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구글(알파벳)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최대 400억 달러를 투자하며 생성형 AI 시장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거래는 구글이 자체 제미나이(Gemini) 모델과 경쟁하는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AI 산업의 복잡한 경쟁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bloomberg, finance.yahoo, TestingCatalog에 따르면, 알파벳(Alphabet)은 4월 24일(현지시간) 앤트로픽에 100억 달러를 즉시 투자하며, 기업가치를 3,500억 달러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 2월 GIC와 Coatue Management가 주도한 300억 달러 규모 시리즈 G 라운드 당시 투자 전 기업가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나머지 300억 달러는 앤트로픽이 특정 성과 목표를 달성할 경우 단계적으로 투자된다.
흥미롭게도 이번 3,500억 달러 밸류에이션은 최근 투자자들이 제시한 금액보다 크게 낮다. Bloomberg는 4월 중순 앤트로픽이 8,00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제시한 투자 제안을 여러 건 받았으나 지금까지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앤트로픽이 단기적 밸류에이션보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컴퓨팅 용량 확보다. Google Cloud는 향후 5년간 앤트로픽에 5기가와트(GW)의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며, 추가로 수 기가와트가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4월 초 발표된 앤트로픽-Google-Broadcom 3자 파트너십을 확장한 것으로, 2027년부터 차세대 TPU(텐서 처리 장치) 약 3.5기가와트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글은 이미 2025년 10월 앤트로픽에 약 30억 달러를 투자하고 최대 100만 개의 TPU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이로써 구글의 앤트로픽 누적 투자액은 13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약 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투자 발표는 아마존이 앤트로픽과 유사한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나왔다. 아마존은 4월 20일 앤트로픽에 50억 달러를 선제 투자하고, 상업적 마일스톤 달성 시 최대 2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앤트로픽은 이에 대한 답례로 향후 10년간 아마존웹서비스(AWS)에 1,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기로 약속했다.
아마존은 기존에 이미 80억 달러를 앤트로픽에 투자했으며, 이번 계약으로 총 투자 규모는 최대 330억 달러에 달한다. 아마존 역시 앤트로픽에 약 5기가와트의 컴퓨팅 용량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빅테크 기업들이 앤트로픽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는 Claude의 폭발적 성장세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4월 7일 연간 환산 매출이 3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5년 말 90억 달러에서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업 고객 기반의 급성장이다.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기업 고객 수는 2월 500곳 이상에서 4월 1,000곳 이상으로 두 달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코딩 도구인 Claude Code는 2월 기준 연간 환산 매출 25억 달러를 기록하며, 주간 활성 사용자가 1월 1일 이후 두 배로 늘어났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2026년 4월 기준 연간 환산 매출 300억 달러는 같은 시점 오픈AI의 240억 달러를 앞선 것으로, 양사 간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이번 투자는 AI 산업의 독특한 역학 관계를 드러낸다. 앤트로픽은 Google Cloud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동시에, 기업용 AI 도구 시장에서는 직접적인 경쟁자다. 구글은 최근 기업 고객을 겨냥한 통합 플랫폼 'Gemini Enterprise Agent Platform'을 출시했으며, 앤트로픽은 Google Cloud의 Vertex AI, 아마존 Bedrock, 마이크로소프트 Azure를 통해 Claude를 동시에 배포하고 있다.
앤트로픽 CFO Krishna Rao는 자사의 인프라 전략을 "규율 있는 확장 방식"이라고 설명하며, "고객 기반에서 목격하고 있는 기하급수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구글과 아마존의 대규모 투자는 앤트로픽을 장기 인프라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이자, 동시에 AI 모델 시장에서 OpenAI를 견제하기 위한 간접 투자로 해석된다.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모델 개발이 맞물린 복잡한 생태계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경쟁자에게 투자하면서도 자사 플랫폼 종속성을 높이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