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1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산업·유통

[The Numbers] “위험은 하청에, 이익은 원청에” 현대기아차 산업재해 민낯…'죽음의 컨베이어벨트'는 진행형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대한민국 제조업의 상징,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공장.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억대 연봉의 ‘갓생산직’으로 불리지만, 화려한 이면에는 산업재해와 직업병, 하청 노동자들의 눈물이 켜켜이 쌓여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막강한 권력과 자본으로 모든 책임을 회피하는 현대기아차의 횡포다.

 

5년간 2061명 이상 다치고, 28명은 목숨 잃어… “하청에 책임 떠넘기기” 공식화


최근 5년간 현대·기아차 공장에서는 2061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병을 얻었고, 28명이 목숨을 잃었다. 산재 사망자의 70%는 협력사 소속 하청 노동자다. 

 

이 중 상당수는 기계에 손이 끼이거나, 무거운 부품에 깔리는 사고, 반복적 소음과 유해물질 노출로 인한 직업병 피해자들이다. 특히 울산공장에서는 최근 5년간 2500명 이상이 소음성 난청 요관찰자로 판정받았다. 자동차 생산라인의 극심한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결과다.

 

전주공장 도장 작업자 4명은 벤젠, 포름알데하이드 등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돼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물질 관리가 엄격히 규정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보호구 미착용, 환기장치 미비, 안전교육 부족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소홀한 경우가 많다.
 

이처럼 반복되는 산업재해의 이면에는 ‘하청 구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현대기아차는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에 떠넘기고, 사고 발생 시 “개인 과실”로 몰아가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2024년 11월 현대차 울산공장 체임버실 질식사고에서도 연구원 3명이 숨졌지만, 책임은 협력업체로 전가됐다. “원청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하청 노동자의 증언이 이를 증명한다.

 

현대차 협력사 노동자는 익명으로 "하청 노동자들은 회사에 안전 조치를 요구해도 ‘원청 지시’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죽어도 우리 탓이에요”하는 증언을 남겼다.

 

미국에선 30억원 벌금, 한국에선 ‘솜방망이’ 처벌… “권력을 등에 업은 대기업 특권”


2016년 미국 앨라배마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사망 사고 때는 30억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은 “납품원가 압박이 노동자를 위험에 몰았다”며 현대기아차까지 경고했다.

 

그러나 한국에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23명이 사망했지만, 단 한 건도 기소되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이 적발돼도 대부분 과태료 수준의 처벌에 그친다. 2024년 현대차 전주공장 사망 사고는 검찰이 “안전의무 이행”이라며 무혐의 처리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시 최대 5000만원 벌금은 현대기아차 매출 0.0001%도 되지 않는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대기업에 대한 실질적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솜방망에 그치니, 현장에서 조차 법은 전혀 안중에도 없다. 안전보다 생산성과 속도가 우선시된다”고 지적한다.

 

 

“월급 1000만원은 죽음과 맞바꾼 목숨수당…매일 죽음과 맞닿아 일해요”


현대차 생산직 평균 연봉 9600만원 중 40%는 잔업·성과급이다. 노동자들은 “빨리 끝내라”는 압박에 안전장치를 생략한 채 위험한 작업을 강행한다. 울산공장에선 5년간 2500명이 소음성 난청 진단을 받았고, 전주공장 도장 작업자 4명은 발암물질 노출로 혈액암에 걸렸다.

 

2011년 현대차 아산공장에선 성희롱 피해 여성 노동자가 정신질환 산재 신청을 했지만, 회사는 “개인 문제”로 일축했다.

 

현대기아차는 산재 사고 시 CCTV 영인증·증거 인멸·유족 협박으로 책임을 회피한다. 2024년 11월 울산공장 사고 당시 회사는 “배기가스 유출 경고 시스템이 작동했을 것”이라 주장했지만, 해당 설비는 3년 전부터 고장 상태였다. 노동청 조사에서도 이 사실이 드러났으나, 대표이사는 기소되지 않았다. “사고 수습 비용이 법적 처벌보다 싸다”는 계산이 작동하는 구조다.

 

“자본의 횡포에 맞선 노동자의 함성이 필요”

 

김철중 산업안전전문가는 “현대기아차의 ‘위험 외주화’ 전략이 하청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이뤄지고 있다”며 “법이 대기업의 방패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청 구조에서는 원청이 안전 책임을 실질적으로 지지 않는 한, 산재는 줄어들지 않는다. 안전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계 관계자도 “법적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치면, 대기업 현장에서는 안전보다 생산성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가 실효성 있는 처벌과 현장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산업재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자본의 탐욕이 빚은 살인이다. 더 이상 ‘개인 실수’나 ‘불운’의 문제도 아니다. 구조적이고 반복적인 위험, 하청의 눈물, 직업병의 그늘을 걷어내지 않는 한, 또 다른 참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50년간 388명이 죽은 현대중공업, 5년간 28명이 죽고, 2000명이 다친 현대기아차의 기록은 대한민국 노동사의 오욕이다.

 

‘갓생산직’의 진정한 의미는 안전한 일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제는 현대기아차 경영진과 우리 사회 모두가 직시해야 할 때다.
 

“위험은 하청에, 이익은 원청에”라는 구조를 뒤집지 않는 한 현대기아차의 공장은 계속 죽음의 컨베이어벨트로 돌아갈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1조원 투입·1000명 고용" LS 새만금 배터리소재 공장 준공…구자은 “K-배터리 소재강국 앞당길 것"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이하 LLBS)이 30일 전북 군산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약 4만평 규모의 전구체공장을 준공했다. LLBS 신규 공장은 총 1조원을 투자, 약 1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전구체란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섞은 화합물로, 배터리의 심장인 양극재를 만들기 전에 거치는 중간 핵심 원료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구자은 회장을 비롯한 LS그룹 임직원과 허제홍 엘앤에프 이사회의장, 김관영 도지사,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문승우 전북도의회 의장, 강임준 군산시장, 안종혁 한국수출입은행장 대행, 김명희 코트라 혁신성장본부장 등 각계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전 세계 80%에 달하는 전구체 시장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순수 국내 기술로 글로벌 공급망을 선도하기 위해, 이곳 새만금에 K-배터리 소재의 심장이 될 핵심거점을 마련했다”고 준공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캐즘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감세법안으로 미국행 배터리 소재의 탈중국화가 가속화되는 등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순풍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한국맥도날드, ‘한국의 맛’ 메뉴 판매 3000만개 돌파…업계 대표 ‘로코노미’ 모델로 정착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한국맥도날드의 대표 로컬 소싱 프로젝트 ‘한국의 맛’ 메뉴가 이달 기점 누적 판매량 3000만개를 돌파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의 맛’은 고품질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해 고객에게는 신선하고 색다른 맛을, 지역 농가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로 탄생했다. 버거 재료로는 다소 생소한 고구마, 마늘, 대파 등 한국 지역별 특산 식재료를 재해석해 메뉴로 개발했으며, 전 세계 맥도날드 제품 중에서 유일하게 메뉴명에 지역명을 명시한 현지화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광고 모델 또한 현지 농부들이 직접 출연하는 방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금까지 한국의 맛을 통해 선보인 메뉴로는 버거 제품 ‘창녕 갈릭 버거’, ‘보성 녹돈 버거’,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와 더불어 음료 제품 ‘나주 배 칠러’, ‘한라봉 칠러’ ‘영동 샤인머스캣 맥피즈’, ‘순천 매실 맥피즈’ 등이 있다.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사회 경제적 가치 창출 측면에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임팩트 측정 전문기관 ‘트리플라잇(Triplelight)’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맛’

세라젬, 업계 최초로 ‘굿슬립 마크’ 획득…수면 친화제품 입증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세라젬(대표이사 사장 이경수)은 업계 최초로 ‘파우제 M 컬렉션’이 수면 환경 품질 인증인 ‘굿슬립 마크’를 획득했다고 30일 밝혔다. 굿슬립 마크는 산업통상자원부 인가 기관인 사단법인 한국수면산업협회가 수면 제품의 기능성,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 부여하는 공신력 있는 인증이다. 특히 세라젬이 이번에 받은 최고 등급인 ‘골드’는 수면 환경 개선 효과를 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한 제품에만 주어진다. 이번 인증은 파우제 M 컬렉션을 대상으로 진행된 수면 품질 평가 시험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평가는 제품 사용 경험이 없는 20~50대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사용 전후의 전전두엽 활성도를 비침습적 뇌산소포화도 측정기(OBELAB NIRSIT)로 측정했다. 그 결과 자율신경계의 안정화와 스트레스 완화에 따른 억제 반응을 반영하는 것으로 관찰되어 신체적 이완뿐 아니라 뇌 활성도 조절을 통해 심리적 안정까지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우제 M 컬렉션은 세라젬이 정의한 7가지 건강습관 중 ‘휴식’에 집중해 개발된 제품으로, 수면 유도에 최적화된 다양한 자동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온열-이완-숙면’ 단계를 거치는 90

[신간] 험난한 프랜차이즈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프랜차이즈 점주로 살아남기' 출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가맹사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장과 현직 점주를 위한 실무서‘프랜차이즈 점주로 살아남기’가 나왔다. ‘22기 가맹거래사 7명의 동기들’이 집필한 이번 책은 법률, 경영, 현장의 관점을 균형 있게 담은 점이 특징이다.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거나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예비 사장님들을 위한 실무 가이드다. 집필진은 단순한 수험생 출신이 아니다. 현재 프리미엄 젤라또 전문 가맹본부를 운영하는 ㈜빨라쪼 김용선 대표이사를 비롯해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와 노동 문제에 정통한 공인노무사, 인허가 및 행정 전문 행정사와 실제 프랜차이즈를 창업·운영한 점주까지 각 분야의 실무 경험을 갖춘 인물들이 모였다. 이들이 책에 녹인 전문 지식과 경험은 가맹사업 운영의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는 데 큰 강점이 된다. 저자들이 가맹사업 현장에서 직접 체험 경험을 바탕으로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한 구성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점주로 살아남기’는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었으며 [Part 01. 프랜차이즈 사장님이 되는 법]을 시작으로 [Part02. 프랜차이즈를 잘 운영하는 법], [Part03. 폐점까지도 전략이다] 로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