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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CEO혜윰] '우주서 9개월 체류' NASA 우주비행사, 608일 기록 남기고 떠나다…귀환후 1년도 안돼 은퇴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우주에서 9개월 넘게 ‘발이 묶였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 베테랑 우주비행사 수니(수니타) 윌리엄스가 지구 귀환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27년 간의 NASA 생활을 마무리했다.

 

세 차례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로 총 608일을 우주에서 보낸 그는 여성 최장 우주유영 기록(9회, 62시간 6분)을 남기고 2025년 12월 27일부로 조용히 우주를 떠났다.

 

608일 우주·62시간 우주유영, ‘기록의 우주인’이 떠나다

 

nasa, space.com, nbcnews, people.com, guinnessworldrecords.com에 따르면, 윌리엄스가 27년간의 우주비행사 경력을 끝으로 2025년 12월 27일부로 공식 퇴직했다고 밝혔다. 1998년 NASA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그는 세 차례 ISS 장기체류 임무를 수행하며 통산 608일을 우주에서 보내 미국 NASA 소속 우주비행사 가운데 누적 우주체류 시간 2위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그는 ISS 외부에서 총 9차례 우주유영(EVA)을 수행했으며, 누적 유영 시간은 62시간 6분으로 여성 우주비행사 가운데 최장 기록으로 집계된다. 기네스월드레코드는 윌리엄스가 ISS 외부에서 ‘검은 우주’를 배경으로 62시간 넘게 작업을 수행한 인물로 분류하며, 여성 우주유영 기록 보유자라는 타이틀을 부여하고 있다.

 

8일 예정이던 ‘스타라이너 비행’, 286일 체류로 뒤바뀐 마지막 임무

 

윌리엄스의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한 번 각인된 계기는 보잉이 제작한 유인우주선 ‘CST-100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Crew Flight Test·CFT)이었다. 그는 동료 우주비행사 버치(배리) 윌모어와 함께 2024년 6월 5일 스타라이너에 올라 ISS로 향했으며, 원래 임무 계획상 ISS 체류 기간은 약 8일에 불과한 단기 시험비행이었다.

그러나 ISS 도킹 이후 기동용 추력기 일부 고장과 헬륨 누출 등 결함이 잇달아 확인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NASA와 보잉은 원래 최대 45일, 이후 90일까지로 잡았던 도킹 허용 기간을 넘겨 장기간 결함 분석을 이어갔고, 결국 2024년 8월 말 스타라이너로 두 사람을 귀환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스타라이너는 2024년 9월 7일 무인 상태로 뉴멕시코 화이트샌즈에 귀환했고, 윌리엄스와 윌모어는 ISS 승무원으로 편입된 채 ‘즉석 장기체류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두 사람은 후속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Crew-9) 캡슐에 실려 2025년 3월 18일 지구로 돌아왔고, 이때까지 ISS 체류 기간은 총 286일로 늘어나게 된다.

 

CNN과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은 “8일짜리 시험비행이 9개월이 넘는 장기체류로 바뀐 전례 없는 임무”라며 “민간 우주선 안전성 평가의 분기점이 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군 조종사 출신, NASA 27년…우주에서 ‘트라이애슬론’까지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윌리엄스는 해군 헬기 조종사로 복무한 뒤 대령 계급으로 전역하고 NASA에 합류한 전형적인 ‘군 조종사 출신’ 우주비행사다. 2006년 12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STS-116)로 첫 우주 비행에 오른 그는 ISS 14·15차 장기체류 승무원으로 활동하며 195일을 우주에서 보냈고, 이 때 이미 여성 최장 우주체류 및 우주유영 기록을 세웠다.

 

2012년 두 번째 ISS 임무(32/33차 장기체류)에서는 추가로 127일을 우주에서 보내며 누적 321일 체류 기록을 쌓았고, ISS 러닝머신·고정식 자전거·수동 저항기구 등을 활용해 ‘우주 트라이애슬론’을 완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부모는 인도계와 슬로베니아계 이민자 출신으로, 그는 미국-인도 양국에서 ‘두 번째 인도계 여성 우주비행사’로 상징성을 인정받아 왔다.

 

‘우주가 가장 좋아하는 곳’…월·화 탐사 시대 여는 징검다리


윌리엄스는 퇴직 발표와 함께 낸 성명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우주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주비행국에서 근무하고 세 차례 우주비행 기회를 얻은 것은 엄청난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ISS와 그곳에서 축적된 공학·과학 성과가 “달과 화성으로 향하는 다음 탐사 단계의 토대를 놓았다”며 “우리가 마련한 기반이 앞으로 더 대담한 발걸음을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만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 CNN과 NBC는 NASA의 오랜 베테랑 우주비행사가 새로운 우주선 시험비행과 같은 ‘커리어의 이정표’를 세운 뒤 곧바로 은퇴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며, 윌리엄스의 퇴직을 민간 상업우주 시대의 과도기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해석했다.

 

스타라이너 시험비행의 또 다른 승무원이었던 버치 윌모어 역시 2025년 8월 NASA를 떠나며, 두 사람 모두 ‘상업용 유인우주선 시대의 개막과 리스크’를 온몸으로 겪은 마지막 세대 군 출신 우주비행사로 기록되고 있다.

 

“9개월의 발 묶임”이 남긴 교훈과 우주산업의 다음 단계

 

이번 스타라이너 사태는 ISS 도킹 이후 결함이 드러난 새 우주선이 실제 귀환에 투입되지 못하고 무인귀환으로 전환된 첫 사례로, NASA는 현재 후속 스타라이너 시험비행을 무인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상업용 유인우주선 프로그램(Commercial Crew Program)에서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이 사실상 유일한 운영 플랫폼으로 남게 되면서, 보잉과의 ‘이원화 전략’은 재검토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우주정책 전문가들은 윌리엄스와 윌모어가 ISS에서 예상치 못한 9개월간의 체류를 통해 스타라이너의 추력기·헬륨 시스템 데이터를 장기간 축적하고, 동시에 ISS 운영과 과학실험, 설비 정비를 안정적으로 이어간 점에 주목한다.

 

민간기업이 제작한 우주선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초유의 상황을 두 베테랑 우주비행사가 무리 없이 소화해낸 경험은 향후 달 궤도 정거장 ‘게이트웨이’와 화성 유인탐사 임무 설계에 ‘최악의 상황 대비’ 시나리오로 반영될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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