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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소니 탁구 로봇 ‘Ace’, 엘리트 선수 이겼다…"피지컬 AI가 인간의 코트까지 점령"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인공지능이 바둑·체스·e스포츠를 넘어서, 마침내 실제 구기 종목의 테이블 위에서 인간 엘리트 선수들을 쓰러뜨렸다.

 

소니 AI가 개발한 탁구 로봇 ‘에이스(Ace)’가 국제탁구연맹(ITTF) 규정에 따른 정식 경기에서 엘리트 선수들을 상대로 5전 3승의 승리를 거두고, 추가 업그레이드를 통해 프로 선수들까지 제압한 것이다. 연구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되면서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ITTF 룰 정식 경기에서 5전 3승… “바둑·체스 넘은 첫 현실 스포츠 돌파구”


소니 AI 연구진은 스위스 취리히 연구소에서 개발한 로봇 팔 ‘에이스’를 소니 도쿄 본사에 설치한 올림픽 규격 탁구 코트로 옮겨, 인간 선수들과의 정식 대결에 투입했다. ITTF 공식 규칙을 적용한 경기에서 에이스는 10년 이상 훈련한 엘리트 선수 5명을 상대로 5경기를 치러 3경기에서 승리했다. 매체들은 “엘리트 선수와의 5경기 중 3경기 승리, 프로와의 2경기 패배”라는 초기 결과를 인용하며, 인간-기계 대결이 이세돌-알파고 이후 ‘분석·추론’에서 ‘신체 활동 스포츠’ 영역으로까지 확장됐다고 평가했다.

 

흥미로운 것은, 논문 제출 이후의 후속 전개다. 소니 AI는 네이처 논문을 제출한 뒤에도 알고리즘과 로봇 제어를 계속 개선했고, 2025년 12월과 2026년 3월에 치른 추가 경기에서 샷 속도를 높이고 테이블 가장자리를 노리는 공격적인 코스를 구사해 결국 프로 선수들까지 꺾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논문 시점에서는 프로에게 밀렸지만,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이미 인간 프로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스포츠 AI 연구에서 상징적인 이정표다.

 

20.2ms 반응, 초당 71.6회 회전… 사람보다 10배 빠른 ‘감각–판단–실행’ 루프

 

에이스의 ‘피지컬 AI’ 능력은 숫자로 보면 더욱 또렷해진다. 소니 AI 팀은 “에이스는 공 인식부터 로봇 구동까지 전체 과정을 20.2밀리초 안에 처리한다”고 밝혔다. 미디어들은 "인간 엘리트 탁구 선수가 공을 보고 반응하기까지 약 232밀리초가 걸린다"고 전하며, "에이스의 반응 속도가 인간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고 전했다. 즉, 인간이 ‘생각하기도 전에’ 로봇은 이미 궤적을 계산하고 스윙을 시작하는 셈이다.

 

주요 매체들은 논문 내용을 인용해 에이스가 초당 최대 71.6회의 회전으로 날아오는 공을 75% 성공률로 받아냈다고 전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초당 450라디안 수준까지 회전하는 공에 대해 4번 중 3번 이상을 안정적으로 리턴했다는 의미다. 에이스는 경기에서 강력한 서브로 16점을 직접 따낸 반면, 상대 선수들의 서브 에이스로 내준 점수는 8점에 그쳤다. 서브 상황에서만 놓고 보면 인간 대비 두 배의 득점 효율을 기록한 셈으로, 단순 속도뿐 아니라 서비스 패턴 설계와 코스 배합까지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9대 카메라+3대 이벤트 센서, 3000시간 시뮬레이션… “직접 프로그래밍은 불가능”

 

에이스의 코어는 ‘눈–뇌–팔’이 하나의 폐루프로 통합된 피지컬 AI 아키텍처다. 소니 AI는 코트 주변에 배치한 9대의 카메라로 공의 3차원 위치를 실시간 추적하고, 3대의 이벤트 기반 비전 센서로 공 로고를 확대 관찰해 수 밀리초 단위로 회전 방향과 스핀을 계산한다. 이렇게 추출한 고정밀 물리 정보를 바탕으로, 이동식 베이스에 장착된 8관절 로봇 팔이 각도와 스윙 타이밍을 조정해 최적의 구질을 만들어낸다.

 

학습 방식도 전통적 로봇 제어와는 다르다. 연구진에 따르면 에이스는 약 3000시간에 달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으로 플레이 스타일을 스스로 익혔다. 소니 AI 연구원 페터 뒤르(Peter Dürr)는 AP 인터뷰에서 “로봇이 탁구를 치도록 직접 프로그래밍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반드시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물리 세계의 미세한 마찰, 회전, 네트에 걸렸다 튕겨 나오는 ‘우발 상황’까지 모델링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어공학이 아니라 경험 기반 정책 학습이 필수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알파고 이후 10년’… 피지컬 AI가 여는 산업·군사·물류의 다음 전장


여러 글로벌 매체들은 이번 성과를 “AI가 바둑·체스를 넘어, 상호작용이 핵심인 현실 스포츠 영역에 처음으로 본격 상륙한 사례”로 해석한다. 이번 연구를 두고 “인공지능이 분석·추론 영역에서 인간을 넘어선 이후, 신체 활동을 요하는 영역에서도 인간 엘리트 선수들을 제압했다”며 ‘피지컬 AI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물류·제조·재난 대응 현장에서 인간을 대신해 초고속 판단–행동을 수행하는 로봇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포츠만 놓고 보면 에이스는 이미 ‘완벽한 연습 파트너’로서의 가치가 부각된다. 구글 딥마인드가 2024년 공개한 탁구 로봇이 아마추어 상대 29경기에서 약 45% 승률, 중급자를 상대로 55% 승률, 고수에게는 전패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소니 에이스는 엘리트와 프로를 넘나드는 수준으로 한 단계 위의 레벨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는 엘리트 선수들이 ‘기계와의 스파링’을 통해 극단적 회전·코스·템포에 적응하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고위험 산업 현장에서 인간 대신 빠르고 정확한 물리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의 전조이기도 하다.

 

에이스는 아직 인간 최고 수준의 월드투어 우승자를 상대로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인간 프로와 맞붙어 이길 수 있는 피지컬 AI”가 이미 실험실을 넘어 실제 코트 위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산업·군사·물류·스포츠 전 영역의 ‘물리적 자동화’ 지형을 재편할 변곡점이 열렸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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