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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지구칼럼] 남극 150만년 빙핵, 지구 기후 미스터리 해부 단서…‘전례 없는 급가속 CO₂ 시대’에 대한 역사적 경고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2025년 1월, 동남극 리틀 돔 C(Little Dome C)에서 채취된 약 2.8km 깊이의 고대 빙핵이 영국 케임브리지의 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에 도착하며 지질학자와 기후학자등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 빙핵은 최대 15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지구 기후 기록을 간직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이는 과거 80만년 시계열이 한계였던 기존 빙핵 기록을 두 배 가깝게 확장하는 성과라고 BBC, Beyond EPICA, Climate.gov, Science Plus 등의 매체와 기관들이 밝혔다.

 

국제 협력의 결정체, 역사적 유물 발굴


이 빙핵은 10개국 12개 연구기관이 유럽연합(EU)의 지원 아래 수행한 'Beyond EPICA - Oldest Ice' 프로젝트 4번째 드릴링 캠페인을 통해 200여일간, 해발 3200m 극한환경(-35℃)에서 완성됐다. 이번 연구에는 PNRA(Programma Nazionale di Ricerche in Antartide, 이탈리아의 공식 남극 연구 프로그램)과 IPEV(Institut Polaire Français Paul-Émile Victor, 프랑스의 국가 남극(극지) 연구 지원기관)도 핵심기관으로 참여해 이번 프로젝트의 현장 연구, 물류, 인프라 전반을 총괄했다.

 

빙핵 시료는 항온 냉동 설비로 유럽까지 운송됐으며, 앞으로 수년에 걸친 연속유량분석(CFA)를 통해 CO₂ 등 온실가스와 주요 대기 성분, 미세입자, 동위원소가 분석된다. 

 

 

150만년 기후 데이터, 인류 멸종 그리고 빙하기의 흔적


빙핵에는 순도 높은 공기 방울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당시 대기 오염도, CO₂ 농도, 기온, 해빙 범위, 해양 생산성까지 다층적 기록이 담겼다. 특히 빙핵의 예비분석 결과 120만년 전(2480m 단면) 빙핵 1m당 최대 1만3000년의 기후 정보가 농축되어 있음이 확인됐다.

 

또 빙하기-간빙기 주기 동안 대기 중 CO₂는 180~300ppm 범위에서 반복적으로 변화했으며, 이는 현재의 급격한 상승과는 전혀 다른 속도와 진폭을 보였다.

 

중플라이스토세 전이(Mid-Pleistocene Transition, MPT)를 포착한 이 빙핵은, 약 100만년 전 지구의 빙하기-간빙기 주기가 4만1000년에서 10만년 주기로 대전환된 근본적 변화의 열쇠를 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CO₂ 농도의 ‘비상식적 수준’… 역사적 데이터가 경고한다


2025년 현재 대기 CO₂ 농도는 429.61ppm(마우나로아, NOAA 기준)으로, 80만년 빙핵기록 내 최고치보다 50% 넘게 높다. 산업화 이전(약 280ppm) 대비 1.5배 이상 오르며, ‘현생 인류 출현 이래 미증유, 비정상적 급상승’으로 각국 기후과학자와 정책당국의 경계를 촉구한다. 

 

빙핵 연구를 통해 밝혀진 역사적 CO₂ 데이터는 환경 규제(납 첨가 휘발유 금지 등) 및 국제 탄소정책 근거의 핵심 자료로 활용됐다.

 

 

남극 빙핵과 현재의 교훈

 

과거에는 수만 년에 걸쳐 서서히 변화했던 지구 대기와 온도가, 지금은 불과 200년 만에 ‘지질학적 순식간’에 급변하고 있다.

 

남극 빙핵 연구는 남대양이 탄소 싱크(흡수원) 또는 소스(배출원)로 기능하는지, 미래 지구 생명권에 어떤 메커니즘이 작동할 것인지 해석할 결정적 힌트를 제공한다.

 

과거 90만~120만 년 전 빙하기-간빙기의 격렬한 변동은 실제로 당시 유럽 호모 에렉투스(호모 에렉투스)의 절멸과도 밀접히 연결된 것으로 밝혀졌다.

 

 

남극 얼음 코어, 왜 다시 주목받나


지금까지의 최고 연속 빙핵기록은 80만년(EPICA Dome C)이 한계였으나, 이번 Little Dome C 시료는 150만년으로 기록 갱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초장기 데이터는 기후 변동성과 CO₂–온도 상관관계, 급격한 기후변화의 임계점, 해빙 면적의 장기적 트렌드 등 언론과 정책, 산업계에 반드시 필요한 기초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빙핵 속에 숨겨진 ‘공기방울 증거’와 ‘수치 기후 데이터’는, 전대미문의 기후 위기를 맞이한 현대 인류에게 ‘단순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미래 생존의 전략을 다시 쓰는 설계도가 되고 있다. 

 

아직 분석의 여정이 남았지만, 이번 빙핵 프로젝트가 남길 답변의 무게는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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