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창립자 일론 머스크가 추진해온 '스타베이스(Starbase)' 프로젝트가 현실이 됐다.
미국 텍사스주 남부의 보카치카 지역이 지난 3일(현지시간) 주민 투표를 통해 공식적인 도시로 출범하면서 머스크는 사실상 '자신의 도시'를 갖게 됐다. 이 지역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본사가 위치한 지역이다. 기업 자체 도시가 만들어지는 셈.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텍사스주 카메론 카운티 주민들은 이날 주민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218명 중 212명이 찬성표를 던져, 스타베이스 도시 설립안이 97%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미·멕시코 국경 근처 해안가에 위치한 이 지역은 약 3.75㎢ 규모로, 현재 스페이스X의 우주선 발사기지와 생산 시설이 위치해 있다. 다수의 직원과 가족들이 거주 중이다.
스타베이스의 첫 시장으로는 스페이스X의 고위 임원인 로버트 '바비' 피든(Robert 'Bobby' Peden)이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시의회 위원으로는 조던 버스와 제나 페트젤카가 선출됐으며, 이들 역시 모두 스페이스X 소속 인물들로 구성됐다.
머스크는 2021년부터 보카치카를 '스타베이스'라는 이름의 미래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스페이스X는 해당 지역에 거대한 로켓 조립공장과 발사대를 설치했으며, 향후 교육, 주거, 관광시설 등 복합 도시 기능을 갖추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투표 결과에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텍사스주, 스타베이스가 이제 진짜 도시가 됐다!"라며 환호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스타베이스를 독립 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블룸버그는 "도시가 설립된다 해도 머스크는 원하는 대로 규정을 채택할 자유를 가질 순 없다. 다만 도시 개발 계획은 직접 정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한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새로 들어설 도시 위원회는 지역 용도 설정, 건설 프로젝트 등을 둘러싼 권한을 가진다.
전문가들은 스타베이스의 출범이 미국 도시개발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영향력이 민주적 절차 위에 과도하게 작용할 경우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