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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이슈&논란] 獨 라인메탈 CEO "전 세계 방공 미사일 재고 거의 바닥" 경고…1년치 정밀무기 사용량, 단 4일만에 소진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분쟁이 단순한 국지전을 넘어 ‘재고 전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독일 최대 방산업체 라인메탈(Rheinmetall)의 아르민 파퍼거 CEO는 3월 19일 CNBC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 중동 전역의 방공 미사일 재고가 거의 바닥났다(nearly empty)”고 경고하며, 만약 전쟁이 한 달 더 이어지면 “사용 가능한 미사일이 거의 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최대 방산업체 수장의 이러한 평가는 에픽 퓨리 작전이 시작된 이후 분석가들이 지적해온 취약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킨다. 또 미국과 동맹국이 단기간에 방공·정밀 탄약을 어떻게 소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국 미국, 이스라엘 연합군이 작전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분쟁이 전 세계 군사 대비태세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 초반 6일 동안만 약 319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수천 발의 폭탄·미사일을 사용했으며, 이에 따른 총비용은 113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외교정책연구소(FPRI)는 이를 “최근 역사상 가장 집중적인 개전 공습 작전”으로 규정하며, 프리랜드 회장이 주도한 공격에서 4일간 5197발 이상의 탄약이 사용됐다고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다. 한 전문가는 이 속도를 “4일 동안 평시 1년치 중·장거리 정밀무기 사용량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평가했다.

 

초기에는 고가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정밀유도폭탄이 집중적으로 투입됐으나, 4일차를 전후해 미국이 JDAM·GBU 계열 유도폭탄 등 가격이 훨씬 저렴한 탄약으로 전환하면서 일일 소비비용은 약 5억 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CSIS는 100시간 동안 토마호크 1발의 가격이 약 360만 달러인 반면 동일 역할을 하는 JDAM은 약 8만 달러 수준이라, 비용 대비 사용량에서 40배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다만 “탄약 전환점” 이후에도 이미 재고는 상당 부분 감소한 상태라, 전쟁의 후속 단계에서도 재보급이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한다.

 

미군은 이번 전쟁에서 대규모 방공 작전을 수행하며 단기간에 요격 미사일 재고를 급격히 소모했다. CSIS와 국방부 관련 보고서는 첫 주에 약 140발의 패트리어트 PAC-3 요격미사일과 150발 이상의 THAAD 요격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집계하며, 이는 2026 회계연도에 미국이 추가로 도입할 THAAD 요격미사일 수(약 39발)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라고 지적한다.

 

록히드 마틴은 2025년에 기록적인 620발의 PAC-3 요격미사일을 납품했으나, CSIS는 이 정도 생산량도 전시 소비 속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가 요격 미사일 vs 저가 드론” 조합이 현재 전쟁의 핵심 구조라고 분석한다.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는 이란의 샤헤드‑136 드론이 대당 약 2만~5만 달러인 반면, 이를 격추하는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은 발당 300만~4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소개하며, 이른바 비용 교환 비율이 최대 70:1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비용을 아끼지 않고 모든 방공 시스템을 투입했다”며, 이는 미국이 비대칭 비용 구조를 인식하면서도 현재로서는 더 싼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이러한 비대칭성이 지속되자, 미국 국방부는 대대적인 대안 모색에 나서고 있다. 일부 보도에서는 2500달러 수준의 우크라이나산 요격 드론을 포함한 저가형 무인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으며, 기존 미사일 방공 체계와 병행 운용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고 전한다. CSIS 분석도 현 시점에서 미국은 여전히 “고가 요격 미사일을 중심으로 한 방공 구조”를 유지하지만, 앞으로는 “저가형 드론·전자전·레이저 등 저비용 대응 수단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편, 라인메탈은 재고 소진과 맞물려 “방산 수주 증가”라는 양면적 효과를 겪고 있다. 2026년 3월 기준, 회사가 공개한 수주 잔고는 약 700억 유로에 달하며, 2026년 매출 성장률 전망치는 최대 45%까지 제시된다. 파퍼거 CEO는 “미사일 재고가 바닥에 가깝지만, 동시에 모든 지역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새로운 방공 시스템·탄약의 생산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분쟁은 이미 시작된 방산 재무장(supercycle)을 가속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미 방산업체 대표들과 회동한 뒤, 첨단 요격·방산 시스템 생산량을 “4배로 늘리기로(quadriple)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며, 라인메탈은 중동·유럽·북대서양 동맹국에서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TX와 노스롭 그러먼을 비롯한 미국 주요 방산업체들도 유사한 수준의 교체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CSIS는 “몇 주 만에 소모된 탄약과 장비를 다시 채우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특히 서태평양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재고 감소로 인해 미국과 동맹의 전략적 대비 태세가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파퍼거 CEO의 “1달 더 지속되면 미사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경고는 단순한 충격 발언이 아니라, 현재 전쟁이 지속될 경우 재고 위기와 함께 전략적 대응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 경고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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