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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동물의 동면 능력, 인간 유전자 속에도 있다"…비만·당뇨·알츠하이머 치료열쇠 될까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곰·다람쥐 등 동면 동물에서만 특별하게 진화한 DNA가 인간에게도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타대학교 연구진이 2025년 7월 31일 자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두 편의 논문에서, 인간의 DNA에 동물의 동면(super-hibernation) 능력과 유사한 유전적 조절영역이 숨겨져 있음을 밝혀 전 세계 의료계와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발견은 당뇨병과 알츠하이머 같은 난치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크다.

 

동면 유전자, 인간의 ‘FTO 좌’ 근처에서 발견


연구진은 조절 서열에 주목했다. 체지방과 비만에 가장 강력한 유전적 영향력을 미치는 “FTO(fat mass and obesity) 유전자좌” 인근에서, 곰·다람쥐 등 동면 동물에서만 특별하게 진화한 DNA 영역을 집요하게 추적했다.

 

동면 동물은 겨울 전 엄청난 체중 증가와 함께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대사 속도와 체온을 극도로 낮추지만, 봄에는 이 모든 현상이 무사히 되돌아온다. 이는 인간 등에 치명적인 질병 메커니즘(비만-당뇨-치매)과 놀랄 만큼 유사한데, 동면 동물은 유전체의 스위치만 잘 조절해 대사·신경계를 손상 없이 조정하는 셈이다.

 

특히, 곰이 겨울철에 체중이 2배로 늘어도 혈당·인지기능에 손상이 없다는 데서 영감을 받은 연구진은, 야생 동물, 인간 등 60여 가지 포유류 군의 게놈을 비교해 동면 동물에서만 급격히 변화한 DNA 서열을 찾아냈다.

 

이들은 인간에서도 ‘잠재’ 상태로 존재하며, 정상대사 ‘잠금장치’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오케스트라’: 조절 서열 하나로 수백 개 유전자 동시 제어


흥미롭게도, 동면 기능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대다수는 기존의 ‘유전자’ 자체가 아니라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인접 유전자들의 활성을 조율하는 ‘비암호화(Noncoding) 조절 요소’임이 드러났다.

 

연구진이 생쥐 모델에 동면 동물 특이적 조절 서열 중 하나를 변형하자, 동면 유사 상태에서 체중, 대사율, 체온 및 행동 등이 수백 유전자 단위로 한꺼번에 변화했다. 이 조절 서열의 변형 또는 '깨뜨리기'만으로도 극적 대사 전환이 유도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사-신경계 질병 ‘인간에 적용’ 청신호…실제 치료제 타깃 등장

 

연구진의 제1저자인 수잔 슈타인반트는 “작고 눈에 띄지 않는 DNA 영역 하나를 제거하면 수백 개 유전자에 영향을 주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인간에도 이미 유전적 토대가 있으니, 남은 것은 이 동면 스위치들을 제어할 정확한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동면 동물의 유전자 조절 메커니즘을 인간에 적용할 경우 제2형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수명연장 및 신경보호 등의 혁신적 기전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이 FTO 유전자 좌 인근의 ‘유전적 제어 스위치’를 의약적·유전적 방법으로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으면, 대사건강과 뇌기능 모두에서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할 수 있다.

 

신약 개발 스타트업 'Primordial AI'…시장화 속도


유타대 크리스 그레그 교수(논문 시니어 저자)는 "이러한 동면-대사 조절 아키텍처를 완전히 해독하는 것이 노화질병 치료의 새로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생명공학 스타트업 ‘Primordial AI’(프라이모디얼AI)를 창업, 인공지능을 이용해 동면 동물 유전체의 조절 스위치를 모방하는 신약(대사조절제) 개발에 돌입했다. 이 방식은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Ozempic) 계열로 대표되는 기존 대사조절제와 차별화된 혁신기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치로 본 최근 연구 동향

 

최근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 등)와 같은 GLP-1 유사체가 3년간 제2형 당뇨 환자에서 알츠하이머병 진단 위험을 기존 치료제 대비 40~70% 낮췄다는 미국 100만 명 대상 대규모 전자 건강기록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동면 동물의 대사 유연성은 한 번의 동면 주기에서 인슐린 저항성, 지방축적, 뇌 신경세포 회복 등이 모두 자연치유되는 놀라운 현상으로 확인됐다.

 

생쥐 실험에서는 인위적으로 FTO 조절영역을 변형시킨 뒤, 체중증가율과 대사 회복능력이 최대 30~50%씩 변화했다는 데이터가 보고됐다.

 

‘국내외 연구 동향 및 향후 전망’


국내에서도 동면-노화 연계 연구에 대한 정부, 바이오벤처 투자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려면 미국, 유럽의 대형 게놈 데이터 기반 협업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인간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안전성 검증과 윤리적 논의가 필요하다. 동면 기능을 조절한다고 해도, 인간 대사체계와 신경계의 복잡성이 더 높기 때문에 장기적 부작용과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전제돼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한 의료계 전문가는 "이제 인간의 잠재적 동면 능력을 깨우는 문제만 남았다"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21세기 의료혁명의 패러다임은 ‘숨은 유전적 슈퍼파워’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인간에게 일깨워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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