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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엔비디아 젠슨 황 "앤트로픽 투자 기회 놓친 것은 내 실수"발언의 속셈?…GPU·풀스택 전략의 압도적 우위 자신감 '역설적 신호'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앤트로픽(Anthropic) 투자 초기 기회를 놓친 것을 두고 “내 실수(my miss)”라고 공개 인정했다는 사실은, 동시에 그가 여전히 자사 GPU·풀스택 전략의 압도적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신호이기도 하다.

 

황 CEO는 최근 드와르케시 파텔(Dwarkesh Patel)과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구글·AWS의 커스텀 AI 칩이 엔비디아 시장 지배력에 실질적 위협이 되느냐는 질문을 정면으로 받았다. 그는 “엔비디아보다 의미 있게 뛰어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경쟁 구도를 ‘성능·TCO·생태계’의 총합 싸움으로 재정의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앤트로픽을 둘러싼 발언이다. 젠슨 황은 “앤트로픽이 없었다면 TPU 성장의 이유가 뭐가 되겠느냐, TPU 성장은 100% 앤트로픽 덕분”이라며, AWS의 Trainium 역시 “성장이 있다면 그것도 100% 앤트로픽”이라고 잘라 말했다.

 

국내외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앤트로픽은 구글·브로드컴과 2027년부터 약 3.5GW 규모의 TPU 용량을 순차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구글과의 이전 계약에서는 최대 100만 개 TPU와 2026년까지 1GW를 넘는 컴퓨팅을 확보하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만 놓고 보면, 앤트로픽은 단일 AI 스타트업으로서 전례 없이 공격적인 연산 인프라 확충 행보를 밟고 있다.
테크42, 미국 경제매체 보도 등을 종합하면 구글·브로드컴 TPU 계약 규모는 약 3.5GW, 연간 매출 실행률은 300억 달러를 넘어선 수준으로 평가된다.

 

황 CEO가 “TPU·Trainium 성장 100% 앤트로픽”이라고 표현한 것은 과장이 아니라, 현재 클라우드 사업자 커스텀 칩 수요의 상당 부분이 앤트로픽 한 곳에 쏠려 있다는 업계 현실을 반영한 발언으로 읽힌다.

 

흥미로운 점은 황이 앤트로픽 사례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트렌드가 아니라 독특한 예외(unique instance)”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그의 논리는 명확하다. 앤트로픽은 구글·AWS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전략 투자+장기 컴퓨트 계약’을 동시에 쏟아붓는 특수한 구조 덕에 TPU·Trainium에 묶였을 뿐, 이는 업계 전반이 커스텀 칩으로 이동한다는 구조적 신호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은 엔비디아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AI 추론 칩’이 아니라, 분자역학·양자색역학·유체역학·입자물리·데이터 처리 전반을 아우르는 가속 컴퓨팅 풀스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UDA 생태계, 수억 개에 달하는 GPU 설치 기반, 모든 메이저 클라우드에 깔린 범용 플랫폼이 만들어내는 플라이휠은 TPU 같은 특화 칩으로는 재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외부 벤치마크 자료를 보면, 구글 최신 TPU 세대가 와트당 성능·일부 워크로드 기준 성능/달러에서 GPU를 앞선다는 데이터도 있다. 국내 기술 블로그와 해외 분석을 종합하면, TPU v4는 엔비디아 A100 대비 1.2~1.7배 빠르고 전력 효율은 1.3~1.9배 우수하다는 구글 자체 수치가 인용되며, TPU v7는 이전 세대 대비 약 10배 성능 향상, 특정 애플리케이션에서는 GPU 대비 1.4배 높은 성능/달러를 달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황 CEO는 “엔비디아 컴퓨팅 스택이 TCO 대비 성능에서 세계 최고이며, 이를 뒤집는 제3자 벤치마크(MLPerf, InferenceMAX 등)에 TPU·Trainium은 아직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즉, 구글·AWS의 ‘자체 수치’가 아닌 공개 검증 무대에서 맞붙기 전까지는 시장의 신뢰도는 여전히 엔비디아 쪽에 기울어 있다는 자신감이다.

 

황 CEO는 이번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앤트로픽 초기 투자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내 실수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구글·AWS가 수십억 달러를 한 번에 밀어 넣을 수 있었던 반면, 당시 엔비디아는 그 정도 규모의 전략 지분 투자를 감당할 준비가 되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벤처캐피털이 AI 연구소에 50억~100억 달러를 넣는 일은 없다. 결국 앤트로픽 입장에선 선택지가 거의 없었는데, 그 현실을 내가 깊게 ‘내재화’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미스’를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이미 충분히 광범위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확정된 금액은 약 300억 달러 수준이며, 앤트로픽에는 작년 11월 100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다.

 

국내외 보도에 따르면, 황 CEO는 3월 모건 스탠리 TMT 콘퍼런스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대한 최근 투자가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두 회사의 올해 내 IPO 가능성을 이유로 추가 투자는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투자 축소 해명에 대해서는 시장의 시선이 엇갈린다. 황은 “IPO 이후에는 투자 기회의 창이 닫힌다”고 설명했지만, 테크 전문 매체와 일부 학계에서는 “상장 직전까지도 후속 투자를 통해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게 일반 관행인데, 엔비디아의 설명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는 오픈AI에 대한 엔비디아 투자 구조를 두고 “엔비디아가 투자하면, 오픈AI는 그 돈으로 다시 엔비디아 칩을 사가는 상쇄 거래에 가깝다”며 투자 거품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결국 이번 발언의 핵심은, 엔비디아가 앤트로픽이라는 ‘예외’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통해 오히려 자사 GPU·풀스택 전략의 구조적 우위를 재확인하려 했다는 데 있다. 숫자로 보면 앤트로픽은 구글·브로드컴과 최소 수 기가와트(3.5GW) 규모 TPU 계약, 구글과 별도의 최대 100만 개 TPU 확보, 연간 매출 실행률 300억 달러 돌파 등으로 구글·AWS 커스텀 칩 생태계의 ‘슈퍼 고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차원에서 보면, 엔비디아는 여전히 메이저 클라우드·슈퍼컴퓨터·온프렘 데이터센터 전반에 수억 개 GPU를 깔아 둔 상태이며, CUDA·라이브러리·툴체인·ISV 생태계를 통해 범용 가속 컴퓨팅 표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AI 가속 칩 시장은 이미 ‘엔비디아 풀스택 vs 빅테크 커스텀 칩 연합’ 구도로 재편되는 가운데, 앤트로픽 변수는 앞으로도 TPU·Trainium의 성장 궤적을 좌우하는 핵심 수요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 판 위에서 젠슨 황이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얼마나 비싼 가격에 “세계 최고의 성능·TCO·생태계”라는 내러티브를 방어할 수 있을지가 향후 3~5년 AI 인프라 패권 경쟁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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