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0 (금)

  • 맑음동두천 5.7℃
  • 맑음강릉 6.0℃
  • 맑음서울 6.4℃
  • 맑음대전 6.8℃
  • 맑음대구 9.0℃
  • 맑음울산 9.4℃
  • 맑음광주 7.5℃
  • 맑음부산 10.7℃
  • 맑음고창 3.6℃
  • 맑음제주 8.5℃
  • 맑음강화 1.7℃
  • 맑음보은 4.3℃
  • 맑음금산 5.6℃
  • 맑음강진군 5.3℃
  • 맑음경주시 7.3℃
  • 맑음거제 7.6℃
기상청 제공

우주·항공

[이슈&논란] “35분 조깅이 초래한 ‘프랑스 보물’…Strava 한 방에 노출된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프랑스 해군의 기함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외에 운용되는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의 위치가, 한 해군 장교의 피트니스 앱을 통한 조깅 기록 한 번에 노출되는 초유의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프랑스 르몽드를 비롯한 다수 외신은 3월 13일 기준, 지중해 동부에서 작전 중이던 이 항공모함의 실시간 좌표가 운동 앱 Strava를 통해 세계에 공개된 사실을 확인했다. 정보는 몇 시간 뒤 위성 이미지와 레이더, 공개 OSINT(공개정보 감시) 데이터로도 재확인되면서, ‘디지털 오퍼레이션’ 시대의 군사보안 취약성을 날카롭게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35분 조깅”이 공개한 262m 핵추진 항모

 

이 사건은 3월 13일, "아르튀르"라는 가명으로 식별된 이 장교가 연결된 스마트워치를 사용해 항공모함 갑판에서 35분 동안 7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거리를 달린 기록을 남기면서 발생했다. 그의 Strava 프로필이 공개로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위치정보가 포함된 운동 데이터가 프랑스 해군의 기함이 키프로스 북서쪽, 터키 해안에서 약 1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을 정확히 특정했다.


위성 이미지와 레이더 데이터를 재확인한 해외매체는 이 지점에 262m 길이의 항공모함 실루엣이 뚜렷하게 나타나 있음을 지적했다.

 

이란·미국·이스라엘 갈등 한복판에 놓인 ‘위험한 노출’

 

무엇보다 이번 사건의 위험성은 시점에 있다. 프랑스 군은 3월 3일,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샤를 드골 소속 항공모함 전단을 발트해에서 진행되던 NATO 훈련 일정을 단축하고,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 동부 지중해로 급파했다고 발표했다. 이 전단은 이후 ‘USCENTCOM’(미국 중앙사령부)의 작전 구역 근처까지 접근하며, 프랑스의 중동 방어·방호·방어적 억제 역할을 강화하는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프랑스는 최근 한 달 사이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 배치된 프랑스 군 수용소와 훈련 기지에서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3월 12일에는 이라크 북부 에르빌 지역에서 배치된 프랑스 병력 기지가 이란 동조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프랑스 군인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시점에 핵추진 항공모함과 그 에스코트 전단의 실시간 좌표가 Strava를 통해 누구나 접근 가능한 형태로 노출된 점은, 군사환경·정치 상황과 맞물려 ‘위험한 경솔함’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프랑스 국방부도 “규정 위반” 인정, 반복되는 Strava 취약성

 

프랑스 합동군참모본부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해군 장교가 Strava에 공개 프로필로 운동 기록을 올린 행위는 ‘디지털 보안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지휘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며 징계·교육·규정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해외 매체들은 프랑스 군이 이미 2025년 1월에도 핵무장 잠수함 승무원들이 스마트워치‑Strava 조합으로 순찰 일정과 위치를 노출한 사례를 르몽드가 폭로한 바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고가 반복되는 ‘체계적 관리 부재’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르몽드가 확인한 화면에서, 현역 해군 배치 중인 승무원 최소 1명이 Strava에 위치정보가 포함된 운동 기록과 함께 함상 갑판·장비 사진을 공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프랑스뿐 아니라 여러 국가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로, 체육·건강 앱의 GPS 기능이 군사·정치적 민감시설을 ‘무의식적 추적기’로 만들고 있다는 점을 상징한다.

 

핵추진 항모 ‘샤를 드골’의 전략적 의미

 

샤를 드골은 배수량 약 4만2000톤, 전체 길이 261.5m의 프랑스 유일의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최대 40대 수준의 항공기(르카발, E‑2C, 헬기 등)를 탑재·운용할 수 있는 핵심 해양 전략자산이다. 이 배는 프랑스의 해외 개입·동맹 지원·전략적 방어 자산으로, 프랑스의 “유럽·중동·아프리카·인도·태평양” 전략 배치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사건에서 Strava 데이터는 단순히 “프랑스가 동부 지중해에 항공모함을 배치했다”는 공개 정보를 넘어, 3월 13일 특정 시점의 정확한 좌표와 움직임 패턴을 제공했기 때문에, 분석가들은 이를 ‘위치·속도·방향·임무 강도’를 추정하는 ‘실시간 추적’ 수준으로 평가한다. 이는 상대국 정보기관이나 친이란 무장세력이 표적 선정·위협 시뮬레이션·정보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자산으로, 군·정보계에서는 ‘위험 수준’을 높게 보고 있다.

 

“StravaLeak” 시대, 군·정보기관에 던지는 메시지


이번 ‘StravaLeak’ 사건은 단순한 실수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군사보안·정보보호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프랑스는 르몽드의 지속적 보도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핵잠수함·대통령 경호요원·대통령 이동·지역 기지 배치 등 여러 군사·정치 정보가 Strava를 통해 외부로 새어나간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왔다. 이는 군·정보기관의 ‘하드웨어·전략’은 뒤로 하면서도, 가장 약한 고리인 ‘사람과 스마트기기’의 결합을 충분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낳는다.

 

프랑스 군이 이 사고를 계기로 스마트기기·운동 앱 사용 지침을 강화하고, 실시간 추적·위치정보 공개를 차단하는 새로운 규범을 제정할지, 아니면 반복되는 ‘유사 사고’를 두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대응을 계속할지가, 글로벌 디지털 전쟁환경의 안보 수준을 가늠하는 테스트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2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슈&논란] “35분 조깅이 초래한 ‘프랑스 보물’…Strava 한 방에 노출된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프랑스 해군의 기함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외에 운용되는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의 위치가, 한 해군 장교의 피트니스 앱을 통한 조깅 기록 한 번에 노출되는 초유의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프랑스 르몽드를 비롯한 다수 외신은 3월 13일 기준, 지중해 동부에서 작전 중이던 이 항공모함의 실시간 좌표가 운동 앱 Strava를 통해 세계에 공개된 사실을 확인했다. 정보는 몇 시간 뒤 위성 이미지와 레이더, 공개 OSINT(공개정보 감시) 데이터로도 재확인되면서, ‘디지털 오퍼레이션’ 시대의 군사보안 취약성을 날카롭게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35분 조깅”이 공개한 262m 핵추진 항모 이 사건은 3월 13일, "아르튀르"라는 가명으로 식별된 이 장교가 연결된 스마트워치를 사용해 항공모함 갑판에서 35분 동안 7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거리를 달린 기록을 남기면서 발생했다. 그의 Strava 프로필이 공개로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위치정보가 포함된 운동 데이터가 프랑스 해군의 기함이 키프로스 북서쪽, 터키 해안에서 약 1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을 정확히 특정했다. 위성 이미지와 레

한화 ‘아리온스멧’, 육군 다목적무인차량 성능확인평가 단독 완수…"軍 필요장비 성실하게 납품"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이 육군 다목적무인차량 사업의 마지막 관문인 성능확인평가를 19일 단독으로 완수했다. 다목적무인차량은 육군 미래전력 체계인 ‘아미타이거 4.0’의 핵심 전력이다. 성능확인평가는 최고속도, 항속거리 등 6개 항목에 대해 각 방산업체가 제시한 성능을 상대 평가하기 위한 것(A형 평가항목)으로 지난 3일부터 약 3주간 실물 평가로 진행됐다. 앞서 각 업체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방위사업청이 지정한 전문연구기관에서 A형 평가항목 실물평가를 진행하고, 해당 수치를 제안서에 기재해 방사청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제안서 제출 내용을 상회하는 수치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모든 업체가 동일한 조건에서 실물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번 평가는 방산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이 같은 요구사항을 수용해 진행됐다. 또한 ‘군이 요구하는 성능보다 상회하는 원격제어거리를 상대평가해야 한다’는 의견, ‘성능확인평가에 투입된 장비에 대한 업데이트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까지도 모두 반영한 것이다. 특히 일부 업체가 지난 평가 과정 중에 장비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