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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AI 기술로 16종의 박테리아 살상 바이러스 만들다…치료 혁신과 안전 우려 '공존'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미국 스탠포드 대학과 비영리 연구기관 아크 연구소 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능성 박테리아 살상 바이러스 16종을 성공적으로 설계 및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9월 18일(현지시간) 스탠포드대·아크 연구소 발표, MIT Technology Review, Newsweek, Genetic Engineering & Biotechnology News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박테리오파지라는 박테리아 감염 바이러스의 전체 유전체(genome)를 AI가 ‘생성적 설계’한 최초 사례로 평가받으며, 향후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치료에 혁신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기술이 유전체 설계 역량의 민주화를 가속화하면서 잠재적 생물안전 문제에 대한 경고도 커지고 있다. 즉 이번 성과는 치료적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과 가능한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AI가 설계한 완전 유전체 바이러스 16종 실험실 검증


아크 연구소 브라이언 히 연구팀은 Evo 1, Evo 2라는 AI 모델을 활용해 약 200만종에 달하는 박테리오파지 유전체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대장균을 감염시키는 단순 바이러스 phiX174(11개 유전자, 약 5000 뉴클레오티드)의 변이체 302종을 AI가 설계했다.

 

실험실에서 화학 합성 후 박테리아 감염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이 중 16종이 성공적으로 바이러스 기능을 수행하며 대장균을 사멸시켰다. 일부 AI 바이러스는 자연산 phiX174보다 감염 효율이 뛰어나기도 했다. 연구 책임자 히는 “박테리아가 죽은 원형 플레이트를 보고 AI가 만든 바이러스가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안전성 및 생물보안 우려도 제기돼

 

이번 연구는 인간 감염 바이러스를 훈련 데이터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했지만, J. 크레이그 벤터 전 합성생물학 선구자는 “특히 무작위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바이러스 증강 연구에 대해서는 극도의 신중함이 필요하다”며 기술 오용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AI 기반 바이러스 설계 기술이 더 위험한 병원체에 악용될 위험과 함께, 생물테러 등에 노출될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윤리적 대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항생제 내성 극복 위한 치료 가능성 확인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박테리오파지(바이러스)를 활용한 치료법이 재부각되고 있다. WHO는 2050년까지 항생제 내성으로 연간 사망자가 100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신약 개발은 여러 이유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번 AI 설계 바이러스 연구는 내성 박테리아 감염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파지 치료제 개발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AI로 만든 16종 바이러스 칵테일은 세 종류의 대장균 내성도 빠르게 극복하며 치료 역량을 시사했다.

 

미래 과제와 전망

 

뉴욕대 생물학자 제프 보에크는 “AI가 ‘새롭고 짧은 유전자’, ‘다양한 유전자 배열’까지 설계해낸 것은 AI가 만든 생명체 개발로 가는 눈에 띄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바이러스보다 훨씬 복잡한 박테리아나 진핵생물 등 더 큰 유전체 설계와 기능 구현은 현 기술로는 크게 먼 미래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AI가 설계한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안전성, 환경 확산 방지, 윤리적 규제 마련 등 사회적 수용성을 위협하는 요소들에 대한 철저한 대응과 국제 협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AI와 합성생물학의 융합이 단순 생명체 영역에서도 돌파구를 연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향후 정밀 의약품과 맞춤형 미생물 치료제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지만, 동시에 기술의 오남용과 바이러스 설계의 예측 불가능성에 따른 글로벌 보안 문제도 명확히 인지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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