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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Life

[지구칼럼] 매미, 여름의 사자후…7년 인내와 7일의 불꽃합창, 그리고 지구온난화의 경고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여름이 시작되면, 도시와 자연 모두가 매미의 울음소리에 잠긴다. 매미는 7월 20일 초복 무렵에 등장한다. 매미가 운다는 것은 여름이 왔다는 것이다.

 

식물로는 등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면 여름이 온것이다. 섭씨 20도정도에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안도현 시인의 시구처럼, 매미는 계절의 신호탄이자 인간관계와 인내, 생명의 신비를 상징하는 여름철 대표 곤충이다.

 

매미의 생애, 땅속 7년·지상 7일의 기적

 

국내 매미의 평균 생활사(Life Cycle)는 대개 5~7년으로 알려져 있다. 알에서 깨어난 유충(약충)은 땅속에서 나무뿌리 즙을 빨아먹으며 수년을 보낸 뒤, 음력 초복 무렵 온도가 20℃를 넘어서면 지상으로 올라와 성충(어른벌레)으로 우화(탈피)한다.

 

이후 수컷 매미만이 짝짓기를 위해 일제히 울기 시작하며, 산란·교미 후 많게는 4주, 짧게는 7~10일 만에 인생을 마감한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 일부 종은 13년 또는 17년 동안 지하에서 유충 생활을 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사랑(짝짓기)의 절규, 그리고 80~120dB의 소리폭탄

 

매미 수컷은 짝짓기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복부의 ‘진동막(tymbal)’을 초당 300회 이상 수축 및 팽창시킨다. 이 합창단은 데시벨 기준 80~120dB에 이르는 폭발적 소리를 내는데, 이는 지하철·잔디깎이(80~90dB), 심지어 근거리 항공기 수준(100dB 이상)과 맞먹는다.

 

실제 관측치에 따르면, 대규모 매미 합창은 88.5dB에서 반복적으로 진폭한다. 시골보다 도시 매미의 울음소리가 더 큰 이유는, 소리의 횡포(고주파수)와 암컷 유인, 천적 퇴치 효과에 있다.

 

 

여름, 생태, 그리고 소멸의 드라마

 

암컷 매미는 소리를 전혀 내지 못하고, 수컷의 울음에 이끌려 짝짓기를 마친 뒤 즉시 산란에 들어간다. 교미 직후 수컷은 생을 마감하고, 암컷 역시 알을 낳은 뒤 죽는다. 교미 성공률은 고작 30% 수준(10마리 중 3마리 꼴), 나머지는 천적에 잡아먹히거나 ‘총각 매미’로 생을 마친다.

 

울음소리는 동시에 천적(조류, 다람쥐 등) 분산 효과와, 소리가 크고 몸집 큰 수컷의 교미 성공률을 높이는 진화적 압력에 기인한다.

 

5덕의 상징, 동양의 문화와 매미

 

중국·한국 등 동아시아 사회에서 매미는 고결함, 청렴, 절제, 신뢰, 문(文)을 상징해왔다. 실제 진(晉)나라 시인 육운, 한(漢)나라 귀족 등은 관(익선관)에 매미 날개를 달아 ‘관직자의 5덕’을 상기시켰다. 중국에서는 매미가 매년 여름을 알리고, 고대에는 “부활과 영생”의 표상으로 죽은 자의 입에 옥매미를 넣기도 했다.

 

도시의 매미: 빛공해와 온난화의 역설


최근 들어 도시의 인공조명·LED 가로등 등 인공적 빛공해는 매미를 비롯한 곤충 전체의 생태를 크게 교란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됐다.

 

매미는 변온동물로, 15~20℃ 이상이 되어야 울기 시작하는데, 도심의 광공해·열섬현상, 또 열대야 영향으로 더 많이, 더 자주 운다. 밤에는 가로등, 네온사인 등 인공광을 ‘낮’으로 착각해 울기 시작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빛공해는 다른 곤충의 유충 발달 및 개체수에도 심각한 피해를 끼친다는 과학적 보고도 있다.

 

매미, 지구온난화의 심부름꾼?

 

매미의 생존과 번식 전략, 그리고 급격히 증가하는 도시 매미의 소음현상은 지구 기후변화의 척도로도 연구되고 있다. 여름이 빨라지고, 긴 열대야가 반복될수록, 이 신비롭고도 처절한 생의 드라마는 더욱 요란해질 전망이다.

 

"매미는 땅속 7년을 참고, 세상 위에 단 7일을 태워 산다. 그들이 그렇게 요란하게 우는 것은, 생의 절정에서 터지는 마지막 사랑의 외침이다. 당신에게 이 울음소리는 단순한 소음인가, 아니면 여름만이 선사하는 자연의 위대한 드라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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