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의 미국 내 로비 금액이 최근 4년 새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대선 정국인 지난해는 로비 금액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 대비, 미국 산업 정책 대응, 대미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 내 로비 금액이 가장 많았던 그룹은 삼성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간접지출(INCOME) 256만 달러, 직접지출(EXPENSES) 606만 달러 등 총 862만 달러를 사용했다. 이어 ▲SK(708만 달러) ▲한화(605만 달러) ▲현대자동차(478만 달러) ▲쿠팡(331만 달러) 순으로 조사됐다.
2020년과 비교해 지난해 로비 금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한화로 나타났다. 한화의 로비 금액은 2020년 45만 달러에서 지난해 605만 달러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한화큐셀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로비 활동이 증가하면서 로비 금액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10월 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2020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미국 상원 로비 공개(United States Senate Lobbying Disclosure)에 제출된 로비 보고서(LDA Reports)를 조사한 결과, 조사기간 내 보고서를 제출한 한국 및 미국 소재 법인은 52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지난해 로비 금액은 총 3532만 달러, 보고서는 총 288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553만 달러 대비 1979만 달러(127.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제출된 보고서도 127건에서 288건으로 161건(126.8%) 늘었다. 로비 활동(Lobbying)은 이익 단체의 의견이나 요구를 정부나 의회에 전달하는 합법적 활동으로, 이와 관련된 접촉 및 활동 내역은 LDA(Lobbying Disclosure Act) 사이트에 보고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의 미국 내 로비 금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1553만 달러였던 로비 금액은 ▲2021년 2161만 달러 ▲2022년 2380만 달러 ▲2023년 2492만 달러 ▲2024년 3532만 달러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1966만 달러로, 전년 동기(1747만 달러) 대비 219만 달러(12.6%) 증가했다.
미국 내 로비 보고서도 2020년 127건에서 ▲2021년 160건 ▲2022년 185건 ▲2023년 222건 ▲2024년 288건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161건이 제출됐다.
로비 금액과 로비 보고서 제출 건수는 2024년 크게 늘었다. 2023년 2492만 달러였던 로비 금액은 2024년 3532만 달러로 1040만 달러(41.8%) 늘었고, 보고서 제출 건수도 222건에서 288건으로 66건(29.7%) 증가했다. 이는 미국 대선 시기와 맞물려 새 정부 출범 및 정치 리스크 대비, 미국 산업 정책 대응, 대미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로비 금액을 가장 많이 지출한 그룹은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해 간접지출(INCOME) 256만 달러, 직접지출(EXPENSES) 606만 달러 등 총 862만 달러를 사용했다. 현지 로비스트 및 법인을 통해 지출된 금액보다 직접적으로 지출한 비용이 더 높았다.
삼성에 포함된 법인은 ▲삼성전자 ▲Samsung Electronics America ▲Samsung SDI America ▲Samsung Semiconductor ▲eMagin 등이다.
삼성에 이은 로비 금액 상위 2위에는 SK그룹이 이름을 올렸다. SK는 간접지출 179만 달러, 직접지출 529만 달러로 총 708만 달러를 미국 로비 금액으로 지출했다. SK 법인은 ▲SK Americas ▲SK hynix America 등이다.
3위는 간접지출 214만 달러, 직접지출 391만 달러 등 총 605만 달러를 사용한 한화그룹이다. 한화 법인에는 ▲한화솔루션 ▲Hanwha Q CELLS America ▲Hanwha Philly Shipyard가 해당된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478만 달러로 4위에 올랐고 이어 ▲쿠팡 331만 달러 ▲LG 134만 달러 ▲영풍 100만 달러 ▲포스코 96만 달러 ▲한국무역협회 49만 달러 ▲CJ 40만 달러 순으로 로비 금액 지출액이 많았다.
로비 금액으로 지난해 100만 달러 이상 사용한 곳은 ▲삼성 ▲SK ▲한화 ▲현대차 ▲쿠팡 ▲LG ▲영풍 등 7곳이다.
최근 4년 새 로비 금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한화그룹이다. 한화는 2020년 45만 달러에 불과했던 로비 금액이 2024년 605만 달러로 560만 달러(1244.4%)나 급증했다. ‘한화큐셀’ 중심의 직접적인 로비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로비 지출 금액 역시 덩달아 늘어난 영향이다.
한화큐셀은 2023년 1월, 미국 조지아 대규모 투자(태양광 공장 증설) 발표 이후 사업 확장을 위해 세액공제와 정부의 지원금 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필리조선소도 지난해 12월 인수 이후 미국 내 로비 활동을 시작한 상태다.
삼성도 2020년 504만 달러에서 2024년 862만 달러로 358만 달러(71.0%) 늘며 두 번째로 높은 증가액을 보였다. 삼성은 2022년 이후 로비 금액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11월, 텍사스 테일러시 17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를 발표했고, 삼성SDI도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 등 미국 내 대규모 반도체 및 배터리 투자와 관련된 보조금, 세제혜택 및 규제 대응을 위해 로비 필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로비 금액 역시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쿠팡(331만 달러), ▲현대차(206만 달러, 75.7%↑) ▲SK(197만 달러, 38.7%↑) 순으로 증가액이 컸다. 쿠팡은 2020년 로비 지출 금액이 전무했으나, 2021년 3분기부터 로비 활동을 개시한 후, 2024년 331만 달러로 확대됐다. 현대차는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와 관련,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규정 완화·유예, 기업투자 인센티브 확보를 위한 로비 활동이 증가했다.
지난해 로비 주체 개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한 곳은 Samsung Electronics America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지난해 로비 지출에만 간접지출(INCOME) 105만 달러, 직접지출(EXPENSES) 545만 달러 등 총 650만 달러를 썼다.
이어 ▲HANWHA Q CELLS AMERICA 586만 달러 ▲SK AMERICAS 585만 달러 ▲COUPANG 331만 달러 ▲현대자동차 197만 달러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SK Americas는 2022년 SK그룹 미국 대규모 투자 발표 이후 핵심 산업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로비 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그룹별 전체 기간 누적 로비 금액은 삼성이 3964만 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SK(3598만 달러) ▲현대차(2357만 달러) ▲한화(1298만 달러) ▲쿠팡(799만 달러) ▲LG(668만 달러) ▲포스코(473만 달러) ▲영풍(175만 달러) ▲CJ(162만 달러) ▲한국무역협회(109만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 내 제출 된 보고서 내역 중 상위 로비코드 1위는 TRD(무역_국내 및 해외)로 총 667건에 달했다. 이어 ▲MAN(제조업) 215건 ▲BUD(예산‧세출) 190건 ▲TAX(세제·국세 규정) 177건 ▲AUT(자동차 산업) 170건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