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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머스크 "정부효율부, 약간 성공했지만 다시 맡지는 않겠다” 선긋기…"내 회사 테슬라·스페이스X·X 우선"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일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를 “일정 부분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시 맡지는 않겠다”며 선을 그은 발언은, 트럼프 2기 정부의 재정삭감 실험이 정치·경제·기업 평판에 남긴 상처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그 시간에 내 회사들을 위해 일했어야 한다”고 토로하며, 정부 개입보다 민간 기업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약간 성공했지만, 다시는 안 한다”


머스크는 12월 9일(현지시간) ‘케이티 밀러 팟캐스트’에 출연해 DOGE가 성공적이었느냐는 질문에 “somewhat(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시 맡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같은 시간에 “그 시기에 DOGE 대신 테슬라·스페이스X·X(옛 트위터)에서 일했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며 기회비용을 직접 언급했다.​

 

DOGE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 지출을 줄이고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며 만든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로, 머스크가 사실상 얼굴이자 설계자 역할을 맡았다. 출범 초기 목표는 연간 최대 2조달러 규모의 예산 절감을 내세운 ‘초대형 긴축 프로젝트’였지만, 머스크조차 “조금(little bit) 성공했다”고 표현할 만큼 성과와 부작용이 엇갈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6만명 넘는 감원, 예산 삭감의 실체


DOGE는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25년 1월부터 가동되며 연방정부 전 부처에 걸친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다. 미 CBS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DOGE 출범 이후 연방기관에서 감원된 인원은 6만2000명 이상으로, 특히 퇴역군인부(VA)와 일부 복지·환경 관련 부처가 집중 타깃이 됐다.​​

 

구체적으로는 DOGE 출범 이후 수개월 사이 연방 공무원 6만2000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재배치 대상이 됐고,​ 트럼프 측이 초기 공언했던 ‘연간 최대 2조달러 예산 절감’ 목표에 비해 실제로 의회예산국(CBO)과 민간 분석기관이 추산하는 중기 재정절감 효과는 수천억달러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전역에 걸친 신규 채용 동결도 DOGE의 대표 정책이었다. 스콧 쿠퍼 미국 인사관리처(OPM) 국장은 관련 인터뷰에서 “퇴직 4명당 최대 1명만 충원”이라는 사실상 자연감축 가이드라인이 부처별로 적용됐다고 설명했으며, 이로 인해 일부 부처의 평균 공석률이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DOGE의 조기 소멸…OPM 국장 “존재하지 않는다”

 

머스크는 DOGE 수장을 맡은 지 불과 몇 달 만인 5월 말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식 활동 시한은 2026년 7월까지로 설정돼 있었지만, 2025년 11월 말 OPM 국장 스콧 쿠퍼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DOGE의 현재 상태를 묻는 질문에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다(that doesn’t exist)”고 말하면서 사실상 조기 해체가 확인됐다.​

 

쿠퍼는 후속 설명에서 “DOGE는 더 이상 중앙집중적 기구가 아니며 많은 기능이 OPM과 다른 행정부처로 흡수됐다”고 밝혀, 조직의 형식적 존속 대신 기능 분산·축소로 마무리됐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일부 매체 보도에 대해 “위원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예산과 인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DOGE가 초기에 약속한 대규모 구조조정 드라이브는 사실상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워싱턴 정가에서 지배적이다.​​

 

테슬라를 겨냥한 분노…차량 방화·충전소 방화 잇따라


머스크가 “DOGE를 맡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차를 불태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그동안 테슬라가 겪어온 폭력적 항의 행위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2025년 2~4월 미국 전역에서는 ‘테슬라 테이크다운(Tesla Takedown)’으로 불린 시위와 테슬라 시설 공격 사건이 이어졌고, 이는 머스크의 정부 효율화 드라이브에 대한 반발과 직결돼 있었다.​

 

미 뉴욕타임스, CBS, 포브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한 시점 기준으로 미국·캐나다·유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테슬라 테이크다운’ 시위는 200건 이상으로 집계됐고,​ 매사추세츠·오리건·네바다·애리조나 등지에서 테슬라 매장·충전소·서비스센터를 겨냥한 방화·총격·낙서 사건이 잇따랐다.​

 

영국 런던에서는 ‘Everyone Hates Elon’이라는 단체가 참여형 퍼포먼스를 열어 고장 난 테슬라 모델S 한 대를 시민들이 직접 파괴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반(反)머스크 정서가 테슬라 브랜드에 덧씌워지며, 머스크 개인의 정치적 행보가 기업 가치와 소비자 감정에 미치는 파급력을 수치로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킹메이커’에서 충돌, 다시 화해 무드

 

머스크는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에 거액을 쏟아부으며 공화당 진영의 ‘킹 메이커’로 부상했다. 미국 주요 매체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대선 기간 트럼프 관련 정치행동위원회(PAC)에 수억달러대의 정치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핵심 정책 어젠다인 정부 지출 축소의 상징적 자리에 선임됐다.​

 

그러나 DOGE에서 물러난 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대규모 감세 법안과 일부 규제 완화 정책에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하며 충돌 양상을 보였다. 그는 감세안이 “초고소득층에 유리하고 재정적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취지의 비판을 제기했고, 트럼프 진영 일부에서는 “머스크가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려 한다”는 반발도 나왔다. 다만 최근 들어 양측은 공공연한 설전을 자제하며, 경제·안보·우주 개발 등 일부 분야에서 다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다.​

 

머스크의 ‘정치 탈주’와 기업 우선순위


머스크는 이번 인터뷰에서 “DOGE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연방정부를 단기간에 바꾸는 일은 극도로 비효율적이고 정치적 대가가 크다”는 취지로 토로했다. 정부 개혁 작업에 쏟은 시간과 정치적 논란이 결국 테슬라·스페이스X·X 등 자신의 핵심 비즈니스에 부정적 영향을 줬고,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 아니었다”는 자평에 가깝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이어진 테슬라 공격과 DOGE 논란, X 플랫폼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공방으로 인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머스크 리스크(Musk risk)를 테슬라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머스크가 “다시 DOGE를 맡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은 정치보다는 기술·우주·전기차·AI 등 자신이 주도하는 민간 영역에 역량을 재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신호로 읽힌다.​

 

남은 쟁점: ‘작은 정부’ 실험의 후폭풍

 

DOGE는 공식 출범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만 명의 공공 일자리를 줄이고, 일부 부처의 기능을 축소·통폐합한 뒤 조용히 해체 수순을 밟았다. 머스크는 “어느 정도의 재정 절감과 규제 완화”를 성과로 내세우지만, 구체적인 장기 재정효과와 공공서비스 질 변화에 대한 독립적 평가는 아직 진행 중이다.​​

 

빅테크 분야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급격한 슬림화가 사회 안전망, 퇴역군 지원, 환경·보건 규제 등에서 어떤 공백을 만들었는지,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고 있는지는 앞으로도 미국 내 정치·사회 논쟁의 핵심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면서 "머스크의 발언은, ‘작은 정부’ 실험의 상징이었던 DOGE가 남긴 경제·정치·기업 리스크를 누구도 온전히 책임지지 못한 채, 정치와 비즈니스의 위험한 결합이 다시 재조정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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