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1 (토)

  • 맑음동두천 1.8℃
  • 구름많음강릉 8.1℃
  • 맑음서울 6.0℃
  • 맑음대전 4.3℃
  • 맑음대구 3.7℃
  • 맑음울산 6.6℃
  • 연무광주 6.0℃
  • 맑음부산 8.6℃
  • 맑음고창 7.7℃
  • 맑음제주 8.0℃
  • 맑음강화 4.3℃
  • 맑음보은 -1.6℃
  • 맑음금산 -0.1℃
  • 맑음강진군 1.4℃
  • 맑음경주시 1.5℃
  • 맑음거제 9.2℃
기상청 제공

빅테크

[빅테크칼럼] "8개월간 14건, 5만7000마일마다 사고 1건"…테슬라 로보택시, 인간보다 4배 위험한데 '운행 강행'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운영 중인 로보택시 서비스의 누적 사고 건수가 출범 8개월 만에 14건으로 늘어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된 자율주행시스템(ADS) 사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2월부터 2026년 1월까지 한 달 사이에만 5건의 신규 사고가 추가 보고됐으며, 기존 사고 1건의 부상 등급이 '입원 치료가 필요한 부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테슬라가 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사고 경위를 모두 '영업상 기밀(confidential business information)'로 처리한 점은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Electrek, cbsnews, bloomberg, mashable의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 로보택시의 누적 유료 주행 거리는 2026년 1월 중순 기준 약 80만 마일(약 129만km)로 추정되며, 이를 14건의 사고에 대입하면 약 5만7000마일(약 9만1000km)당 사고 1건 꼴이다. 테슬라 자체 '차량 안전 보고서(Vehicle Safety Report)'에서 밝힌 미국 일반 운전자의 경미 사고 평균 발생 주기 22만9000마일, 중대 사고 69만9000마일과 비교하면, 로보택시의 사고 빈도는 경미 사고 기준 인간 운전자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이다.

 

더 넓은 기준을 적용하면 수치는 더욱 악화된다. NHTSA의 경찰 보고 사고 평균치(약 50만 마일당 1건)를 기준으로 하면, 테슬라 로보택시의 사고율은 인간의 약 8~9배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 모든 사고가 훈련된 안전요원(safety monitor)이 조수석에 탑승한 상태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시스템의 근본적 성능 격차를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2025년 7월 발생한 기존 사고(SUV와 시속 2마일 충돌) 1건이, 5개월이 지난 12월에야 '입원 치료 필요 부상'으로 등급이 상향 수정됐다는 사실이다. 테슬라는 이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테슬라 로보택시의 성적표가 초라한 반면, 경쟁사 웨이모(Waymo)는 정반대의 성과를 내고 있다. 웨이모는 2025년 9월 기준 1억2700만 마일(약 2억439만km) 이상을 안전요원 없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운행했다. 이는 인간 운전자 150명이 평생 운전한 것과 맞먹는 거리다.

 

독립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웨이모의 자율주행 차량은 인간 운전자 대비 부상 사고 81% 감소, 중상 사고 90% 감소, 보행자 부상 사고 93% 감소, 에어백 작동 사고 82% 감소라는 압도적 안전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Swiss Re)와의 공동 연구에서도 웨이모는 최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장착한 인간 운전 차량보다도 유의미하게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틴에서 웨이모는 약 200대 이상의 차량을 우버(Uber)를 통해 24시간 완전 무인 운행하며, 오스틴 전체 우버 탑승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약 42대의 차량으로 가동률 19%에 불과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사고율 자체뿐 아니라 정보 비공개에 있다. NHTSA 자율주행 사고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기업 중 사고 경위 서술(narrative) 부분을 전면 비공개 처리하는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하다. 웨이모, 죽스(Zoox), 오로라(Aurora), 뉴로(Nuro) 등 다른 모든 자율주행 기업은 사고 상세 경위를 공개하고 있다.

 

사고 세부 내용이 비공개된 상황에서는 테슬라 시스템의 과실 여부, 안전요원의 개입 실패 여부, 다른 도로 이용자에 의한 불가피한 사고 여부 등을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테슬라가 2026년 1월 말부터 안전요원 없는 무인 운행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1월 전반기에만 4건의 사고가 집중 보고된 직후의 결정이다. 일렉트렉은 "인간 운전자보다 사고율이 높은 상태에서, 그것도 안전요원이 탑승한 상태에서조차 사고가 나는데 감독자를 제거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론 머스크 CEO 지지 측에서는 다른 해석도 내놓고 있다.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의 분석가 @raines1220은 "테슬라 로보택시의 사고 간 주행 거리가 2025년 12월 20만8000마일에서 2026년 1월 41만7000마일로 2배 개선됐으며, 2026년 1분기 말이면 인간 운전자를 완전히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최근 사고 데이터의 간격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분석이지만, 전체 누적 사고율로 보면 여전히 인간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반론도 있다.

테슬라 로보택시의 가장 큰 문제는 엘론 머스크의 공언과 현실 사이의 극심한 괴리다. 머스크는 2025년 말까지 오스틴에 500대 배치, 미국 인구의 절반 커버, 8~10개 대도시 확장을 약속했으나, 2026년 2월 현재 약 42대, 2개 도시(오스틴·샌프란시스코), 가동률 19%에 그치고 있다. 비가 오면 서비스가 중단되는 근본적 한계도 여전하다.

테슬라는 2026년 상반기 중 댈러스, 휴스턴, 피닉스, 마이애미, 올랜도, 탬파, 라스베이거스 등 7개 도시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스틴 한 곳에서조차 안정적 운영이 요원한 상황에서 대규모 확장이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 업계의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테슬라 로보택시 논란은 단순한 사고 건수를 넘어 자율주행 산업 전체의 신뢰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의 FSD(감독하 완전자율주행)는 100만 마일당 0.15건의 사고율로 미국 평균(3.90건)보다 26배 안전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는 개인 차량 소유주가 직접 감독하며 운행하는 '레벨 2' 시스템의 수치로, 안전요원 탑승 상태에서도 사고율이 높은 '레벨 4' 로보택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맥락이다.

빅테크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신뢰를 좌우하는 것은 데이터 투명성이다. 웨이모가 모든 사고 경위를 공개하고, 스위스리 등 독립기관과 안전 검증 연구를 수행하는 것과 대비되는 테슬라의 전면 비공개 전략은, 기술 역량 이전에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던진다"면서 "자율주행 시대의 진정한 리더는 사고를 숨기는 기업이 아니라, 사고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로부터 학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89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