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국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잇단 폭발과 그 잔해가 멕시코 북부 타마울리파스(Tamaulipas)주 해안에 떨어지면서, 양국 간 환경 외교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환경 오염이 확인됐다”며 국제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스페이스X는 “잔해는 유해하지 않다”며 정면 반박하고 있다.
“스타십 폭발 잔해, 멕시코 해안에 낙하…멕시코 정부 ‘환경 오염’ 공식 확인”
6월 18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진행된 스타십의 엔진 점화 시험 도중 대형 폭발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금속 파편, 탱크, 미세 플라스틱 등 다량의 잔해물이 국경을 넘어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해안 및 리오브라보(미국명 리오그란데) 강 일대에 광범위하게 낙하했다.
멕시코 환경단체와 과학자들은 “돌고래, 바다거북, 어류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해양생물 폐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잔해물에 의한 생태계 오염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6월 25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넘어온 특수 폐기물이 일부 지역을 오염시켰다는 사실을 공식 보고받았다”며 “국제법 틀 내에서 스페이스X를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환경당국은 현재 현장에 과학자, 생물학자, 기술자를 투입해 토양, 해수, 식생 등 오염 실태를 조사 중이다.
스페이스X ‘잔해는 무해’ 주장…회수 협력 요청, 책임 공방 격화
스페이스X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잔해는 화학적, 생물학적, 독성학적으로 위해 요소가 없다는 독립적 시험 결과가 있다”며 “멕시코 정부 및 현지 당국과 협력해 신속한 잔해 회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회사 측은 “잔해 회수 작업이 무단 침입자 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며 “멕시코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멕시코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실제 현장에서는 회사 로고가 새겨진 금속 파편, 미세 플라스틱, 연소 탱크 등 다양한 잔해가 해안과 강, 농지에 산재해 있다”며 “멸종위기종 산란지와 어업, 해상 운항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일부 환경단체는 “바다거북 산란지에 플라스틱 파편이 유입돼 부화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법 위반 여부 조사…미-멕시코 외교 갈등 비화 조짐
멕시코 정부는 이번 사안이 ‘국경을 넘는 환경오염(transboundary pollution)’에 해당하는지, 국제 환경·우주조약 위반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국제법 위반이 확인되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멕시코는 최근 구글 등 미국 빅테크와의 지리·환경 분쟁에서도 강경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최근 스페이스X의 연간 스타십 발사 횟수를 25회로 확대 승인했으나, 환경단체와 현지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 내에서도 스타베이스 인근 보호구역(조류, 바다거북, 멸종위기종 등) 훼손, 소음, 진동, 화재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환경·외교·우주산업 규제 논쟁…향후 전망?
이번 사태는 민간 우주기업의 국제적 환경책임, 국경을 넘는 우주활동 규제, 환경영향평가의 실효성 등 다양한 쟁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 사례는 향후 우주산업 규제 및 국제 환경협약 논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향후 모든 시험과 발사에서 안전구역을 유지하고, 멕시코 정부와 협력해 환경·안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멕시코 정부는 “오염 실태 조사와 법적 검토를 마치는 대로 국제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