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국내 500대 기업 본사 10곳 중 8곳은 서울·인천·경기에 본사가 밀집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세종·충북·전북·강원·제주는 1% 미만에 그쳤고, 대한민국 제조업의 메카로 불리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도 1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 집권 이후 국내 1위 해운사 HMM의 부산 이전 등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본사 소재지의 수도권 집중은 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국내 500대 기업의 본사 소재지를 조사한 결과 284곳(56.8%)이 서울에 본사를 뒀다. 이어 인천·경기 101곳(20.2%), 부산·울산·경남 46곳(9.2%), 대구·경북 23곳(4.6%), 대전·충남 21곳(4.2%), 광주·전남 14곳(2.8%)이었다. 충북은 4곳(0.8%), 제주 3곳(0.6%), 전북 2곳(0.4%)이었고, 세종과 강원은 1곳(0.2%)에 불과했다.
권역별로 보면, 서울과 인천·경기에만 500대 기업 본사 385곳(77%)가 자리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현대자동차, 기아, LG전자, 한국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서울교통공사, 하나은행, 현대모비스, 한화, KB국민은행, LG화학, GS칼텍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중공업, KT, 다우기술, NAVER, 삼성전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현대제철, 한국GM, SK인천석유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HD현대인프라코어, 셀트리온, 경신,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다.
서울 지역 284곳 중에서는 중구가 65곳(22.9%)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46곳, 16.2%), 종로(42곳, 14.8%), 영등포(40곳, 14.1%), 서초(25곳, 8.8%)가 ‘톱5’에 들었다. 이어 송파 13곳(4.6%), 용산 11곳(3.9%), 강서 10곳(3.5%), 마포 9곳(3.2%), 강동 6곳(2.1%), 성동 5곳(1.8%), 서대문 5곳(1.8%), 구로 3곳(1.1%), 동작 2곳(0.7%), 금천 1곳(0.4%), 성북 1곳(0.4%) 순으로 많았다.
이를 업종별로 분류하면, 유통이 33곳(11.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험 28곳(9.9%), 석유화학·건설 및 건자재·서비스 각각 22곳(7.7%), 증권 20곳(7.0%), 식음료 19곳(6.7%), 생활용품 18곳(6.3%), 운송·여신금융 각각 16곳(5.6%), 자동차 및 부품·은행 각각 12곳(4.2%), IT전기전자·철강 8곳(2.8%) 순이다.
인천·경기 내 500대 기업 본사 101곳 중에서는 26곳(25.7%)이 성남에 둥지를 틀었다. 이어 인천 17곳(16.8%), 용인 9곳(8.9%), 화성 9곳(8.9%), 수원 7곳(6.9%), 안양 7곳(6.9%), 평택 4곳(4.0%) 순이다. 시흥·안산은 각각 3곳(3.0%)이었고, 이천·광명·과천·군포·부천은 각각 2곳(2.0%), 고양·파주·안성·하남·남양주·동두천은 각각 1곳(1.0%)이었다.
부산·울산·경남 권역에는 46곳이 본사를 뒀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남부발전, 부산은행, 성우하이텍, 르노코리아, 창신INC, 아이엠증권, HJ중공업, HD현대중공업, 엘에스엠앤엠, KG케미칼, 한국동서발전, HD현대미포, 한국석유공사, 한화임팩트, 디와이덕양, 두산에너빌리티, 한국토지주택공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국남동발전, 넥센타이어, 경남은행 등이 대표적 기업이다.
대구·경북 권역에는 한국가스공사, 에스엘, 아이엠뱅크, 엘앤에프, 삼보모터스, 티웨이항공, 대동, 포스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도로공사, 포스코이앤씨, 포스코퓨처엠, 노벨리스코리아, 한화시스템, POSCO홀딩스 등 23곳이 본사를 두고 있다.
대전·충남 권역에는 한온시스템, 한국철도공사, KT&G, 한국수자원공사, 계룡건설산업, LX세미콘, 우리금융캐피탈, HD현대오일뱅크, 현대트랜시스, 한화토탈에너지스, HD현대케미칼,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코웨이, 세메스 등 21곳이 있다.
광주·전남 권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500대 기업은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금호타이어, 우미건설, 광주은행, 한국전력공사, HD현대삼호,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바스프, 백제약품, 포스코플로우, 제일건설, 금호건설, 금호피앤비화학, 한전KPS 등 14곳이다.
이어 충북에는 현대엘리베이터, 에코프로비엠, 풀무원식품, 삼동 등 4개사, 제주에는 카카오, 제주항공, 네오플 등 3개사, 전북은 동우화인켐, 전북은행 등 2개사가 본사를 뒀다. 세종과 강원은 각각 1곳에 불과했으며, 한화에너지와 강원랜드가 그 주인공들이다.
공기업 본사의 경우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및 혁신도시 정책에 따라 서울 외 지역 비중이 높았다. 500대 기업에 속한 22개 공기업 중 17곳이 서울·인천·경기 이외의 권역에 위치했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석유공사 6곳은 부산·울산·경남에 본사가 있다.
한국중부발전, 한국철도공사, 한국서부발전, 한국수자원공사 4곳은 대전·충남, 지역난방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3곳은 인천·경기에 본사를 두고 있다.
광주·전남에는 한국전력공사, 한전KPS, 한국농어촌공사 3곳이 본사를 두고 있고,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도로공사 3곳은 대구·경북에 본사가 있다. 예금보험공사와 서울교통공사는 본사가 서울에 있고, 강원도에는 강원랜드 1곳이 터전을 잡고 있다.
조원만 CEO스코어 대표는 “기업 본사가 소재한 지자체는 조세수입(지방세),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경제적인 효과가 막대하다”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방소멸 문제가 국가적 중대 화두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다시금 확인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