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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지구칼럼] 동물원의 존립에 대한 인간의 고민…코스타리카 폐쇄부터 ‘푸바오 선물'까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코스타리카가 세계 최초로 공영 동물원을 모두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동물원의 존재 이유와 필요성에 관한 논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에버랜드 판다 ‘푸바오’가 가져온 경제적·문화적 파급 효과가 재조명되는 등 동물원에 대한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물원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각도로 조명해 봤다.

 

1. 동물원의 역사와 진화

 

동물원의 시초는 기원전 3500년 고대 이집트 히에라콘폴리스 지역에서 발견된 동물 유골에서 추정된다. 이후 고대 로마 제국에서는 검투사 훈련과 유희를 위해 동물을 가두어 전시했으나, 19세기부터 동물 보호와 연구 목적의 동물원이 출현했다. 1829년 런던동물원이 현대적 동물원의 출발점으로 꼽히며, 여기서 ‘Zoo’(동물원)라는 말이 고유명사가 됐다.

 

한국 최초의 동물원은 1909년 창경원이었고, 2024년 기준 현재 국내에는 약 114개의 동물원이 운영 중이다.

 

2. 동물원의 필요성과 긍정적 측면


현대 동물원은 멸종위기종 보호와 번식, 야생환경 복원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동물원이 멸종위기 육성 및 복원 프로그램의 거점임을 공식 인정하고 있다. 또한 밀렵이나 서식지 파괴 위협으로부터 동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국내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 관할하에 2023년부터 동물원 및 수족관 운영이 허가제로 전환돼 동물복지 법적 기준 강화가 추진되고 있다. 무분별한 동물 접근 행위 금지와 체험 콘텐츠 규제가 포함되어 관람객과 동물 모두의 안전과 복지가 증진되고 있다.

 

 

3. 코스타리카 사례: 공영 동물원 전면 폐쇄


2024년 7월, 코스타리카 정부는 10년에 걸친 법적 분쟁 끝에 공영 동물원을 공식 폐쇄했다. 수도 산호세 시몬 볼리바르 동물원 등 2개 시설이 문을 닫았으며, 동물 287마리는 재활 보호센터로 이전해 건강 상태와 야생 복귀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다.

 

이는 공영 동물원이 가진 동물복지 문제와 생태환경 변화에 대응한 선례여서 동물보호단체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다만 사립 동물원 18곳은 해당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4. 동물원존립 논쟁과 동물복지 문제


동물원 동물들은 실제 서식지보다 극히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이로 인해 스트레스와 이상행동이 빈번하다. 캡스(Captive Animal's Protection Society) 조사에 따르면 호랑이와 사자는 원래 거주지 대비 약 1만8000배 좁은 공간에, 북극곰은 100만 배 좁은 공간에 갇혀있다. 동물들의 심리적·신체적 고통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다.

 

그나마 큰 규모 동물원이나 사파리 공원은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제공하지만, 여전히 울타리와 전압선 등 인위적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몰입 동물원’의 경우 조류의 비상 날개 절단 등 동물학대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국제동물원수족관협회(AZA)는 영장류에 대한 쇼와 인위적 복장을 금지할 것을 권고하며,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강력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5. ‘푸바오 효과’와 동물원의 긍정적 역할 사례


한국 에버랜드 판다 ‘푸바오’는 2016년 국내 최초 중국산 판다 새끼로 태어나 2021년 시민 앞에 공개된 이후 방문객 550만명 돌파, 300만개의 굿즈 판매 및 SNS 상 유행어 생성 등 큰 문화·경제 파급력을 보여줬다.

 

판다 푸바오의 존재는 동물 인격화를 촉진하고, 국민들의 동물복지 인식 향상에도 기여했다. 이는 ‘동물을 단순한 관람 대상이 아니라 생명체로서 존중하는 시각’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국제적으로 일본 우에노동물원의 판다 신규 유입이 연간 약 2400억원(267억엔)의 지역 경제 효과를 기록하는 등, 동물원이 경제·관광 산업에도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도 다수 보고된 바 있다.

 

 

6. 앞으로의 동물원: 공존과 혁신의 길


전문가들은 동물원의 존재 이유에 대한 ‘찬반’ 입장을 넘어서, 동물복지와 환경조성에서 지속 가능한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간과 야생동물이 ‘동반자’로 공존할 수 있는 공간 창출과 동물의 본능·행동을 최대한 보존하는 환경 구축이 시급하다.

 

코스타리카 사례를 계기로 법적·사회적 동물복지 기준이 강화되고, 동물원의 ‘제2의 고향’으로서의 공간 마련 노력도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동물원은 여전히 멸종위기종 보존과 연구, 교육적 가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코스타리카가 보여준 '공영 동물원 폐쇄'라는 역사적 결정은 전 세계에 동물복지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 ‘푸바오’가 상징하는 바와 같이 동물원의 미래는 ‘생명 존중’과 ‘상생’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해 동물원 운영자, 정부, 시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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