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9월 4일(현지시간) 백악관 새 단장 후 첫 공식 행사를 로즈가든에서 개최하며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애플의 팀 쿡,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오픈AI의 샘 올트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등 20여명의 기술업계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리에서 제외돼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 CNN, 로이터, 크립토폴리탄, N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새로워진 로즈가든 공간을 ‘로즈가든 클럽’으로 명명하며 “워싱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소”라며 “앞으로 이곳에서 주요 기업·정치·기술계 인사들과 여러 차례 만찬을 가질 계획”이라고 백악관 공보실을 통해 발표했다.
이번 만찬은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주최한 인공지능(AI) 관련 행사에 이어 열렸고, AI 정책을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술패권 강화 전략과 빅테크와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백악관의 ‘AI 차르’인 데이비드 삭스가 지난 7월 발표한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R&D) 강화 계획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특히 엔비디아, AMD 등 AI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의사도 공식화했다.
트럼프와 빅테크 기업 간 관계는 과거 콘텐츠 검열, 독점금지 법안 등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2024년 대선 승리 이후 기업들은 다원성·공정성·포용성(DEI) 정책 축소에 맞춰 정치적 유연성을 발휘하며 공고한 협력 관계를 모색 중이다. 메타의 저커버그 CEO는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적극적 우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트럼프 2기 집권 당시 정부효율부(DOGE) 고문으로 일하며 연방정부 인력 효율화 정책을 주도했으나, 최근 트럼프와 감세안·정책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관계가 소원해졌으며, 올해 5월 DOGE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이번 초대 명단에서 머스크가 제외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로즈가든 개보수는 8월 완료됐으며, 기존 잔디밭 대신 돌파티오에 파라솔과 테이블을 설치해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야외 공간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변모했다. 이곳에서 열린 이번 만찬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술과 정책 전략의 상징적 이벤트로 평가받는다.
미국 빅테크 업계는 앞으로도 트럼프 정부의 AI 육성 정책과 기술 규제 완화에 맞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번 백악관 행사는 그러한 현 정책 흐름을 시사하는 대표적 사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