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9 (목)

  • 흐림동두천 10.8℃
  • 구름많음강릉 10.5℃
  • 서울 12.0℃
  • 대전 12.8℃
  • 흐림대구 14.7℃
  • 흐림울산 13.6℃
  • 광주 15.8℃
  • 부산 17.2℃
  • 흐림고창 15.3℃
  • 흐림제주 20.4℃
  • 흐림강화 10.8℃
  • 흐림보은 12.5℃
  • 흐림금산 13.5℃
  • 흐림강진군 15.8℃
  • 흐림경주시 14.2℃
  • 흐림거제 16.9℃
기상청 제공

경제·부동산

[The Numbers] ‘3조 블록딜’로 12조 상속세 종결…홍라희·삼성家, 5년짜리 족쇄 풀었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삼성 오너 일가를 5년간 옥죄었던 12조원대 상속세 부담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의 3조원대 삼성전자 블록딜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이어진 ‘세계 최대 규모 상속세 분납 드라마’가 마침표를 찍으면서, 시장의 시선은 이제 상속 부담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3조800억 규모 블록딜, 할인율 2.5%·지분 0.25% 이동


9일 금융투자업계와 전자공시에 따르면 홍라희 명예관장은 이날 정규장 개장 전 삼성전자 보유 지분 1500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매각 단가는 전 거래일 종가 21만500원 대비 약 2.5% 할인된 20만5237원으로, 총 매각 금액은 약 3조786억~3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발행주식의 약 0.25% 규모로, 이번 거래 이후 홍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49%에서 1.24%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번 블록딜은 전날 장 마감 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북빌딩)을 진행해 할인율과 물량을 확정하는 전형적인 IB 구조로 진행됐다. IB 업계에선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대규모 현금 재원을 한 번에 확보하기 위한 ‘정공법’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1500만주라는 적지 않은 물량이 장내가 아닌 시간 외에서 소화되면서, 단기 매도 오버행 우려가 분산됐다는 점도 시장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12조원 상속세, 연 2조씩 6회에 나눠 낸 ‘세계급’ 분납 구조

 

삼성 일가의 상속세 논란은 2020년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 직후부터 시작됐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주식 등 상속재산을 평가한 결과, 상속인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주식분만 11조400억원으로 추산됐고, 전체 상속세 규모는 12조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정됐다. 이는 당시 국내 전체 상속세 납부액(약 3조1500억원)의 4배에 육박하는 규모로, ‘단일 가족 기준 세계 최대 상속세’라는 수식어를 낳았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5년간 세 부담을 나눠 내는 방식을 택했다. 구조는 명확했다. 상속세 확정 후 처음 신고·납부 시 전체 세액의 6분의 1을 먼저 납부하고, 이후 최대 5년간(총 6회) 매년 4월 말께 나머지를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 삼성 일가는 2021년부터 매년 약 2조원 안팎의 상속세를 분납해 왔고, 2026년 4월 6차 납부를 끝으로 총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완납하는 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홍라희 명예관장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약 3조10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상속세의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 지분에 기초해 부담해야 했던 만큼, 홍 명예관장의 잇단 지분 매각은 사실상 ‘상속세 분납 로드맵’에 맞춘 재원 마련 수순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세 차례에 걸친 삼성전자 지분 매각…주가 상승이 만든 역설


홍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3월과 2024년 1월 그는 각각 약 0.3% 안팎의 삼성전자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해 1조3720억원, 1조4052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에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신한은행과의 ‘유가증권 처분 신탁계약’이 공시되면서,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를 6월 말까지 시장 상황에 따라 처분할 수 있는 사전 포석이 깔렸다.

 

흥미로운 지점은 주가 레벨이다. 1월 신탁계약 체결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10만원대 초반 수준에 머물러 있어, 당시 기준으로 1500만주 처분 시 예상 매각대금은 약 2조800억~2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인공지능(AI) 서버용 HBM 수요 확대가 겹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20만원대를 돌파했고, 이번 블록딜 단가는 20만5237원으로 결정됐다. 그 결과 동일한 1500만주 매각에도 실제 확보한 현금은 약 3조원 안팎으로 불어났다.

 

이 역설적인 구조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상속세 재원 마련에 오히려 ‘레버리지 효과’를 제공했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애초 연부연납 기간 내 상속세 전액을 충당하기 위해선 더 많은 주식을 처분해야 했지만,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올라주면서 필요한 매각 물량은 지분 0.25% 수준에 그친 셈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 희석을 최소화한 사례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삼성家 전체 상속세 완납 임박…오버행 해소·지배구조 시나리오 주목

 

홍라희 명예관장의 블록딜로 촉발된 현금 확보는 삼성 오너 일가 전체의 상속세 납부 마무리 국면과 맞물려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고문 등 자녀들 역시 그간 삼성전자·삼성물산 등 보유 지분 매각과 금융권 대출을 통해 분납 재원을 조달해 왔다. 이번 4월 6차 분납분 납부를 끝으로 삼성 일가는 총 12조원 규모 상속세의 법적 납부 의무를 모두 이행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블록딜을 상속 부담의 ‘종결 선언’이자, 삼성전자 주가를 짓눌러온 오너 일가 매물(오버행) 우려를 상당 부분 덜어내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추가 지분 매각이 언제, 얼마나 나올지”가 삼성전자 투자 판단의 변수로 작용해 왔다. 상속세 완납이 가시화되면서, 향후 삼성전자 주가의 핵심 변수는 반도체 시황·AI 투자 전략·주주환원 정책 등 펀더멘털 요인으로 재정렬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일각에선 상속세 족쇄에서 벗어난 삼성 오너 일가가 인공지능,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축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상속세 완납이 이뤄지면 지배구조 재편과 주주환원 확대, 해외 M&A 등 장기 패키지 전략이 보다 유연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IB 업계의 평가를 전했다. 

 

‘세금 12조’가 남긴 것…초대형 상속세와 시장 간의 긴장


삼성가의 상속세 납부 과정은 단일 기업집단에 부과된 초대형 세금이 어떻게 자본시장과 교차하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례로 남게 됐다. 한편으론 “고액 상속세로 인한 지배력 약화와 대규모 블록딜은 기업 경쟁력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다른 한편으론 “초대형 상속에 합당한 과세와 투명한 재산 승계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분명한 것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이어진 12조원 상속세 분납과 그에 따른 수차례의 블록딜이 삼성전자 주가와 투자심리에 적지 않은 변동성을 야기했다는 점이다. 이제 상속세 완납이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향후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전반을 둘러싼 논의의 초점은 ‘세금’에서 ‘성장 전략과 지배구조의 방향성’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62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슈&논란] "부동산 재벌기업, 비상"…이재명, 기업 비업무용 부동산 ‘정조준’ 머니무브 본격 가속?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을 공개 지시하면서, 주택→농지에 이어 기업 부동산까지 겨냥한 ‘부동산 정상화 3단계’에 시동을 걸었다. 비생산적 자산에 묶인 기업 자금을 생산 영역으로 돌리겠다는 머니무브 전략의 정점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재계와 시장의 촉각이 곤두서는 분위기다. 국민경제자문회의서 튀어나온 ‘세 번째 화살’ 이 대통령은 4월 9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를 한번 해보자”고 말했다. 그는 “주택 다음 단계는 농지, 그다음은 일반 부동산으로 확장해 나갈 텐데 오늘 얘기 나온 김에 점검을 해보자”며 정책 범위 확대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과거에 대대적인 규제를 한 일이 있지 않느냐, 지금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며 “기업들이 쓸데없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뭐 하러 그렇게 대규모로 가지고 있느냐”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 정책실에 관련 사안을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검토할 것을 주문, 구체적 입법·세

[The Numbers] 페퍼저축은행, 영업손실 648억·순손실 554억 '2년연속 적자' 늪…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287건 소송·부실채권 리스크 '산적'에 경영진 보수 47억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페퍼저축은행(대표이사 장 매튜 하돈)이 2025년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섰으나, 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대규모 손실과 급증하는 법적 소송 등 리스크 요인이 산적해 있어 경영 정상화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4월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페퍼저축은행의 2025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의 2025년 영업수익은 2,384억원으로 전년(3,115억원) 대비 2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648억원을 기록해 전년(1,223억원) 대비 적자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대규모 손실을 이어갔다. 당기순손실 역시 555억원으로 전년(961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은 부실채권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이다. 페퍼저축은행은 당기 중 3,309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제3자에게 매각했으며, 이 과정에서 726억원의 처분손실을 인식했다. 대출채권 총액은 1조 8,272억원으로 전년(2조 2,801억원) 대비 19.9% 감소하며 외형 축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실적 악화에 직

[The Numbers] 주식담보비중 100% 오너일가…조원태·황서림·정창덕·정다나·정창욱·정창준·정창윤·정경선·박준경·권혁운·최창근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대기업집단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 가운데 25%가 담보로 잡혀 있고, 그 가치가 4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주식 전액을 담보로 잡힌 오너일가도 15명이나 된다. 주식 가치 기준으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약 4000억원 규모의 보유 주식 전부를 담보로 제공해 가장 컸다. 그룹별로는 오너일가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담보로 제공한 기업집단이 10곳에 달했다. 4월 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오너가 있는 81개 그룹 가운데 오너일가가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65개 그룹을 조사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이들 오너일가의 주식 담보 비중(담보대출·납세담보·질권설정 포함)은 24.4%로 나타났다. 주식 가치로는 42조8228억원 규모이고, 이들이 받은 대출금은 8조4034억원이다. 오너일가 가운데 보유 주식 100%를 담보로 제공한 이는 15명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이신영씨(최창근 명예회장 부인) ▲조희주씨(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자녀) ▲황서림씨(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부인) ▲정창덕·다나씨(정지선 회장 자녀) ▲정

[The Numbers] 라이나생명, 영업이익 26% 급감에도 美 본사에 3000억 '배당 잔치'… 자본유출 논란 '도마 위'·법적소송 29건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라이나생명보험(대표이사 조지은)이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20% 이상 급감하는 등 뚜렷한 실적 악화와 수익성 경고등이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지배기업인 처브(Chubb) 그룹에 전년 대비 150% 폭증한 3,000억원의 천문학적인 현금 배당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배당률이 무려 631%에 달해 '국부 유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광고비 등 판관비 지출은 1조원을 돌파하며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유배당 보험계약의 구조적 역마진 리스크와 29건에 달하는 법적 소송까지 겹치면서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경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월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라이나생명보험의 2025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2025년 보험서비스수익(매출)은 2조4,957억원으로 전년(2조4,243억원) 대비 2.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형 성장은 이뤘으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4,502억원을 기록해 전년 6,073억원 대비 25.9%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564억원으로 전년(4,643억원) 대비 23.2%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랭킹연구소] 한국 기업 매출 순위 TOP10…삼성전자>한국전력>SK하이닉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한국가스공사>에쓰오일>삼성생명>LG전자 順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지난해 국내 1000대 상장사의 개별(별도) 기준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처음 1000조원대에 진입한 이후 17년 만의 일이다. 작년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원 넘는 곳은 255곳으로, 2022년(258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재작년 대비 작년 1000대 기업의 매출은 5% 정도 증가했는데, 1년 새 매출이 오른 기업은 600곳을 웃돌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이 238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연결 기준 매출도 동시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별도 기준으로 지난 2002년부터 매출 1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24년 연속으로 선두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996년~2025년 사이 30년간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 현황 분석’ 결과를 4월 6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국내 상장사 중 매출 기준 상위 1000곳(금융업·지주사 포함)에 포함되는 기업이다. 매출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 중 개별(별도) 재무제표 금액 기준으로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