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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이슈&논란] "부동산 재벌기업, 비상"…이재명, 기업 비업무용 부동산 ‘정조준’ 머니무브 본격 가속?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을 공개 지시하면서, 주택→농지에 이어 기업 부동산까지 겨냥한 ‘부동산 정상화 3단계’에 시동을 걸었다. 비생산적 자산에 묶인 기업 자금을 생산 영역으로 돌리겠다는 머니무브 전략의 정점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재계와 시장의 촉각이 곤두서는 분위기다.

 

국민경제자문회의서 튀어나온 ‘세 번째 화살’


이 대통령은 4월 9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를 한번 해보자”고 말했다. 그는 “주택 다음 단계는 농지, 그다음은 일반 부동산으로 확장해 나갈 텐데 오늘 얘기 나온 김에 점검을 해보자”며 정책 범위 확대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과거에 대대적인 규제를 한 일이 있지 않느냐, 지금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며 “기업들이 쓸데없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뭐 하러 그렇게 대규모로 가지고 있느냐”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 정책실에 관련 사안을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검토할 것을 주문, 구체적 입법·세제 대책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동산 투기를 앞으로는 할 수 없게, 부동산을 투기적으로 운영해 이익을 보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대한민국의 산업·경제 체제가 제대로 굴러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반(反)투기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우찬 위원 발언이 불씨…“현금부자·비업무용 토지 과다”


이번 발언은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인 김우찬 고려대 교수의 문제제기에서 촉발됐다. 김 위원은 회의에서 “많은 기업들이 아직도 현금 부자가 굉장히 많고, 비업무용 부동산도 굉장히 많이 갖고 있다”며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상장 회사의 돈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상장 회사로 들어가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과표구조와 자본배분의 효율성을 이유로 개인·기업의 유휴 자산을 연이어 겨냥해 온 흐름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은 ‘정책 방향을 확인해 달라’는 민간 측 신호에 대한 대통령의 공개 호응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즉석에서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언급한 것은 단순 논의 차원을 넘어 사실상 정책 설계 착수를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주택→농지→기업 토지…‘부동산 정상화 3단계’로 확장

 

이번 조치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머니무브·부동산 정상화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정부는 이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 종료하기로 하면서, 그간 유예에 기대 보류된 다주택 매물의 시장 출회를 유도해 왔다. 지난 2월에는 농사를 짓지 않는 방치 농지에 대해 매각 명령까지 검토하라고 지시하며 농지 투기 차단에 칼을 댔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등에서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반복적으로 강경 발언을 이어왔고, 이번에는 그 화살이 기업이 보유한 ‘토지·건물’로 향한 셈이다. 일부 매체는 “주택시장 중심이던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기업용 부동산 등 토지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도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강화된 종합부동산세·법인세상 불이익이 도입됐다가, 이후 정권 교체와 함께 완화된 전례가 있다. 이 대통령이 “과거에 비업무용 부동산을 대대적으로 규제한 일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역사적 경험’을 다시 소환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세제 어디까지 손댈까…현행 구조가 던지는 신호


전문가들은 현행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세부담 구조를 들어 이번 발언의 실질 타깃이 ‘보유세 강화’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는다. 보도에 따르면 비업무용 토지의 경우 공시지가가 45억원을 넘으면 법인 보유 토지분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을 합산한 실효 세율이 3% 수준에 이르며, 과세표준 산정 시 합산액에서 5억원을 공제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이 대통령이 “쓸 데 없이 가진 부동산에 부담을 안겨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비업무용 토지의 공제액 축소 또는 구간 조정, 비업무용 부동산에 한정한 추가 세율 인상, 업무용·비업무용 판정 기준 재조정 등이 패키지로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구체적 수치나 세율 조정 폭은 아직 정부 안으로 제시된 바 없어, 현 시점에서 “몇 %포인트 인상” 같은 식의 단정은 ‘근거 부족’ 상태다.

 

기업 재무와 시장에 미칠 파장


국내 기업이 보유한 토지·건물 비중은 업종별로 차이가 크지만, 제조·유통·금융업 등에서는 오랜 기간 축적된 자산이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왔다. KPMG가 2020년 국내 7개 은행의 보유 부동산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보유 부동산 수는 2016년 3224개에서 2020년 상반기 3050개로 소폭 감소했지만, 자산규모·가격상승을 감안하면 장부가와 시가 간 괴리는 여전히 큰 것으로 추정된다. 

 

상업·업무용 거래 시장 역시 완전히 위축된 상황은 아니다. 2026년 1월 서울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규모는 1조9127억원, 거래 건수는 135건으로 집계됐다. 전월(2조520억원·169건) 대비 거래규모는 6.8% 줄었지만, 3년간 침체 이후 1조원 후반대를 회복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세제 압박이 강해지면, 기업이 보유한 유휴 부동산 일부가 시장에 매물로 나와 단기적으로는 공급 확대·가격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반적 관측이다.

 

반대로 자본시장 관점에서는 ‘땅 부자, 현금 부자 기업’에 대한 재평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우찬 위원이 지적한 것처럼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상장사의 돈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상장사로 이동”하지 못하는 구조를 세제·공시·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손보겠다는 방향성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비업무용 자산 처분·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등 ‘자본 효율화’ 요구가 함께 강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또한 어디까지 제도화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정치·정책 리스크와 향후 변수


정치적으로는 ‘반(反)투기·친생산’ 프레임이 유권자에게 직관적으로 먹히지만, 재계 반발과 투자 위축 논란도 불가피하다. 조선일보·중앙일보 등 보수 성향 매체는 “기업 활동 위축” “또 다른 반기업 신호” 가능성을 경고하는 논조를 보이고 있고, 한겨레·경향신문 등은 머니무브와 경제구조 전환을 위한 “필요한 수술”에 가깝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정부는 “정책실에 검토를 지시한 단계”라고만 밝히고 있어, 구체적인 세율, 과세표준, 유예기간, 적용 대상 업종·규모 등에 관한 정보는 ‘근거 부족’ 상태다. 다만 이 대통령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동산 투기로 이익 보는 게 불가능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한 이상, 상징적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부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만큼은 정책 리스크로서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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