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블랙록 CEO와 만나 투자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를 했다. 그렇다면 여러 나라에서 큰손 역할을 하고 있는 블랙록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지분가치는 얼마나 될까.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국내 상장사에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종목의 지분가치만 해도 이달 23일 기준 37조7000억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블랙록이 5% 넘는 지분을 보유한 주식 종목도 10곳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삼성전자에서만 25조원 넘는 주식평가액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블랙록은 국내 주요 4대 금융그룹 지주사 지분을 5% 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4일 발표한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국내 상장사에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종목에 대한 주식평가액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 조사 대상은 국내 상장사 중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종목 대상이고, 주식평가액은 이달 23일 종가(終價) 기준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5% 미만으로 주식을 보유한 종목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블랙록의 자회사 중 한 곳인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스(이하 블랙록)’ 등을 통해서 국내 상장사에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종목은 이달 23일 기준 10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종목군에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6.43%) ▲우리금융지주(6.07%) ▲KB금융(6.02%) ▲신한지주(5.99%)가 포함됐다. 국내 4대 금융그룹의 핵심 지배사인 지주사 지분을 5% 넘게 보유하며 국내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큰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 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전자(5.07%) ▲삼성SDI(5.01%) ▲삼성E&A(5%) 3개 종목에서 5%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네이버(6.05%) ▲POSCO홀딩스(5.2%) ▲코웨이(5.07%) 종목에서도 5%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록이 보유한 10개 종목의 9월 23일 종가 기준 합산 주식평가액만 해도 37조7692억원이 넘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는 같은 날 기록한 국내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 3332조원의 1.1% 수준이다.
10개 종목을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블랙록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특히 37조원이 넘는 주식평가액 중에서도 삼성전자에서 보유한 지분가치만 25조4431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블랙록은 삼성전자 주식을 3억39만1061주를 보유하고 있고, 이날 삼성전자의 종가 8만4700원으로 곱한 주식가치만 해도 25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같은 날 이재용 회장의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평가액 8조2509억원보다 3배 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이재용 회장을 포함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까지 합친 삼성 오너가(家)의 삼성전자 합산 주식평가액 24조5993억원보다 더 컸다.
블랙록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가 삼성 오너가보다 더 높을 정도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슈퍼 독수리’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주식평가액이 큰 종목으로는 ▲KB금융(2조8908억원) ▲네이버(2조2159억원) ▲신한지주(2조315억원) ▲하나금융지주(1조6393억원) ▲우리금융지주(1조1929억원) ▲POSCO홀딩스(1조1715억원) 순으로 조(兆) 단위 지분가치를 보였다. 이외 ▲삼성SDI(7232억원) ▲코웨이(3831억원) ▲삼성E&A(2775억원)도 지분가치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2022년 5월 말 당시 블랙록의 주식평가액은 29조8500억원 수준으로 다른 외국 투자사가 보유한 전체 지분가치의 50% 정도를 보유했을 정도로 상당했다”며 “블랙록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할 정도의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슈퍼 독수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주식시장에서는 최대주주 측 지분이 35%를 넘어야 경영권 등을 방어하는데 삼성전자는 20% 수준에 불과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블랙록을 우호 지분으로 지속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