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1 (화)

  • 맑음동두천 5.6℃
  • 맑음강릉 12.6℃
  • 황사서울 8.7℃
  • 황사대전 5.9℃
  • 맑음대구 9.9℃
  • 맑음울산 11.5℃
  • 황사광주 6.4℃
  • 구름많음부산 13.5℃
  • 맑음고창 3.3℃
  • 구름많음제주 9.9℃
  • 맑음강화 7.6℃
  • 맑음보은 2.9℃
  • 맑음금산 3.2℃
  • 구름많음강진군 7.6℃
  • 맑음경주시 10.5℃
  • 구름많음거제 12.7℃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지구칼럼] 흑사병 이후 식물 다양성 오히려 감소…인간 없는 자연, 오히려 생물다양성 붕괴 초래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1347년부터 1353년 사이에 대륙 인구의 절반가량을 죽음에 이르게하며, 중세 유럽을 황폐화시킨 흑사병이 그 여파로 식물의 번성을 가져오지 않았으며,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학술지 Ecology Letters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흑사병 이후 150년 동안 식물 생물다양성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흑사병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약 300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phys.org, york.ac.uk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흑사병으로 인해 농장과 마을, 경작지가 오히려 버려지면서 대규모 역사적 '재야생화(rewilding)' 사건으로 묘사했다. 많은 현대 환경 이론들은 인간이 자연에서 사라지면 자연이 번성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인간 활동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널리 받아들여지던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요크대학교 레버흄 인류세 생물다양성 센터의 박사후 연구원인 조너선 고든은 유럽 전역 100개 이상의 화석 꽃가루 기록을 분석한 결과 "흑사병 전후 수세기 동안의 식물 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팬데믹 이후 150년 동안 생물다양성이 크게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며 "농경지가 버려지면서 전통적인 토지 관리 관행이 중단되고 숲이 확산됐다. 식물 생물다양성의 증가를 이끄는 대신, 생물다양성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회복은 인구가 다시 증가하고 농업 활동이 재개된 이후에야 시작됐다.

 

이 연구 결과는 자연 회복을 위해 경관에서 인간 활동을 철수하는 것을 장려하는 보존 전략인 재야생화(rewilding)에 대한 현대의 논쟁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간 활동 철수를 통한 자연 회복을 주장하는 접근이 오히려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많은 가치 있는 유럽 식물 종들이 인간 활동에 의해 위협받기보다는 오히려 장기적인 인간 교란 — 농사, 방목, 토지 개간 — 에 의존한다고 주장한다.

 

레버휄름 센터(Leverhulme Centre)의 공동 저자인 크리스 토마스(Chris Thomas)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보다 미묘한 관점을 제시하며, 생물다양성과 인간의 토지 이용이 반드시 충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많은 경우, 그것들은 실제로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조너선 고든은 다양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패치워크(patchwork)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작물, 산림지, 목초지, 연못, 호수가 같은 경관 안에서 공존하는 모자이크 형태를 의미한다. 그는 이베리아 반도의 데헤사(dehesas)·몬타도스(montados), 알프스 목초지, 헝가리 타냐(Tanya) 농경계를 인간과 생물다양성 간의 생산적 균형이 이루어진 모델로 제시했다.

 

고든은 "인간이 지나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며, 우리는 광범위한 단일재배 작물과 과도하게 방목된 경관에서 그것을 목격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29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지구칼럼] 日 1200년 벚꽃 달력, 기후위기 ‘살아 있는 그래프’가 되다…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난화 궤적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일본 교토의 벚꽃 만개 기록이 1200년 만에 또 한 번 ‘관리인’을 바꾸며, 인류가 보유한 가장 오래된 기후 데이터셋 가운데 하나가 가까스로 연속성을 지켜냈다. 이 기록은 더 이상 관광 정보가 아니라,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난화의 궤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기 기후 지표로 기능하고 있다. 1200년 벚꽃 달력, 과학자에 의해 기후기록 이어받다 교토의 벚꽃 만개 기록은 서기 81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황실과 귀족, 승려, 지방 관료의 일기와 연대기 속에 ‘벚꽃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날짜를 한 해도 빠짐없이 추적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 이른바 ‘교토 벚꽃 달력’이다. 12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일본의 귀족과 승려, 관료들은 교토에서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를 꼼꼼히 기록해 왔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기후 기록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던 과학자가 지난해 암으로 별세하면서 이 소중한 전통이 끊길 뻔했다. 현대에 들어 이 사료를 체계적인 기후 데이터로 재구성한 인물이 오사카 부립대(현 오사카 공립대) 야스유키 아오노 교수다. 그는 교토에서 자생하는 야마자쿠라(Prunus jamasakura)의 만

[공간사회학] 호르무즈 막히자 파나마에 59억원 ‘새치기 통행료’…에너지 물류 패권의 새로운 전장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글로벌 해상 물류가 재편되는 가운데, 파나마 운하의 ‘줄 서기 경제학’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완화케미칼이 초대형 가스 운반선 ‘가스 버고(Gas Virgo)’의 네오파나막스 우선 통과 슬롯을 확보하기 위해 400만 달러(약 59억원)를 지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나마 운하의 병목과 에너지 물류의 힘의 이동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이다. 파나마 운하청은 “일시적 시장 변동에 따른 경매 결과일 뿐, 공식 통행료 인상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돈이면 시간도 산다’는 냉혹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다. 400만 달러짜리 ‘줄 서기 패스’가 던진 의미 글로벌 에너지·해운 업계를 놀라게 한 숫자는 바로 400만 달러다. 블룸버그와 OPIS에 따르면, 중국 완화케미칼은 LPG/LNG 계열 초대형 가스선의 네오파나막스 우선 통과권을 파나마 운하 경매에서 40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이는 올해 4월 초까지만 해도 70만~80만 달러 수준이던 우선 슬롯 경매가의 약 5배로, 한 달도 안 되는 사이 ‘프리미엄’이 폭등한 셈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 급행료는 정규 운하 통행료와 별

[Moonshot-thinking] 물류·오피스·호텔까지 ‘빅딜’…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봄이 왔다

부동산 시장에도 계절이 있다. 봄이 오기 전 가장 추운 겨울이 있듯 상업용 부동산도 그랬다. 3년간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 자본이 다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물류센터에서 수천억원대 빅딜이 3개월 연속 성사되고 오피스·호텔·의료 시설은 연초부터 2조원에 육박하는 거래가 이뤄졌다. 한두 건의 반짝 호재가 아니다. 시장 전반에 걸친 구조적 회복의 신호다. 공장·창고 시장부터 보자. ‘알스퀘어 RA(알스퀘어 애널리틱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전국 공장·창고 매매 규모는 1조 4526억원, 거래 건수는 368건이었다. 연말 결산을 마친 직후라 거래가 뜸해지는 시기다. 그런데도 1조원 중반대를 유지했다. 시장의 기초 체력이 개선됐다는 뜻이다. 진짜 이야기는 빅딜의 연속에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 안산시 ‘로지스밸리 안산’ 물류센터가 약 5123억원에 거래되며 연중 최대 기록을 썼다. 채 한 달이 지나기 전 12월에는 ‘청라 로지스틱스 물류센터’가 약 1조 300억원에 주인이 바뀌며 그 기록을 단번에 갈아치웠다. 그리고 올해 1월 인천 ‘아레나스영종 물류센터’가 약 4320억원에 거래되며 대형 딜의 행진을 이어갔다. 5123억원, 1조

[지구칼럼] DNA로 기후위기 ‘시간 벌기’ 나선 과학자들…진화의 속도를 보전유전체학으로 조절한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기후변화가 생태계의 ‘진화 속도’를 앞지르자, 전 세계 연구자들이 생태계 복원 전략의 핵심 도구로 보전유전체학을 전면에 올리고 있다. 자연선택이 수천·수만 년 걸려 할 일을, DNA 데이터를 활용해 몇 세대 안에 앞당겨보겠다는 실행형 실험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서부 레드우드 숲과 캘리포니아 연안 거머리말 초지처럼 탄소흡수와 생물다양성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는 생태계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장수종 위주의 이러한 생태계는 세대 교체 속도가 느려, 진화적 적응만으로는 급격한 온난화·가뭄·해양열파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진단이다. 보전유전체학은 이런 시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가속 페달’이다. 연구진은 특정 종의 전체 게놈을 해독한 뒤, 고온·가뭄·질병·저광량 환경에서 생존과 연관된 유전 변이를 통계적으로 추출하고, 이 정보를 토대로 복원에 투입할 ‘기후 내성형 개체’를 선발한다. AP가 인용한 전문가들은 “기후가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에 잘 자라던 개체를 다시 심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유전체 정보 기반의 정밀 선발이 새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