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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오픈AI가 영업비밀 훔쳤다” 머스크의 xAI 소송, 미 법원서 기각…이유는 '증거 부족'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이 일론 머스크의 xAI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구체적 증거 부족을 이유로 기각했다. 리타 린 판사는 2월 24일(현지시간) 결정에서 “xAI는 오픈AI가 자사 출신 직원들에게 영업비밀을 훔치도록 유도했다는 사실이나, 이들 직원이 오픈AI에 고용된 후 훔친 영업비밀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reuters, money.usnews, cnbc, businessinsider에 따르면, xAI는 지난해 9월 전직 엔지니어 쉬에천 리 등 8명 이직을 들어 소송을 냈으나, '정보와 믿음' 수준의 주장에 그쳐 수정 소장 제출 기회만 얻었다. 별도 진행 중인 머스크 개인 소송(오픈AI 비영리→영리 전환)은 1월 배심 재판 가능성을 인정받아 양측 법정 공방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기각은 AI 인재 쟁탈전에서 정황 증거만으로는 법적 승리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xAI는 2025년 9월 제기한 소장에서 자사 챗봇 ‘그록(Grok)’ 관련 소스코드와 기타 기밀 정보가 전직 엔지니어 쉬에천 리(Xuechen Li·소장에는 Xue Li로 기재) 등을 통해 오픈AI로 유출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뒷받침할 직접적 정황이나 문서·통신 기록 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봤다.


xAI 측은 소장에서 최소 8명의 전직 xAI 인력이 비슷한 시기에 오픈AI로 이직했다는 점을 들어 “전략적 스카우트”와 “영업비밀 탈취 캠페인”이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또 단일 리크루터를 통한 접촉, 시그널(Signal) 등 암호화 메신저 활용 등을 근거로 “조직적 유인 정황”을 제시했지만, 법원은 이를 ‘직원 개별 행위’ 이상으로 확대해 오픈AI의 불법 행위로 추론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린 판사는 1월 잠정 의견(tentative ruling)에 이어 이번 최종 결정에서도 “전직자들이 퇴사 직전 소스코드를 내려받았다는 주장만으로, 그 코드가 오픈AI에 전달됐거나 실제로 활용됐다고 합리적으로 추론하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특히 “xAI는 오픈AI가 전직자들에게 영업비밀을 들고 나오라고 지시했는지, 또 그 영업비밀이 오픈AI 시스템에 통합됐는지에 관한 구체적 사실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머스크 개인은 2024년, 자신이 공동 창업한 오픈AI가 “인류 전체 이익을 위한 비영리 연구”라는 원래 설립 취지와 달리, 영리 회사 구조로 전환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추구했다고 주장하며 별도의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초기 자금 약 3,800만 달러, 전체 초기 자금의 약 60%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기여가 “공익 목적의 비영리 구조 유지”라는 전제 위에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 비영리-영리 전환 관련 소송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의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Yvonne Gonzalez Rogers) 판사는 2026년 1월, “오픈AI 경영진이 비영리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에 대해 ‘충분한 증거(ample evidence)’가 있다”며 배심 재판으로 넘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2025년 3월에는 머스크가 요구한 ‘오픈AI의 영리 전환 자체를 막아 달라’는 가처분급 청구에 대해서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기각한 바 있어, 구조 자체를 되돌리기보다는 손해배상·계약위반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판결은 “일단 1라운드는 오픈AI 승”으로 평가되지만, xAI가 3월 17일까지 보강 소장을 다시 낼 수 있어 ‘완전 종결’로 보긴 이르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그러나 현 단계만 놓고 보면, 영업비밀 소송은 xAI의 ‘의혹 제기’가 법원의 증거 기준을 넘지 못했다는 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반면 비영리-영리 전환 소송에서는 법원이 “배심이 다뤄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할 정도의 쟁점과 자료가 존재한다고 본 만큼, 머스크 입장에선 영업비밀 전선에서의 ‘전술적 패배’와 별개로, 오픈AI의 지배구조·철학 문제를 둘러싼 장기전은 계속 이어가게 됐다.

머스크는 영업비밀 분쟁과 별개로 “오픈AI는 더 이상 인류를 위한 비영리 연구기관이 아니다”라는 프레임을 법정과 여론전에서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다. 오픈AI는 머스크를 “사익에 좌절한 경쟁자(frustrated commercial rival)”로 규정하며,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수십억 달러 규모 제휴를 포함한 현재의 영리 모델이 ‘미션 지향적 시장 선도자’라는 자신들의 서사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xAI 소송 기각은, 초거대 AI 경쟁이 ‘데이터·모델·칩·자본’에 이어 법정과 규제의 전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다만, 그 전장에서 통하는 화법은 “의심과 정황”이 아니라, 여전히 숫자·문서·행위에 기반한 냉정한 증거라는 사실을 이번 판결이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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