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국 스페이스X의 차세대 대형 우주선 '스타십(Ship 36)'이 6월 18일(현지시간) 밤 11시경,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인근 매시(Massey) 시험장에서 정적 연소(static fire) 테스트를 준비하던 중 대규모 폭발 사고를 일으켰다고 Spaceflight Now, Hindustan Times, CBS News가 보도했다.
이날 사고로 시험 비행을 준비 중이던 스타십은 거대한 화염에 휩싸이며 완전히 파괴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현지 주민들은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을 느낄 만큼 강력한 폭발이었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중대한 이상"…폭발 원인 조사 착수
스페이스X는 공식 성명을 통해 "스타십 10번째 시험 비행을 준비하던 중 중대한 이상(anomaly)이 발생했다"며 "모든 인원은 안전하게 대피했고, 현장 주변 안전 구역도 철저히 유지됐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스타십에는 액체 메탄과 액체 산소가 주입되고 있었으며, 6개의 랩터(Raptor) 엔진 점화 전 단계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 직후 현장에는 소방대가 급파됐고, 스페이스X와 현지 당국이 합동으로 원인 조사와 안전 조치를 진행 중이다.
"또 다시 일정 차질"…잇단 실패에 스타십 프로젝트 '빨간불'
이번 사고는 올해 들어 연이어 발생한 스타십 시험 실패의 연장선이다. 지난 5월 9번째 시험 비행에서는 추진제 누출로 인해 비행 중 상단부가 제어 불능에 빠져 해상에서 산산조각났고, 1월과 3월에도 각각 폭발 및 분해 사고가 있었다. 특히 3월 시험에서는 비행 10분 만에 폭발, 1월에는 상승 도중 추진제 누출로 기체가 붕괴됐다.
이처럼 반복되는 실패로 인해 스페이스X의 스타십 10번째 통합 비행 일정(당초 6월 29일 예정)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화성·달 탐사 핵심"…'실패에서 배우는' 스페이스X, 고비 넘을까
스타십은 일론 머스크가 구상하는 달·화성 유인 탐사, 심지어 화성 도시 건설 계획의 핵심 발사체다. 2023년 4월 첫 비행 이후 9차례 시험이 이뤄졌으나,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의 달 착륙선 선정에도 스타십이 포함돼 있어, 이번 사고가 향후 NASA 협력 및 프로젝트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빠르게 실패하고, 더 빠르게 배운다"는 개발 철학을 내세우고 있지만, 연이은 폭발과 잔해 낙하로 인한 안전·환경 문제 지적도 커지고 있다. FAA(연방항공청)는 최근 위험구역을 확대 지정하고, 사고 원인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주민 안전엔 이상 없어"…그러나 커지는 우려
스페이스X와 현지 당국은 "주변 지역사회에는 위험이 없다"고 강조했으나, 실제로 폭발 충격으로 인근 브라운즈빌 등지 주민들이 진동과 소음을 호소했다. 일부 주민은 "집 전체가 흔들렸고, 모두 밖으로 나와 상황을 지켜봤다"고 증언했다.
반복되는 실패와 안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페이스X는 "실패에서 배우는" 개발 기조를 유지하며 달·화성 탐사라는 궁극적 목표를 향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