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만드는 데 5초, 쓰는 데 5분, 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리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플라스틱이다. 이 플라스틱 관련한 국제행사가 6월 5일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열린다.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6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 인간환경회의(UN Conference on the Human Environment)’를 기념해 제정됐다. 이 스톡홀름 회의가 바로 현대 환경정책의 출발점이 됐다.
유엔환경계획(UNEP)는 세계 환경의 날 공식 메시지로 “환경의 날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전 세계가 함께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오직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지구촌 모두의 약속이다”고 선언했다.

1. 스톡홀름 회의와 유엔환경계획(UNEP) 창설, 그리고 세계 환경의 날 제정
1972년 스톡홀름 회의는 인류가 지구 환경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한 최초의 국제 환경 정상회의로, 113개국 대표가 참석했다. 회의에서 스톡홀름 선언(Stockholm Declaration) 이른바 ‘인간환경선언’이 발표됐다.
이 선언은 환경과 개발의 조화, 자원 보전, 오염 방지, 국제 협력 등 26개 원칙을 담아 각국의 환경정책과 국제 환경법의 기초가 됐다. 주요 원칙에는 자연자원 보호, 재생가능자원 유지, 야생동물 보호, 오염 방지, 환경교육, 과학기술 활용, 국제 협력, 개발도상국 지원 등이 포함됐다.
스톡홀름 회의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유엔 산하에 환경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의 설치다. 같은 해 제27차 유엔총회에서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이때부터 유엔 산하 최초의 환경 전문기구인 UNEP는 국제 환경정책 조정, 정보 공유, 환경 감시, 환경평가 보고서 발간, 환경 프로젝트 지원, 국제 환경협약 체결 등 세계 환경보전의 중심기관, 지구지킴이의 실질적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됐다.

2. '세계 환경의 날' 첫 슬로건 “오직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
1973년부터 매년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기념하고 있으며, UNEP가 주관해 매년 전 세계 150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환경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매년 주제를 정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륙별로 개최국을 선정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1973년 첫 환경의 날 슬로건은 “오직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였다. 이 슬로건은 오늘날까지도 환경운동의 상징적 메시지로 남아 있다.
UNEP는 1987년부터 매년 환경의 날 주제를 선정해, 기후변화, 플라스틱 오염, 토지 복원 등 시의성 있는 환경 이슈에 집중한다. 2024년 주제는 “우리의 땅, 우리의 미래, 우리는 복원의 세대(Our Land, Our Future, We are #GenerationRestoration)”였다.
UNEP는 환경보호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개인·기관에 ‘글로벌 500상’을 환경의 날에 수여한다.

3. 2025년 세계 환경의 날 행사, 한국 제주서 개최…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
우리나라는 1996년 5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6월 5일을 ‘환경의 날’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국민의 환경보전 의식을 높이고 실천 생활화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등 다양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개인·지역사회·정부·기업이 함께 행동하도록 촉구하는 목적이 있다.
2025년 세계 환경의 날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바로 28년 만의 한국 그것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UNEP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1997년 제28차 세계 환경의 날에 이어 두 번째 공식 글로벌 행사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며, 대한민국이 플라스틱 오염 방지와 순환경제 전환의 국제적 리더십을 보여주는 상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올해의 주제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로 대두된 플라스틱 오염을 근절하자는 의미를 담아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 Plastic Pollution)'이다. 플라스틱 오염은 해양, 토양, 인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매년 약 1400만톤의 플라스틱이 수생 생태계로 유입되고 있다. 이로 인한 사회·환경적 비용은 연 3000억~6000억 달러에 달한다.
그래서 올해 슬로건은 '공동의 도전, 모두의 행동(Shared Challenge, Collective Action)'으로 정했다.
특히 올해 환경의 날 기념일에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약(INC-5) 체결이 이뤄진다. 즉 대한민국이 이 문제의 실질적 해법과 국제 협력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환경 선도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제주도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 제로를 목표로 선언하고, 전국 최초로 일회용컵 보증금제 등 자원순환 정책을 실천하는 등, 지속가능한 환경정책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4. 지구촌 최대 환경 캠페인, 환경의 날…스톡홀름 회의가 남긴 것
환경의 날은 150개국 이상에서 다양한 행사와 캠페인이 펼쳐지는 지구촌 최대 규모의 환경 기념일이다.
환경의 날을 맞아 세계 각국에서는 줍깅(쓰레기 줍기+조깅), 비건 페스티벌, 탄소중립 실천, 업사이클링 체험, 4R 운동(거절하기, 줄이기, 재사용하기, 재활용하기) 등 시민 참여형 실천 프로그램이 활발히 전개된다. 2018년 인도 뭄바이에서는 ‘플라스틱 오염 퇴치’ 캠페인에 6000명이 모여 9만kg의 플라스틱을 수거했고, 인도 정부는 2022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전면 금지를 선언했다.
특히 지난 2024년 환경의 날 행사는 역대 최다 공식행사가 펼쳐졌을 정도로 지구촌의 축제, 세계인의 캠페인으로 우뚝 섰다. 2024년에는 3854개의 공식 행사가 열렸고,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건의 온라인 참여가 이뤄졌다. 타임스퀘어, 트라팔가 광장, 베이징·오사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대형 캠페인이 펼쳐졌다.
스톡홀름 회의는 세계 각국 환경정책의 출발점이 됐으며, 환경의 날 제정 이후 각국은 환경부 신설, 환경법 제정, 환경영향평가 등 국가 차원의 환경보전 정책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도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경제개발과 환경보전을 병행하는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UNEP는 특히 환경보전이 경제발전과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각국이 자국 내 자원을 개발할 권리는 인정하지만, 그 과정에서 타국이나 국제사회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도 명확히 했다.
스톡홀름 회의와 선언은 이후 몬트리올 의정서, 리우 환경회의,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등 주요 국제 환경조약의 토대가 됐다.
또 환경의 날과 다른 환경 기념일도 함께 주목받는다. 환경의 날(6월 5일) 외에도 4월 22일 ‘지구의 날’, 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 등 다양한 환경 기념일이 국제적으로 운영된다.

5. 환경이 뭐길래?…숲, 물, 공기, 생물다양성과의 상관관계
도대체 환경이 뭐길래 이렇게 지구촌 전체에서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일까.
세계 환경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구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아파하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세계 정책 변화와 시민 행동을 촉진하는 실질적 생존의 몸짓이다.
플라스틱 오염, 산림 파괴, 물 부족, 생물다양성 위기 등 다양한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각국의 실질적 행동과 국제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세계 식량·농업 부문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5% 이상, 지구에서 경작 가능한 토지의 50%를 차지한다. 최근 100년간 전 세계 산림의 절반이 사라졌으며, 2019년에는 6초마다 축구장 크기의 원시림이 사라졌다.
지구 표면의 8%에 불과한 호수·강·습지는 전 세계 탄소의 20~30%를 저장하고, 지구 토양에는 전체 생물종의 약 60%가 서식한다.
전세계 인간들은 담수(민물)에 직접적으로 의존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일자리만 14억개에 달한다. 하지만 지구상 물의 1% 미만만이 식수로 사용 가능하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도 증가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 연구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420만~7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한다. 이는 교통사고, 에이즈, 말라리아 등 주요 사망 원인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전 세계 인구의 90%가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점도 매우 심각한 현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시간 축구장 300개 크기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 이 속도가 계속된다면 100년 안에 지구의 숲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플라스틱 오염 역시 심각하다. 매년 약 1100만톤~14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된 모든 플라스틱의 91%가 재활용되지 않았으며, 플라스틱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는 400년이 걸린다. 204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연간 2900만톤, 누적 6억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파괴로 인해 생물다양성도 붕괴중이다. 1970년 이후 포유류, 어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의 개체수가 평균 68% 감소했다. 세계자연기금(WWF)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지구 생명지수(Living Planet Index)는 52% 하락했고, 척추동물의 개체 수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이는 인류가 자연이 재생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해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는 경고다. 또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오염이 원인이다.
물 부족도 심각하다. 전 세계 27억명이 매년 한 달 이상 물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인류의 생존과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경고 신호로, 환경보호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6. 환경에 진심 & ESG지수 중 E(환경)가 높은 기업 어디?
국내 주요 기업들은 ESG강화 추세속에서 환경보호와 지속가능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탄소중립 선언, 재생에너지 확대, 해양 폐기물 활용 제품 등으로 친환경 혁신을 선도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등 그린 철강 기술과 해양생태계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풀무원은 식품업계 최초로 ‘넷제로 시스템’을 도입해 탄소저감에 앞장서고, SK와 현대차는 RE100, 친환경 모빌리티 등으로 글로벌 ESG 트렌드를 주도한다. 롯데, 한화 등도 친환경 포장, 숲 조성 등으로 산업계 전반에 녹색경영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요 ESG 평가기관(한국ESG평가원, ESG행복경제연구소 등)의 2024~2025년 환경(E)지수에 따르면, 한국콜마가 환경지수에서 89.5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으며, 기아, 삼성전자, 포스코홀딩스, 현대자동차 등이 환경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SK, 삼성, 현대차, 포스코 등은 시민사회 ESG 평가지수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국내 기업의 환경경영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의 친환경 혁신과 ESG 경영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