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플라스틱 생수병이 우리 주변 곳곳을 메우는 시대에 살고 있다. 플라스틱병에 담긴 생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포장 음료다. 하지만 전 세계 인구 82억명 중 75%가 물 불안정 또는 심각한 물 불안정 국가에 거주하며, 약 40억명은 매년 최소 한 달 이상 극심한 물 부족을 겪는다.
2025년 글로벌 병입생수 시장 규모는 3,536억 달러(약 490조원)에 달해 지속 성장 중이지만, 유엔 연구진은 이러한 아이러니 속에서 ‘물 파산(water bankruptcy)’ 시대를 공식 선언했다.
생수 시장의 폭발적 성장
병입생수는 세계에서 가장 큰 포장 음료 시장으로 부상했다. 2025년 시장 규모는 3,536억 달러로, 2035년까지 연평균 5.3% 성장해 5,925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코, 다논 등 4대 다국적 기업이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며, 코카콜라의 다사니(12% 점유율), 다논의 에비앙(9%)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의 생수시장은 이미 3조원을 돌파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제주삼다수의 독주 체제 속에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 등이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4년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3조1761억원으로, 전년(2조7483억원) 대비 15.6% 성장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2014년 6000억원)과 비교해 5배 이상 커진 수치다.
2024년 기준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닐슨IQ, 유로모니터, 업계 자료 종합)은 제주삼다수 40.4%의 점유율로 27년 연속 1위를 굳건히 지킨 가운데 아이시스는 13% 내외로 2위, 백산수는 7.5~8.3%로 3위다. 4위는 평창수(동원F&B·해태), 5위는 하이트진로 석수가 뒤를 잇는다.
전 지구적 물 부족 실상
유엔대학(UNU) 보고서는 2026년 세계가 '글로벌 물 파산' 시대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주요 호수 50%가 1990년대 이후 수량 감소했고, 주요 지하수층 70%가 장기 하락 중이며, 지난 50년간 4억1000만 헥타르 습지가 사라졌다. 가뭄 피해 비용만 연간 3,070억 달러에 이르며, 22억명은 안전한 식수조차 부족하다.
인구 82억명 중 30억명 이상이 물 저장량이 불안정하거나 감소하는 지역에 살며, 이곳에서 세계 식량 생산의 50% 이상이 이뤄진다. 농업용수 70%가 지하수에 의존하나, 40% 이상이 고갈 속도에 뒤처진다.
환경 파괴의 악순환
플라스틱 병 생산은 수돗물 대비 300~1,000배 높은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 매년 3억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 중 상당수가 일회용 생수병이며, 이는 오염과 자원 고갈을 가속화한다. 물 파산 지역에서 기업 추출이 지속되면 생태계 복원은 불가능해지며, 지하수 과다 사용으로 지반 침하가 20억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전세계 70% 이상을 장악한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코, 다논 등 4대 다국적 기업은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물 위기 지역에서 지하수 추출을 확대하며 사업을 키웠다.
<언보틀드(대니얼 재피 지음 | 김승진 옮김 | 아를>에서 대니얼 재피 교수는 10년 넘게 들인 생생한 인류학 현장 연구서를 통해 "다국적 기업 4곳(네슬레·코카콜라·펩시·다논)이 병입생수 사업을 급격하게 확장하면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사회·문화·환경적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했다"며 "이들의 무문별한 확장이 공공 수돗물 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이 아이러니는 지속 불가능한 소비 문화를 드러내며, 유엔은 새로운 '물 파산 관리' 전략—수요 재배분, 오염 방지, 농업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