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사실상 개인 금고처럼 활용해온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월 24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내부 문서와 관계자 증언을 근거로 머스크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총 5억 달러(약 7,388억원)를 시중 금리의 절반 수준으로 개인 대출받았다고 폭로했다. 상장 기업이었다면 법으로 금지된 이 같은 거래가 가능했던 것은 스페이스X가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이었다.
시중 금리 절반 이하, 3년간 5억 달러 차입
NYT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2018년 1월 첫 대출 1억 달러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로부터 자금을 빌렸다. 대출 금리는 1% 미만에서 약 3% 수준으로, 같은 시기 시중 우대금리 약 5%에 비해 현저히 낮은 조건이었다. 담보는 머스크가 보유한 스페이스X 주식이었으며 상환 기간은 10년으로 설정됐다.
머스크는 2021년 말 원금과 이자 약 1,400만 달러를 모두 상환했지만, 시중 금리를 적용했을 경우 이자만 4,000만 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사베인스-옥슬리법(Sarbanes-Oxley Act)은 2002년부터 상장 기업의 경영진 대출을 금지하고 있으나, 스페이스X는 비상장 기업이라는 이유로 이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테슬라·솔라시티·xAI까지 '계열사 펌프질'
머스크의 스페이스X 활용은 개인 대출에 그치지 않았다. NYT는 머스크가 자신이 운영하는 다른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할 때마다 스페이스X를 동원해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파산 직전이었던 테슬라에 2,000만 달러를 투입했고, 2015년에는 재무 건전성 논란에 휩싸인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의 회사채를 스페이스X가 직접 인수하는 방식으로 2억5,500만 달러(약 2억5,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스페이스X가 2026년 2월 전액 주식으로 인수하면서 약 2,5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머스크가 지난 20년간 스페이스X를 은행 대신 활용해왔다"며 "비상장 기업 세계에서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IPO 앞두고 지배구조 논란 증폭
스페이스X는 4월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6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기업가치는 약 1조7,500억 달러로, 최대 750억 달러(약 111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계획 중이다. 이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가 세운 IPO 자금 조달 기록 290억 달러를 2배 이상 초과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공개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머스크는 주식의 42%만 보유하면서도 이중 주식 구조(dual-class share structure)를 통해 의결권의 79%를 장악하고 있어 상장 후에도 경영권을 확고히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상장 이후에는 공시 의무와 규제 강화로 인해 이 같은 계열사 간 자금 지원과 내부 거래 관행은 더 이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스페이스X는 상장 준비를 위해 지난 3월 기존 부채 정리용으로 200억 달러 규모의 단기 브리지론을 체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