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 중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에 대해 또다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머스크는 6월 28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엑스(X)에 “상원의 최신 법안 초안은 미국 내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국가에 막대한 전략적 피해를 줄 것”이라며 “완전히 미친 짓이고 파괴적(utterly insane and destructive)”이라고 밝혔다.
과거 산업에 보조금, 미래산업엔 타격…재생에너지·첨단산업 직접 언급
머스크는 특히 이번 법안이 “과거의 산업에는 보조금을 주면서 미래의 산업에는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원에 상정된 법안에는 아직 착공되지 않은 풍력·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과세 강화, 전기차·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축소 등 친환경·첨단산업에 불리한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가 이처럼 강경하게 나선 배경에는 테슬라가 전기차뿐 아니라 태양광,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미래 에너지산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의 미래산업 경쟁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 "정치적 자살행위"…공화당 내부 분열도 경고
머스크는 이번 법안이 “공화당의 정치적 자살행위(political suicide)”가 될 것이라며,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NBC와 Decision Desk의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성향 유권자의 40%가 ‘국가부채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고,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법안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머스크 ‘갈등→봉합→재점화’…정치적 파장 확대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신설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130일간 연방 정부 개혁을 주도했으나, 이달 초 자리에서 물러난 뒤부터 트럼프의 핵심 법안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트럼프 탄핵 필요성까지 언급하며 양측의 관계는 일시적으로 파국 직전까지 치달았고, 이후 머스크가 “과도했다”며 일부 게시물을 삭제하고 화해 제스처를 보이면서 봉합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 상원 표결을 앞두고 머스크가 다시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갈등이 재점화된 양상이다.
법안 주요 내용, 감세·복지축소·재정지출 확대…미래산업 지원은 축소
트럼프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소득세·법인세 감세, 사회보장세 감면, 팁·초과근무 소득 비과세, 상속세 완화 등 대규모 세제 혜택과 함께, 복지·의료·식품지원 등 사회안전망 강화 예산은 축소하고 있다.
특히 청정에너지,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미래산업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머스크를 비롯한 첨단산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미국 중산층과 제조업, 소상공인에 사상 최대의 세제 혜택을 주고,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래산업 경쟁력·일자리 위협…미-정치권, 산업계 파장 불가피
머스크의 이번 비판은 단순한 CEO의 의견 표명을 넘어, 미국 내 미래산업 경쟁력, 일자리, 정치권의 노선 갈등, 산업계의 이해관계 충돌 등 복합적 파장을 예고한다. 상원은 1000페이지에 달하는 법안의 표결을 앞두고 밤샘 토론에 돌입했으며, 공화당 내에서도 이견이 분출되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의 비판이 실제 법안 수정이나 표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국 정치·경제의 향배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