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절연한 성전환자 딸 비비언 제나 윌슨(21)이 2025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패션위크에서 런웨이 모델로 공식 데뷔했다.
워싱턴포스트(WP), NBC, USA투데이에 따르면, 그녀는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4개의 패션쇼에 연이어 서면서 다양성 존중과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무대를 통해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다.
머스크의 딸로 알려진 비비언 윌슨은 2022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마치고,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 이름을 새로 개명하며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장도 밝힌 바 있다. 이번 뉴욕패션위크는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다양성과 소수자 인권을 주제로 한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첫 무대는 액세서리 디자이너 알렉시스 비타르의 ‘미스 USA 1991’ 쇼였다. 이 쇼는 트랜스젠더 여성 모델들이 공화당 우세 주(州)를 대표하는 콘셉트로 꾸며져 윌슨은 ‘미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역할을 맡았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이 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미스 USA’ 운영권을 가졌던 점을 풍자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13일에는 패션 디자이너 프라발 구룽의 ‘Angels in America’ 쇼에 회베이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이 쇼는 동성애와 에이즈에 관한 동명 연극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사회가 규정하는 이분법적 성 역할을 거부하는 이들을 신성한 존재로 기리는 메시지를 담았다. 구룽은 “세상이 속박되고 부서진 듯 느껴질 때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을 위한 컬렉션”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14일과 15일에는 올리비아 청과 보석 디자이너 크리스 하바나의 쇼에도 참여했다. 특히 하바나는 “성 표현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도전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비비언 윌슨은 NBC 인터뷰에서 “런웨이가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을 때 감동적이고 의미있다”면서 “내가 가진 의견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앞으로도 소신을 밝힐 뜻을 내비쳤다.
뉴욕패션위크에서 윌슨의 등장은 지난해 대선 직전의 명확한 정치 풍자와 달리, 보다 존재 자체가 강력한 ‘선언’으로 읽히는 중대한 의미를 지녔다. 그가 선택받은 것만으로도 다양성과 소수자 인권의 가치를 반영하는 상징적 사건임을 WP는 평가했다.
윌슨은 머스크와 전처 저스틴 머스크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의 불화와 성 정체성 문제로 공공연히 대립을 이어왔다. 2024년 대선 국면에는 머스크가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혔다고 폭로했으며, 성소수자 권리 문제와 아버지의 보수적 정치 행보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한편, 뉴욕패션위크는 올해도 다양성과 포용성을 주제로 여러 디자이너가 정치적·사회적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펼치는 무대로 자리 잡았다. 프라발 구룽, 크리스 하바나 등은 성소수자 인권과 사회적 희망을 강조했으며, 이번 시즌은 기후변화, 인종, 젠더, 이민 등 다층적인 사회 이슈를 반영한 디자인과 메시지로 주목받고 있다.
멀티쇼에 선 비비언 윌슨의 데뷔는 단순한 패션 이벤트를 넘어 ‘정치적 상징’이자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로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