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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앤트로픽, 2차 시장서 ‘1조 달러’ 찍으며 오픈AI 추월…뜨거운 앤트로픽, 식어가는 오픈AI '온도차'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앤트로픽(Anthropic)이 비상장 2차 시장에서 암묵적 기업가치 1조 달러 선을 돌파하며, 같은 AI 공룡인 오픈AI를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앞질렀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강력한 매수 수요와 희박한 매도 물량이 맞물린 가운데, 초고속 매출 성장과 IPO 기대감이 겹치며 기술 역사상 유례없는 ‘밸류에이션 압축(rerating)’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다.

 

2차 시장이 먼저 고른 승자는 앤트로픽


미국 사모주식 거래 플랫폼 Forge Global에서 앤트로픽 주가는 최근 거래·호가 기준으로 약 1조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수치는 같은 2차 시장에서 약 8,500억~8,800억 달러 선에서 형성된 오픈AI의 암묵적 밸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불과 2026년 2월 시리즈 G에서 책정된 3,800억 달러 공식 밸류에이션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거의 세 배 가까이 재평가된 셈이다.

 

다른 플랫폼에서도 앤트로픽의 질주 속도는 확인된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Caplight에서 앤트로픽은 약 6,88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며칠 사이 수요가 몰리며 1조 달러선 돌파 기대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Euronews, Investing.com 등도 최근 기사에서 앤트로픽이 투자자들로부터 8,000억 달러 이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전하며, 비상장 AI 기업 중 ‘톱티어’를 넘어 사실상 1조 달러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앤트로픽의 가파른 레이팅과 대조적으로, 오픈AI에 대한 2차 시장 열기는 눈에 띄게 식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4월 초 이후 일부 투자자들은 오픈AI 지분이 “2차 시장에서 인기를 잃었고”, 심지어 “거의 팔 수가 없다”고 토로할 정도로 유동성이 떨어진 상태다. Next Round Capital의 켄 스마이스는 자사 마켓플레이스에서 오픈AI 주식에 대한 매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헤지펀드·VC를 포함한 6곳 안팎의 기관들이 약 6억 달러 규모의 보유분 매각을 타진 중이라고 전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공식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여전히 오픈AI가 앤트로픽을 크게 앞선다는 것이다. 오픈AI는 2026년 3월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약 1,200억 달러를 조달하며 8,500억 달러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반면, 앤트로픽의 최신 공식 밸류는 2월 시리즈 G에서 확정된 3,800억 달러 수준이다. 그럼에도 2차 시장 참여자들은 “직전 라운드 숫자”보다 향후 성장 궤적과 수익성, 제품 경쟁력을 더 강하게 반영하면서, 앤트로픽에 더 높은 멀티플을 부여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매출은 1년 새 30배…Claude Code가 만든 ‘현금 엔진’

 

이 같은 밸류에이션 재편의 배경에는 앤트로픽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다. 유로뉴스와 AI 전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연간 기준 매출은 2025년 초 약 10억 달러에서 2026년 4월 초 300억 달러 수준까지 뛰어오르며, 1년여 만에 30배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기업용 코딩 보조 서비스인 ‘Claude Code’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2026년 2월 기준 연환산 매출이 25억 달러를 돌파해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엔터프라이즈 고객 기반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Menlo Ventures 등 VC 리포트와 시장 조사에 따르면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을 쓰는 대형 기업 고객 수는 두 달도 안 되는 기간에 500곳에서 1,000곳으로 두 배 확대됐으며, 엔터프라이즈 AI·코딩 도구 시장에서 앤트로픽의 점유율은 40% 안팎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소비자용 생성형 AI 트래픽에서는 여전히 챗GPT가 약 80% 점유율로 압도적이지만, 고부가가치인 기업·개발자 시장에서만큼은 Claude가 사실상 ‘1위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동시다발 IPO 준비…“시장, 꿈보다 비용 구조 본다”


두 회사 모두 2026년 하반기 IPO를 공식 검토하면서, 2차 시장에서의 ‘선호도 차이’는 향후 공모가 및 시가총액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The Information과 Investing.com에 따르면 앤트로픽 경영진은 Goldman Sachs, JPMorgan, Morgan Stanley 등과 손잡고 이르면 2026년 4분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IPO를 통해 6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는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다.

 

오픈AI 역시 같은 시기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2026년 말 글로벌 증시는 사상 최대급 AI 더블 IPO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시장 분석가들은 “1조 달러”라는 헤드라인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각 사의 수익 구조와 비용 구조라고 강조한다. 국내외 프리미엄 리서치와 테크 분석 매체들은 최근 WSJ가 입수한 비공개 자료를 인용해, 두 회사 모두 모델 학습·추론에 막대한 인프라 비용을 쓰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주식시장은 이제 AI의 ‘꿈’보다, 누가 먼저 안정적인 마진을 확보하느냐를 따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로선 엔터프라이즈 중심의 수익 모델을 앞세운 앤트로픽이 투자자 심리에서 한발 앞서 있지만, 규제 리스크와 경쟁 심화, GPU·데이터 비용 변수에 따라 밸류에이션의 방향성은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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