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6 (화)

  • 맑음동두천 10.0℃
  • 맑음강릉 13.6℃
  • 맑음서울 12.3℃
  • 구름많음대전 13.3℃
  • 맑음대구 16.3℃
  • 맑음울산 16.3℃
  • 구름많음광주 14.9℃
  • 맑음부산 17.5℃
  • 구름많음고창 14.0℃
  • 맑음제주 19.0℃
  • 맑음강화 12.3℃
  • 맑음보은 9.6℃
  • 맑음금산 10.7℃
  • 구름많음강진군 14.0℃
  • 맑음경주시 15.5℃
  • 맑음거제 17.1℃
기상청 제공

빅테크

[빅테크칼럼] ‘AI 노출 직종’ 공고 56% 증발…韓·中 MZ의 첫 직장이 사라진다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한국에서 인공지능(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종의 채용공고가 불과 3년 만에 절반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생성형 AI가 동아시아 주요 경제권의 고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bloomberg, CNBC, jingdaily, kdi.re.kr, Innodis에 따르면, 중국에서도 프로그래머와 신입 화이트칼라를 중심으로 단가 하락과 근로시간 축소, 청년 실업률 악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AI발(發) 일자리 쇼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 ‘AI 노출 직종’ 채용공고 3년 새 56.3% 급감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실이 고용노동부 통합 플랫폼 ‘고용24’에 올라온 788만여건의 구인 공고(2019~2025년)를 전수 분석한 결과, AI 대체 가능성이 높은 34개 직종의 채용공고는 2019년 7만 2,682건에서 2022년 10만 4,441건으로 증가한 뒤 2025년 4만 5,675건으로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사이 감소율이 56.3%에 달해, 같은 기간 플랫폼 전체 공고 감소율(33.8%)을 크게 상회했다는 점에서 AI가 특정 직종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당 34개 직종에는 회계 사무원, 사무 보조원, 데이터 입력 담당자, 경리·회계 보조 등 전통적인 사무·관리직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이들 직무는 문서 작성과 숫자 정리, 반복적 보고서 작업 등 생성형 AI와 자동화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 업무가 핵심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일자리의 38.8%는 현재 수행 업무의 70% 이상이 자동화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추정돼, 통계로 포착되기 시작한 채용 감소는 AI 충격의 초기 파동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타격은 IT 직군에도 본격적으로 번지고 있다. 고용보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3월 6만 5,441명이던 ‘컴퓨터 프로그래밍 및 시스템 통합 서비스업’ 종사자 수는 2025년 12월 6만 322명으로 1년 9개월 새 5,119명(7.8%) 줄었다. 같은 기간 고용보험 가입자 전체는 약 22만명 늘었던 만큼, 개발자 일자리만 역행하며 줄어든 셈이다.

 

청년층의 일자리 상실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연구에서는 챗GPT 상용화 이후 4년간 15~29세 청년층 일자리 25만 5,000개가 사라졌고, 이 가운데 98%가 AI 노출 직종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고용정보원 역시 “AI의 대체 가능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특히 중소기업 사무·회계·인사직의 구조적 축소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국, 프로그래머 단가 반토막·청년 실업률 7.7%


중국에서도 AI 확산의 직격탄은 신입·초급 화이트칼라에 떨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언론 《연합조보(聯合早報)》는 산둥성 프리랜서 프로그래머의 사례를 통해 “예전에는 1만 위안을 받던 프로젝트가 지금은 5,000위안도 받기 어렵다”며, 의뢰인들이 “AI가 공짜로 코드를 짜준다는데 왜 그렇게 비싸냐”고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시니어 개발자는 자사 코드의 30% 이상이 이미 AI로 생성되고 있으며, “향후 3년 내 프로그래머 90%가 필요 없어질 수 있다”고 전망해 논란을 낳았다.

 

초급 사무직·콘텐츠 직종도 구조조정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언론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안후이성의 24세 미디어 종사자 리리는 AI가 카피라이팅과 영상 편집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면서 주 5일 출근이 3일로 줄었고 월급도 5,000위안대에서 3,000위안 안팎으로 감소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개편한 고용 통계를 분석한 블룸버그와 더 비즈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2026년 3월 기준 7.7%로, 통계 방식 개편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AI 도입이 본격화되는 와중에, 올여름 중국 노동시장에는 1,270만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질 전망이다. 인민일보계 매체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왕샤오핑 중국 인력·사회보장부장은 2026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AI를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며 2026년 도시 일자리 1,200만개 신규 창출을 목표로 제시했고, 음성인식·생성AI 업체 아이플라이텍(iFlyTek)의 류칭펑 CEO는 ‘AI 전용 실업보험’과 ‘해고 전 의무 유예기간’ 도입을 공개 제안했다.

 

‘기술 문제가 아닌 거버넌스 문제’…정책 패러다임 전환 압박


양국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충격을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치·거버넌스 과제”로 규정한다. 칭화대 공공관리학원 주쉬펑 교수는 연합조보 인터뷰에서 “일자리 보호를 위해 기술을 제한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면서도, 고용 충격이 집중되는 단기 구간에 대한 사회적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양회에서는 AI 도입 기업에 대한 해고 유예 의무, AI로 인한 고용조정 시 별도의 보험·보상제도를 부과하는 방안이 공개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중간 허리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30대 중후반 경력직이 AI 스킬을 갖춘 신입·주니어와,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선 기업 사이에서 이중의 압력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국회예산정책처(NABO) 등의 분석에 따르면, AI 관련 채용 수요는 5년 새 2배 이상 증가하고 비(非)수도권에서 200% 이상 늘어났지만, 전체 채용 수요는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져 “AI 일자리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등 국내 연구기관은 공통적으로 “현재 데이터만으로 AI가 실제 고용을 얼마나 대체했는지 단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면서도, 특정 직종·계층에 충격이 집중되는 ‘불균형 리스크’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사무·회계·콘텐츠 제작 등 진입장벽이 낮고 문서·코드·이미지 등 디지털 결과물로 환원되는 직무에서, 신입·청년, 여성·파트타임 노동자가 가장 먼저 밀려나고 있다는 점은 포착하고 있는 사실이다.

 

결국 한국과 중국의 ‘AI발 채용 절벽’은 기술 발전의 속도보다, 사회가 위험과 기회를 어떻게 분배·조정하느냐에 달린 정치경제적 문제에 더 가깝다. AI 도입을 되돌릴 수 없다면, 어느 직종·세대가 얼마만큼의 고통을 감내하고, 어떤 제도·재교육·안전망으로 이를 보상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본격적으로 정치의 언어로 번역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수치는 노동시장 구조 변화를 알리는 초읽음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31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빅테크칼럼] “AI가 위키백과를 읽고, 독자는 떠났다”…조회수 8% 급감에 흔들리는 ‘무료 지식’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위키백과의 정보를 대규모로 흡수해 이용자에게 곧바로 답을 내놓는 사이, 정작 원천 지식의 생산·검증·유지 비용을 떠받치는 위키백과의 방문자 기반은 약화하고 있다. AI가 ‘무료 지식’을 더 넓게 유통시키는 동시에, 그 지식을 만든 자원봉사 편집자와 소액 기부자의 선순환 구조를 흔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버나뎃 미한 위키미디어재단 CEO는 2일(현지시간)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위키백과 페이지 조회 수가 8%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감소를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낙관적으로만 보거나 우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액시오스는 위키백과가 대형언어모델(LLM)의 핵심 정보원인 반면, AI 챗봇과 AI 검색이 위키백과 기반 정보를 직접 요약·응답하면서 이용자가 원문 사이트를 방문할 필요가 줄고 있다고 짚었다. 재단은 이 변화의 원인으로 생성형 AI와 소셜미디어를 함께 지목했다. 검색엔진이 외부 링크 대신 검색 결과 화면에서 AI 요약 답변을 제공하고, 젊은 이용자층이 오픈웹보다 숏폼 영상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보를 소비하는 흐름이 겹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위키미디어는

[빅테크칼럼] “보정 없는 뇌 해독” 자신한 뉴럴링크…5만 시간 신경데이터가 바꾼 BCI의 다음 단계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일론 머스크가 공동 창업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업 뉴럴링크가 임상시험 참가자로부터 5만 시간 이상의 뇌 신호 데이터를 확보해 인공지능(AI) 모델 사전학습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참가자별 맞춤형 모델을 통해 커서 제어 성능과 디코더의 유지 기간을 높이고, 반복 보정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공동창업자인 동진(DJ) 서 사장이 “보정 없는 해독(calibration-free decoding)”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아직 공개 논문이나 객관적 벤치마크로 검증된 성과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럴링크는 1일 자사 엔지니어링 업데이트 ‘레이블 없는 뇌 데이터 5만 시간 사전학습’에서 임상시험 개시 후 약 2년 동안 참가자들이 5만 시간 이상의 비정형·비라벨 신경 데이터를 전송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첫 번째 참가자 1명만 해도 누적 기록 시간이 9000시간을 넘었고, 이 과정에서 수집된 뉴런 스파이크는 약 224억개다. 뉴럴링크는 기존에는 이들 데이터의 대부분이 활용되지 않았으나, 이제 데이터셋 규모가 커지면서 대규모 사전학습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접근법의 핵심은 정답 라벨이 붙

[The Numbers] 휘발유차는 49%, 전기차는 17%…‘탈가솔린’ 임계점 넘은 자동차 100년 질서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2026년 상반기 세계 신차 시장에서 휘발유 전용차의 비중이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갔다. 고유가가 전기차의 경제성을 부각시킨 가운데, 배터리 가격 하락·중국 공급망 경쟁·유럽의 지원정책과 규제 등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절반 아래로 내려온 휘발유차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자동차 산업 분석업체 모빌리티 글로벌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올해 1~6월 세계 휘발유 전용차 판매는 2025년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한 2025만대로 집계됐다.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로, 1년 전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 닛케이는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1920년대 이후 휘발유차 비중이 절반 아래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만 해도 휘발유차 점유율은 73%였다. 여기서 말하는 휘발유차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BEV) 등을 제외한 ‘가솔린 전용’ 모델이다. 다시 말해 내연기관 자체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하이브리드가 여전히 대량 판매되고 있어, 시장의 실제 변화는 ‘내연기관 대 전기차’의 단순 대결보다 ‘휘발유 단일 동력원 대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이슈&논란] 머스크 “TSMC와 테라팹 논의, 성과 나올 수도”…테라팹, 인텔 14A 넘어 ‘파운드리 양다리’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추진하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단지 ‘테라팹(Terafab)’과 TSMC 간 협력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계약 체결이나 투자 규모, 운영 주체 등 핵심 조건은 전혀 공개되지 않아, 현재 단계는 ‘확정된 파트너십’보다 공급망 확보를 위한 탐색적 협의에 가깝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팀 컬펀 전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2일(현지시간) 자신의 뉴스레터 컬피엄(Culpium)에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테슬라·스페이스X·xAI가 텍사스에서 추진하는 테라팹의 반도체 공장 운영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컬펀은 TSMC가 테라팹을 향후 텍사스 신규 반도체 캠퍼스의 ‘앵커 고객(anchor client)’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3일 X에서 컬펀의 후속 보도에 답하며 “그저 관련 논의였지만, 아마도 뭔가 성과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는 TSMC와의 접촉 자체는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시장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의 구속력 있는 합의가 아직 없다는 점을 내비친 발언으로 읽힌다. 테라팹과 TSMC, 테슬라, 스페이스X, x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