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30 (토)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빅테크

‘SDR42E1 유전자’ 新치료 지평…암세포 53% 사멸·비타민 D 대사 조절의 핵심열쇠 발견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전 세계 인구 약 10억명이 비타민 D 결핍을 겪고 있고, 매년 약 190만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대장암의 치료가 한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 유전자의 발견이 의학계에 중대한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다수의 국제연구 결과에 따르면, SDR42E1이라는 유전자가 비타민 D의 흡수와 대사, 그리고 암세포 생존과 직결된 핵심 인자로 밝혀졌다. 특히 이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암세포의 생존율을 절반 이상 감소시키는 결과가 도출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Science Daily, Medical Dialogues 등의 매체들이 보도했다.

 

SDR42E1: 비타민 D 흡수를 좌우하는 숨은 조력자


SDR42E1(SDR family member 42E1)은 단쇄 탈수소효소/환원효소(SDR) 초과가족 유전자로 분류되며, 주로 장에서 비타민 D의 흡수를 돕고, 활성형인 칼시트리올(calcitriol)로의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美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가 제공하는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SDR42E1은 인간의 여러 조직에서 발현되며 특히 점막 조직과 소화관에서 높은 발현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CRI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한 최신 연구(Frontiers in Endocrinology, 2025년 6월호)에서는 이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통해 비활성화될 경우, 비정상적이고 불완전한 단백질이 생성되어 비타민 D의 대사 경로 전체가 마비되는 것으로 입증됐다. 이는 일부 인구가 충분한 햇빛 노출이나 보충제를 섭취하고도 여전히 심각한 비타민 D 결핍을 겪는 생리학적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다.

 

진화적으로도 ‘핵심 유전자’…선충부터 초파리까지 보존


흥미로운 점은 SDR42E1 유전자가 유인원부터 선충(Caenorhabditis elegans),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 등 다양한 생물종에 걸쳐 진화적으로 강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SDR42E1이 단순한 인간 유전자에 그치지 않고, 생명체 전반의 스테롤 대사 및 피부 내 비타민 D 합성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관련된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연구(PMC11387231)에 따르면, SDR42E1 단백질은 비타민 D₃, 7-데하이드로콜레스테롤, 8-데하이드로콜레스테롤 등과 강한 결합 친화성을 보이며 피부 내 합성 경로에서도 중요한 보조 인자로 작용한다.

 

암세포 생존율 53% 급감…정밀 종양치료의 신호탄


이번 연구의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SDR42E1을 비활성화했을 때 대장암 세포(HCT116 라인) 생존율이 53%까지 감소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CRISPR/Cas9 기법으로 SDR42E1 유전자를 제거한 뒤, 단백질체 및 전사체 분석을 수행했고, 그 결과 무려 4,600개 이상의 유전자에서 발현 변화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주요 유전자 변화를 살펴보면, LRP1B, ABCC2 발현은 증가했으며 WNT16, SLC7A5 발현은 감소했다. 이는 세포 성장과 대사에 핵심적인 경로들이 SDR42E1에 의해 조절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특히 암세포 대사에서 관여하는 알돌레이즈 A(ALDOA) 단백질의 발현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도 확인됐는데, 이 단백질은 포도당 대사와 암세포 에너지 생성에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한편, SDR42E1을 다시 인위적으로 과발현시켰을 경우 이 효과는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고, 이는 세포 생존력을 회복시키는 반응성 역전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Frontiers in Endocrinology, doi:10.3389/fendo.2025.1585859).

 

치료에서 응용까지의 과제…그러나 분명한 '전략 타깃'


이같은 SDR42E1의 선택적 효과는 향후 정밀 치료전략(precision oncology)에서 ‘건강한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사멸시키는 맞춤형 치료법’의 중요한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단, 아직은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고, 인간 대상 임상시험과 독성평가, 장기 안정성 평가 등의 후속 작업이 필수적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유전자 기반 정밀 치료법의 성공 가능성은 질병의 유전자 의존도(Gene Dependency)가 높을수록 확실히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SDR42E1처럼 특정 질환(대장암)과 밀접하게 연관된 유전자는 임상 성공률이 기존의 화학 항암제보다 최대 2.3배 더 높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Nature Reviews Drug Discovery, 2024년 9월호).

 

전문가 “비타민 D 문제를 품은 암의 새로운 키를 찾았다”


서울아산병원 면역내과 오진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유전자 기능 발견을 넘어서, 고질적인 비타민 D 결핍 문제와 암의 생물학적 의존성을 동시에 풀어나갈 열쇠 역할을 한다”며 “특히 기존 약물에 내성을 보였던 대장암 환자에게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SDR42E1 유전자는 자칫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생체 내 대사와 암발생, 면역 조절에 걸쳐 있는 생명유지 조절자의 정점에 가까운 유전자다. 향후 이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 약물이나 유전자치료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면, 암은 물론 루푸스, 크론병 등 자가면역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2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트럼프 디지털세 관세 으름장 뒤엔 저커버그”…백악관 비공개 회동 전격 보도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기업에 부과되는 디지털세를 도입하는 국가에 대해 대규모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한 배경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의 비공개 백악관 회동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블룸버그, 로이터, 뉴욕포스트, 야후파이낸스 등 주요 해외 언론은 2025년 8월 2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저커버그가 지난 주 백악관을 방문해 디지털 서비스 세금 도입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해당 국가에 대해 경제 제재성 관세를 내리겠다는 강경 입장을 발표했다. 디지털세는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국가들이 IT 글로벌 기업들이 특정 국가에서 발생시키는 매출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구글, 메타, 애플,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주요 대상이다. 메타는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어 디지털세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블룸버그는 저커버그와 트럼프가 회동에서 유럽연합(EU)의 과도한 규제 문제, 디지털세 문제, 미국 내 AI 기술 투자 및 메타의 루이지애나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했다.

[CEO혜윰] 280조원 기부한 빌 게이츠 “전용기 타고, 좋은 집 살고 돈도 꽤 쓴다” 솔직 고백…“호기심이 인생 키워드”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이자 세계 최대 자선단체인 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약 280조원(2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신의 재산을 2045년까지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철학과 함께 솔직한 일상 이야기를 전했다. 2025년 8월 27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출연에서 그는 “사실 꽤 많은 돈을 쓴다”며 “매우 좋은 집에 살고, 큰 정원도 있으며 전용기를 타고 여행을 다닌다”고 밝혔다.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세계 여러 곳을 다닐 수 있게 된 점에 감사함을 표했다. 빌 게이츠는 재산의 99%, 즉 약 280조원을 기부하는 계획에 대해 “아이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자기 힘으로 경제적 성공을 이루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은 재산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고, 수년간 ‘아이들이 왜 죽을까’, ‘우리는 잘 대응하고 있는가’ 같은 질문을 던지며 긴 시간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그의 기부철학은 부모의 교육 영향과 ‘더 많이 받은 만큼 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어머니의 조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일상에서는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자주 즐기고, 주기적으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