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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공간사회학] '허니문 천국' 피지 HIV 환자 1년새 2배 급증…마약 '블루투싱(혈액공유)'이 부른 재앙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남태평양 핫플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피지에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세계 최악 수준의 전염병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2월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호주 ABC뉴스, fijitimes에 따르면, 피지 보건부와 UNAIDS(유엔에이즈계획)는 2026년 신규 감염자가 3000명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작년 대비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는 국제 범죄조직의 마약 밀수로 인한 '메탐페타민과 HIV 동시 역병'을 경고했다.

 

급증하는 감염 통계


피지는 인구 100만명 미만의 작은 섬나라임에도 HIV 감염 규모가 급격히 확대됐다. 2024년 신규 감염자는 1583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5년 상반기에도 1226건이 보고됐다. UNAIDS 모델링 추정에 따르면 HIV 보유자는 2014년 500명, 2020년 약 2000명에서 2024년 6100명으로 급증하며 10년새 10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2024년 HIV 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48%가 마약 주사자였으며, 이는 마약 관련 전파의 비중을 여실히 보여준다.

 

마약 투약 관행의 어두운 실체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은 메탐페타민 등 마약 남용과 불안전한 주사 관행이다. '블루투싱(Bluetoothing)'으로 불리는 극단적 행위(이미 마약을 주사한 사람의 혈액을 뽑아 다른 중독자가 재주사하는 방식)가 HIV 전파를 가속화했으나, 최근 Kirby Institute의 신속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현장 조사에서 이 관행의 증거는 미미했다.

 

대신 무균 주사기 부족으로 인한 주사기 재사용이 모든 인터뷰 대상자(56명 주사자)에서 확인됐으며, 첫 주사 시 오염된 바늘 사용이 빈번해 젊은 층(13세 이상)이 즉시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 WHO와 UNDP 공동 보도자료는 이를 "세계 최속 성장 HIV 전염병"으로 규정하며, 의료서비스 부재를 지적했다.

 

정부 대응과 국제 지원


피지 정부는 2025년 1월 HIV '발병(Outbreak)'을 공식 선언하고 국가 위기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보건부는 WHO, UNDP와 협력해 2024~2027 HIV Surge Strategy와 Outbreak Response Plan을 시행 중으로, HIV 검사·치료 확대, 주사자 대상 아웃리치 강화, 바늘·주사기 프로그램(NSP) 도입을 핵심으로 삼았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수백만 달러 지원을 약속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USAID와 CDC 협력이 지연되는 등 국제 원조가 더디다. 피지 보건장관 Atonio Lalabalavu는 "NSP가 신규 감염 방지의 핵심"이라 강조했다. NSP(Needle and Syringe Programs, 바늘·주사기 프로그램의 약자)는 마약 주사자들에게 무균 주사기와 바늘을 무료 배포하는 공중보건 개입을 말한다.

 

관광·경제 충격과 전망


신혼여행 천국으로 불리는 피지의 HIV 위기는 관광 산업에 직격탄을 예고한다. 호주 등 주변국이 자국민에게 위험 행동 자제를 권고하며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UNDP는 이를 "보건 문제를 넘어 발전과 인권 위협"으로 규정하며 국제 지원을 촉구했다.


국제의료분야 전문가들은 "현재처럼 'no intervention(무개입 시나리오를 뜻하는 공중보건 전문 용어)이나 적극적인 대응 조치가 없으면 HIV 감염 보유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NSP(바늘·주사기 프로그램), 검사·치료 확대 등 현재 계획된 개입을 배제한 상태에서 마약 남용과 불안전 주사 관행이 지속될 경우 HIV 보유자가 급증해 사회·경제적 파국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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