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도 아니고 냄새 나는 게 턴다고 털어지니?”
중국집 홍보대사라도 된 것 마냥 온몸에 짜장 향을 휘감은 채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직장 동료가 사무실 한 구석에서 온몸을 툭툭 두드리며 털고 있었다. 이를 본 화자가 의아한 듯 물었더니 그는 제법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냄새는 분자 니까요.”
그렇다. 냄새는 분자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냄새를 일으키는 것은 분자다. 우리가 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것은, 공기 중에 떠도는 특정 분자가 우리의 코로 들어와 코 속 후각 수용체에 붙게 되고, 여기서 발생되는 전기신호를 우리의 뇌가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직장 동료의 분자 털기 행동은 냄새를 제거하기 위한 제법 의미 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겠다.
[실수의 냄새]
아무리 AI급 완벽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직장인이라 할 지라도 실수의 순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런 실수 중 소위 ‘사고’ 급의 실수는 마치 배어버린 냄새 와도 같아 그 향이 한동안 내 주위를 머무는데, 자꾸 스멀스멀 올라오는 과거의 실수 향은 앞으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발목을 잡은 채 또다른 실수를 유발시키는 고약한 녀석이다.
물론 우리는 실수를 통해 어떠한 부분이 잘못되었고, 앞으로는 이러한 부분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실수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음에도 생각이 계속 실수의 순간에 머무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어도 될까? 아니다. 이는 마치 냄새가 나는 부분을 혹시나 하고 계속 킁킁대다가 결국 냄새를 맡고 얼굴을 찌푸리는 바보 같은 행동일지도 모른다.
[털어 내기]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털어 내기’다. 실수는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흩어지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우리는 실수를 털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즉 우리에게는 실수를 지워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이 아닌, 실수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후 대범하게 털어내는 모습이 필요하다. 순간의 냄새가 나의 향을 대변할 수 없듯 찰나의 실수가 나의 삶을 대변하지 않기에 우리는 이 작은 이벤트에 굳이 휘둘릴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실수는 어떻게 털어내야 하는 것일까? 털어 내기의 방식은 저마다 다르며 그 중 몇 가지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자신만의 털어 내기 방식을 정립하는 것이다.
a. 즉각적 환기: 실수를 인정하고 분위기를 전환하여 나쁜 공기를 순환하기
b. 관점의 전환: 실수를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며 재정의하기
c. 체계적 탈취: 실수의 복기를 통해 대안적 행동 지침 정립
d. 향기 레이어링: 성공의 경험을 새로 입히기
우리의 삶에서 털어내야 할 것은 비단 ‘실수’ 만이 아닐 것이다.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찾아오는 부정적인 감정, 혹은 잊고 싶은 안 좋은 기억 등 모두 털어 내야 할 대상이다. 이유도 없이 짜증이 난 상태에서 마음에도 없는 화를 아이에게 낸 엄마A, 사업 실패의 경험으로 재기불능의 상태가 되어 버린 자영업자 B씨, 스트레스를 받았던 과거의 기억으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직장인C 모두 털어 내는 것이 시급한 사람들이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필자가 냄새가 배인 옷에 한 조치 중 가장 후회를 많이 했던 것이 향수를 뿌린 일이었다. 냄새의 원인을 털어내지 않은 채 괜찮은 척, 좋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살아가려 한다면, 언젠가는 냄새와 향수가 섞인 또다른 악취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살면서 현명하게 털어 내는 지혜를 지녀야 할 것이다.
* 칼럼니스트 ‘쿠자’는 소통 전문가를 꿈꾸며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였고, KBS 라디오 DJ를 거쳐, 외국계 대기업의 인사업무를 담당하며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다양한 강의와 공연을 통해 소통의 경험을 쌓아온 쿠자는 현재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과 더불어 코칭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의미 있는 소통 전문가가 되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