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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Life

[내궁내정] 골프와 컬링의 공통점 5가지…심판·스코틀랜드·매너·마찰력·멘탈

골프와 컬링의 발상지는 '스코틀랜드'
골프와 컬링, 모두 '심판이 없다?'
매너·예의 스포츠…"Manners makes man"
마찰력 싸움…얼음과 마찰 vs 공기·잔디와 마찰
나 자신과의 싸움 '멘탈스포츠'…"골프장도, 컬링장도 달라진 건 없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녹색의 잔디위에서 즐기는 골프와 하얀 빙판위에서 즐기는 컬링이란 스포츠가 형제처럼 공통점이 많다면 믿을까.

 

골프는 너무나 잘아는 스포츠니, 긴 설명은 패스하고, 컬링에 대해 알아보자. 얼음 위에서 하는 종목이지만 스케이트 대신 특수 제작된 경기화를 신으며, 4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루어 하우스라고 불리는 얼음을 깐 경기장 내의 표적을 향해 스톤을 투구하여 점수를 겨루는 경기다.

 

일반인들은 컬링이 빙판위에서 빗자루로 쓱싹쓱싹하는 스포츠로 알고있는데, 스톤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쓰는 도구, 빗자루도 정식용어는 브룸(broom)이다.

 

골프 역시 잔디위에서 활동하기 좋은 특수제작된 '골프화'를 신고, 브룸 대신 '골프채'를 들고 '보통 4명'이 한팀을 이루어 '(클럽)하우스'를 이용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서양에서는 컬링을 체스에 비유해 이른바 '얼음 위의 체스'라고 불린다. 원 안에 자기 편의 말을 얼마나 많이 남기느냐, 상대편 스톤을 얼마나 조금이라도 더 원 밖으로 멀리 쳐내느냐를 겨루는 종목이며, 룰이 간단하고 보기가 쉽기 때문에 집중하고 보면 재미를 붙이기 좋다.

 

본격적으로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하나씩 분석해보자.

 

1. 골프와 컬링의 발상지는 '스코틀랜드'

 

골프와 컬링의 두 스포츠의 발상지가 공교롭게 모두 '스코틀랜드'다. 골프 역시 스코틀랜드에서 발원해 북미 대륙으로 퍼지면서 정식 스포츠로 발전했다. 골프가 스코틀랜드인 것은 많이 알지만, 컬링의 출생지가 이곳이라는 건 잘 모른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얼음이 얼면 굴려 즐기던 놀이가 발전한 것. 이것이 스코틀랜드 출신 이주자들이 캐나다에 정착하면서 스포츠 경기가 됐다. 동계 올림픽에서 오랜 기간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다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야 정식 종목이 됐다.

 

16세기 초 스코트랜드에 컬링이 존재했다는 증거로 삼을 수 있는 1511년 날짜가 새겨진 스톤이 스코틀랜드 던 블레인 소재의 오래된 연못의 물이 빠지면서 발굴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컬링 스톤과 축구공이 현재 스털링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컬링'이란 단어는 1620년 스코틀랜드 퍼스(perth)시에서 인쇄된 헨리 아담슨이 쓴 시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2. 골프와 컬링, 모두 '심판이 없다?'

 

스코틀랜드가 낳은 이 두 종목의 철학적 공통점은 심판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올림픽 같은 공식 대회엔 형식적으로 심판이 있지만, 경기엔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경기 진행은 대부분 선수의 합의로 이루어진다. 컬링은 고의적으로 경기 규칙을 어기거나 그 전통을 무시하지 않는다. 만약 누군가가 잘못을 했다면, 스스로가 가장 먼저 그 위반 사항을 알린다.

 

우리가 어릴때 많이 했던 '오징어게임' '비석치기'등의 경우도 심판이 없다. 아이들 스스로가 심판이며 선수였다. 게임을 통해 룰을 정하고, 배우고, 의견충돌시 '협의와 합의'를 배운다.

 

3. 매너·예의 스포츠…"Manners makes man"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에는 'Manners Maketh Man(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이라는 15세기 영국 '젠틀맨(gentlemen, 紳士)'의 브랜드가 된 말이 많이 등장한다. 예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이 말은 영국의 윈체스터의 주교이자 영국의 총리였던 'William of Wykeham(1324~1404)가 처음 한 말이다. 그는 윈체스터 대학과 뉴칼리지대학을 설립했고, 그의 말이 바로 모토가 됐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유명팝가수인 스팅(Sting, 본명 Gordon Matthew Thomas Sumner, 1951년생)이 1987년 발매한 그의 두 번째 앨범 "Nothing Like the Sun"의 수록곡 중 "Englishman in New York"에도 이 문장이 가사로 등장한다.

 

즉 스코틀랜드에서 창시된 스포츠답게 예의와 매너의 철학이 골프와 컬링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상대편 실수에 기뻐해서는 안되며,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것은 절대 금기다. 승부의 추가 기울면 게임 중간에 장갑을 벗고 악수를 청하며, 기권하는 것이 또한 예의다. 마치 바둑에서 더 이상 승부처가 없으면 돌을 거두는 매너와 비슷하다.

 

이기기 위해 상대에게 혼란을 야기시키거나 상대를 방해하지 않으며, 부당하게 이기는 것보다는 오히려 지는 것을 선택한다. 두 스포츠 모두 승리를 위해서는 힘보다는 정교함과 팀플레이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경기의 승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컬링 정신'(The Spirit of Curling)으로 세계컬링연맹 규정에도 명문화되어 있다.

 

골프도 에티켓을 권장사항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는 강제규정이다. 코스의 선행권으로 요약되어 룰 북의 맨 앞에 기재된다. 1976년은 코스의 보호, 1996년엔 플레이의 속도 조항 추가, 2004년에 플레이어가 에티켓을 중대하게 위반하면 경기에서 실격시킬 수 있다고 규정했다.

 

라운드가 끝난 후 모자를 벗고 정중하게 인사하며 "라운드가 좋았다" "많이 배웠다" "의미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컬링 역시 마찬가지다.

 

규정집에 있는 에티켓은 골프에 품격을 부여한다. 18홀 속에 한 사람의 인성과 살아온 삶이 고스란히 투영된다.

 

골프에서 속인 사람은 인생을 속이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골프 룰의 첫 장에 이런 말이 나온다. “슬로우 플레이를 하지 않을 것, 위험한 샷을 하지 않을 것,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속이지 않을 것.” 골프는 건강을 주고, 좋은 친구도 만들어 주지만, 만약 에티켓이 없으면 친구도 잃고 명예까지 잃을 수 있다.

 

4. 마찰력 싸움…얼음과 마찰 vs 공기·잔디와 마찰

 

두 스포츠의 공통점은 물리법칙의 미묘한 작용이며, 과학자들의 영원한 숙제인 '마찰력과의 싸움'이란 점이다. 접촉한 물체 사이의 마찰력이란 서로 미끄러지는 운동에 저항하는 힘이다. 골프는 공기와의 마찰, 잔디위에서의 마찰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바람의 방향과 세기까지 고려해 샷을 해야한다.

 

컬링 역시 스톤을 정확히 투척함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스윕(브룸으로 빙판의 페블을 닦아내 녹이는 행위)으로 마찰력을 감소시켜 이미 투척된 스톤의 진행거리 조절, 방향조절이 더욱 중요하다.

 

빙판이 미끄러운 건 마찰이 작기 때문이다. 스켈레톤 선수들은 몸을 가능한 한 낮춰 공기와의 마찰을 줄인다. 일부 종목의 선수복에는 골프공과 비슷하게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홈들을 새긴다.

 

골프공 역시 공기 마찰력을 줄여 공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골프공 표면에 파인 작은 홈, 딤플(보조개)이 약 350~500개 정도 파여 있고, 평균 깊이는 0.175mm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곡선 구간을 돌며 바닥을 짚을 때 사용하는 개구리장갑의 끝부분에도 얼음과의 마찰을 줄이는 물질이 발라져 있다.

 

골퍼들 사이에서 코오롱의 신소재 아토메탈을 적용해 만든 아토맥스(Attomax)가 화제다. 아토맥스는 WRC(세계기록위원회)로부터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The Longest Golf Ball for the Best Distance) 타이틀을 공식 인증받았다. 그동안 비거리를 앞세우는 골프공이 많이 출시됐지만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최장 비거리 골프공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경우는 아토맥스가 처음이다.

 

5. 나 자신과의 싸움 '멘탈스포츠'…"골프장도 컬링장도 달라진 건 없다"

 

컬링과 골프는 멘탈이 중요하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위기상황, 변수 등이 생겼을때 멘탈이 흔들리면 경기력도 급격히 추락한다.

 

두 스포츠 모두 경기장의 정숙이 필요한 종목이기도 하다. 기록 경기에서 선수가 출발할 때, 테니스에서 서브 넣을 때, 양궁에서 활을 쏠 때, 컬링 투구자가 스톤을 밀어내려는 자세에 들어가서 손을 놓을 때, 골프에서 드라이브샷을 치려고 할때는 선수의 집중을 위해 조용히 해주는 게 예의다.

 

두 스포츠의 공통적 미학은 '템포'에 있다. 샷 뿐만 아니라 경기의 전체흐름, 걸음걸이, 기분의 조절, 말의 속도와 높낮이 등 모든 것에서 '템포'가 중요한 스포츠들이다.

 

골프와 컬링은 인내심이 필요한 운동이다. 잘 맞는 샷보다 안 맞는 샷이 더 많은 운동이기도 하다. 안 된다고 계속 짜증을 내면 뇌에 각인되어 비슷한 상황에 비슷한 실수가 나온다. 골프와 콜링을 멘탈 스포츠로 정의하는 가장 큰 이유다.

 

하비 페닉은 "형편없는 샷을 했을 때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까 당신도 화를 내라. 하지만 점잖게 화를 내야 한다. 동반자에게 못된 말을 하거나 클럽, 골프코스에 화풀이를 해서는 안 된다. 클럽과 코스는 당신이 좋은 스코어를 냈을 때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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