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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AI로 '아기 IQ'까지 예측 가능…유전학 스타트업 헤라사이트, 기술 돌파인가 우생학의 그림자인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유전학 분야에서 떠오르는 스타트업 헤라사이트(Herasight)가 스텔스 모드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한 배아 지능지수(IQ) 예측' 서비스를 발표하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스텔스 모드란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대중과 경쟁사로부터 비밀스럽고 은밀하게 개발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기간 동안 회사는 외부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직원들에게도 비밀 유지 계약을 요구하며 조용히 제품 개발과 연구에 집중한다. 이는 경쟁사로부터 아이디어를 보호하고 시장 출시 전까지 기술과 전략을 숨기기 위한 전략이다.

 

Popular Mechanics, Futurism, Grandview Research, JAMA Network, Behavior Genetics Association 등의 보도와 자료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공동 창업자 토비아스 울프람(Tobias Wolfram)과 알렉스 스트러드윅 영(Alex Strudwick Young)은 X(구 트위터)에 예비 부모들이 배아의 미래 IQ 범위를 산출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위젯 캡처를 올리며, 17가지 질병 위험과 지능 수준까지 예측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헤라사이트는 자신들의 플랫폼이 경쟁사보다 과학적이고 엄격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능 예측, 6~95점 상승 가능?"…과학적 근거는 미흡


헤라사이트의 백서에 따르면 자사의 질병 예측 서비스는 가족 내에서 유전적 예측 인자를 검증하는 방식을 택해, 현존 경쟁사보다 예측력이 월등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IQ 예측 기술의 구체적 알고리즘과 통계적 검증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경쟁 플랫폼 Orchid, Nucleus Genomics 등 최근 몇 년간 미국 IVF(체외수정, in vitro fertilization) 시장에서 다유전자 점수(Polygenic Score)를 이용한 배아 선택 서비스가 상업화되고 있지만, 다수의 유전학자와 규제 기관은 "지능이나 키 등 복잡한 형질 예측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2023년 Nature 논문에서는 "다유전자 점수 기반 배아 선택(PGT-P)은 임상적으로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다"고 결론내렸다.

 

하버드 의대 통계유전학자 사샤 구셰브(Sasha Gusev)는 “우생학 반발을 역으로 홍보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창립자 알렉스 스트러드윅 영 역시 "IQ 예측 세부사항은 추후 백서에서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 단계에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표준 IVF 대비 수천 달러 추가…시장에서 '격차'와 '윤리' 논란 확산


전 세계 배아유전 선별(PGT)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9억 달러에 접근,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 연평균 성장률) 10%대 고성장 중이다. 북미·아시아 시장 중심으로 의료기술 발전과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다유전자 배아 스크리닝은 수천 달러의 추가 비용이 아직 주요 장벽이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은 결국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단만이 선택할 수 있어 사회경제적 격차와 유전적 불평등을 심화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다.

 

2024년 미국 성인 대상 연구(JAMA Network Open)에 따르면, 배아 다유전자 스크리닝에 대해 응답자 72%는 건강 관련 조건 선별에는 찬성했으나, 지능·외모 등 형질 선택에는 36~41%만이 찬성했다. 동시에 ‘우생학적 사고 조장’, ‘부모의 과도한 기대’, ‘사회적 불평등 증폭’ 등에 대해 92%가 우려를 표했고, 55%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응답했다.

 

규제·윤리 검토 미비…유럽은 제한, 미국은 ‘와일드 웨스트’


영국 등 주요 유럽국가는 다유전자 배아 검사를 중대한 유전질환에만 허용하고, 지능 등 복잡한 형질 선별에는 명확히 ‘과학적 증거 부족’ 및 ‘윤리적 불가’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아직 관련 규제가 거의 없으나, 세계 주요 유전학·행동유전학 협회(BGA)는 “형질 예측력과 임상효과가 불확실하며, 사회적·윤리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임상 활용을 권장할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우생학 시대 재현 위험"…과학, 사회, 윤리의 삼중 프레임


생명윤리 전문가 바버라 빌라워(Barbara Pfeffer Billauer)는 “가타카와 같은 사회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며 경각심을 피력했다. 전통적인 우생학이 강제 불임, 사회적 낙인이라는 어둠의 역사로 남았음을 상기하며, 지금과 같은 기술적 진전이 경제적 자원에 따라 ‘유전자 계급’ 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쟁점이다.

 

가타카(Gattaca) 사회란 1997년 개봉한 미국의 디스토피아 SF 영화 '가타카'에서 묘사된 미래 사회를 말한다. 유전공학 기술이 극도로 발달해 부모가 자녀의 유전자를 선택하고 조작하는 '우생학(eugenics)'에 기반해 구성된 사회다.

 

영화 속 가타카 사회에서는 유전자 검사 결과에 따라 '유효(valid)' 혹은 '무효(in-valid)'로 분류되며, 자연 출산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무효'로 간주되어 차별과 제한된 직업 선택 등의 사회적 불이익을 받는다.

 

유전적으로 우수한 사람들만 사회의 상위 계층을 형성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사회에서 배제되거나 하층민으로 취급된다. 즉 유전자 차별이 현실화되어 사회 구조 자체가 유전자로 결정되는 새로운 계급사회가 형성된 것이다.

 

"과학적 상업화 앞서 근거·규제·윤리 검증 필요"


헤라사이트가 제시한 AI 기반 배아 IQ 예측 기술은 생명과학, 빅데이터, AI 융합 분야의 혁신적 도전으로 평가받으나, 근거에 비해 상업화와 홍보가 앞서고 있다는 점, 경제적 접근성이 제한되어 유전적 불평등을 확대할 잠재적 위험, 과거 우생학의 사회적 함정 재현 가능성 등 복합적 과제를 동반한다.

 

객관적 수치와 공식 기관의 분석을 종합하면, 현재 단계에서 '과학적 혁신'으로 인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며 사회‧윤리적 논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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