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지난해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90조원에 육박하며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올린 이른바 ‘영업이익 1조 클럽’ 기업도 작년에 34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결과 별도 기준 2개 영업이익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두각을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1999년부터 지켜오던 당기순이익(순익) 1위 타이틀을 27년 만에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4월 15일 ‘2000년~2025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각 연도 매출 기준 상위 1000대 상장사로, 매출과 영업손익, 당기손익은 모두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집계됐다. 연구소 측은 해외 소재 법인을 제외한 국내 법인의 영업 실적 흐름 변화를 보다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개별(별도) 재무제표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189조 2322억원으로 집계됐다. 200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재작년 148조 2800억원대와 비교하면 40조원 넘게 늘었고, 증가율은 27.7% 수준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영향이 컸지만, 두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영업이익도 1년 새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000대 상장사를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기업(비상장사 포함)이 거둔 영업이익 규모는 30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국내 전체 기업 가운데 매출 1000대 상장사가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도 60%를 웃돌 것으로 연구소 측은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때 매출(2092조원)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9% 수준을 보였다. 지난 2000년 이후 매출 1000대 상장사가 영업이익률 9%를 보인 것은 지난 2004년과 2018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세 번째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사상 최대를 경신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 외형과 영업 내실 수익성이 함께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국내 1000대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 2000년 당시만 해도 28조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129조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조원대에 진입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138조원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145조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후 2022년(106조원)에 이어 2023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영업이익은 76조원대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다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 연속으로 영업이익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6년 올해는 200조원대 진입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최고치를 찍을 때 영업적자를 기록한 곳은 124곳으로 전년 대비 5곳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2025년 기준으로 이전해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본 기업은 478곳으로 집계됐다. 2024년 당시 493곳이던 것과 비교하면 15곳 줄었다. 이와 달리 522곳은 최근 1년 새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1000대 기업 중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톱10 순위는 이전해와 비교하면 자리 교체가 눈에 띄게 요동쳤다. 작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상위 10위권에는 ▲1위 SK하이닉스(←작년 1위) ▲2위 삼성전자(←2위) ▲3위 한국전력(←7위) ▲4위 기아(←3위) ▲5위 KB금융(←11위) ▲6위 현대자동차(←4위) ▲7위 기업은행(←6위) ▲8위 SK이노베이션(←53위) ▲9위 신한지주(←15위) ▲10위 삼성화재해상보험(←8위)이 명단에 포함됐다.
이중 SK하이닉스는 지난 2024년(21조 3314억원)에 이어 2025년(44조 74억원)에도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위 자리를 2년 연속 지켜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에서도 SK하이닉스(47조 2063억원)는 삼성전자(43조 6010억원)를 뛰어넘어 연결과 별도 기준 영업이익 최고 자리에 동시 등극했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가 지난 1999년부터 2024년까지 26년 간 삼성전자가 지켜오던 별도 기준 당기순익 1위 대기록도 깨며 작년 한 해 국내 상장사 중 최고의 내실 기업임을 입증해보였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순익은 33조 6866억원 수준을 보였는데, SK하이닉스는 42조 6888억원을 올리며 별도 기준 순익 왕좌 자리가 27년만에 새롭게 교체됐다.

SK하이닉스가 별도 기준 영업이익에서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삼성전자보다 앞선 데에는 높은 영업이익률이 작용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매출 덩치는 SK하이닉스보다 2.7배 이상 컸지만, 영업이익에서는 거꾸로 매출 덩치가 작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1.7배 높았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만 해도 50.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영업이익률 9.9%인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작년에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이른바 ‘영업이익 1조 클럽’ 기업은 34곳으로, 재작년 29곳보다 5곳 많아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재작년과 비교해 작년 기준으로 새롭게 1조 클럽에 진입한 기업은 9곳이었고, 4곳은 탈락했다.
재작년과 달리 작년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신고한 기업 중에는 ▲SK이노베이션(24년 4932억원→25년 2조 7300억원) ▲HD현대중공업(7025억원→2조 427억원) ▲한국투자금융지주(6207억원→1조 6477억원) ▲KT(3464억원→1조 3049억원) ▲NH투자증권(8791억원→1조 2742억원) ▲고려아연(8138억원→1조 1795억원) ▲한화오션(2107억원→1조 1540억원) ▲미래에셋증권(9241억원→1조 1312억원) ▲케이티앤지(9816억원→1조 7억원)가 포함됐다.
이와 달리 ▲POSCO홀딩스(24년 1조 5964억원→25년 9768억원) ▲SK텔레콤(1조 5231억원→8118억원) ▲현대해상(1조 4018억원→7268억원) ▲셀트리온(1조 2110억원→9189억원) 이렇게 4곳은 재작년과 달리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 중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100% 넘는 곳은 7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SK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인 SK이노베이션이 453.5%로 가장 높았고, 한화오션도 447.5%로 400%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여기에 ▲KT(276.6%↑) ▲HD현대중공업(190.8%↑) ▲한국전력(169.7%↑) ▲한국투자금융지주(165.5%↑) ▲SK하이닉스(106.3%↑)가 1년 새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에 영업이익이 1조원 넘는 기업 중 KB금융·메리츠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신한지주는 금융지주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80~90%대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들 지주회사를 제외하면 SK이노베이션(56.3%)과 SK하이닉스가 50%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다음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45.4%) ▲크래프톤(36.8%) ▲네이버(27.7%) ▲케이티앤지(24.1%)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2%) 순으로, 작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조 넘는 기업 중 영업이익률이 20%를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2026년 올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영업이익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000대 상장사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 규모도 200조원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매출 1000대 상장사 전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도 재작년 22.7%에서 작년에 35.7%로 증가했는데 올해는 40%대로 높아져 우리나라 경제가 반도체에 기대는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