역성으로 인해 반려동물로서는 신중한 이해와 훈련이 필요한 품종이라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우리는 개를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진돗개라는 렌즈를 통해 짚어본다. 맹목적인 애국주의나 막연한 환상을 넘어, 있는 그대로의

[지구칼럼] '잠자리' 관찰·성찰·통찰…가을전령사·악마의 바늘·잠자리 눈의 교훈·비행능력 동급최강·H-13 기종·승충(勝蟲)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처서(處暑)는 입추와 백로 사이, 대체로 8월 22~23일 무렵으로 “더위가 물러난다”는 뜻이며,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전환점이다. 처서가 찾아오면 한여름의 열기는 서서히 물러나고, 들녘과 하늘에는 가을의 징후가 번진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는 붉은 빛으로 계절의 전환을 알리는 잠자리가 있다. 고추잠자리는 실제로 늦봄부터 가을까지 모습을 보이지만, 처서 무렵 무리 지어 날아드는 풍경은 오랫동안 ‘가을의 전령’으로 기억돼 왔다. 더위가 꺾이는 절기, 잠자리의 비행은 자연이 먼저 건네는 가을의 예보다. 가을전령사 '고추잠자리 날면 찬바람 난다'는 경북 지방의 속담이 있다. 고추잠자리가 가을철에 나타나기에 기온이 낮아져 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이 됐다는 의미다. 고추잠자리와 코스모스 그리고 뭉개구름은 홍어삼합처럼 최적의 환상궁합이다. 뭉개구름이 떠다니는 푸른 하늘과 무리를 지어 활짝 핀 코스모스 위를 낮게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는 시골 마을 추억을 아스라이 불러낸다. 입추 무렵부터 들리기 시작한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왠지 더 자주, 그리고 더 처량하게 들린다. 뿐만 아니라 하늘엔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있고, 그 아래 고추잠자리들이 한

[지구칼럼] 인류를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의 순위…모기>뱀>개>기생충>전갈 順 "이빨·발톱이 아니라 매개체"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인간의 목숨을 가장 많이 빼앗아간 위험한 동물은 무엇일까? 영화와 뉴스가 만든 공포의 주인공은 상어지만, 실제로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은 모기다. 더 정확히 말하면 모기가 옮기는 병원체다. 인간의 죽음은 대개 이빨과 발톱의 직접 공격보다, 감염병의 경로에서 발생한다. 즉 ‘가장 위험한 동물’의 답은 공격성의 서열이 아니라 감염병·빈곤·의료 접근성·기후변화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 죽음의 동물 순위 WHO의 질병·벡터 팩트시트, 세계말라리아보고서, ISAF(International Shark Attack File)의 연간 상어 보고서, UNODC,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가장 위험한 동물’은 무엇을 기준으로 세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맹수의 직접 공격만 보면 큰 동물이 떠오르지만, 동물이 매개하는 감염병까지 포함하면 순위는 완전히 뒤집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 통계와 국제상어공격파일(ISAF), 글로벌 질병부담 연구 등을 종합하면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이는 비(非)인간 동물은 압도적으로 모기다. Our World in Data의 최신 정리는 모기에 의한 연간 사망을 약 76만명으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80% 이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