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테슬라가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오스틴 시내 고객의 집까지 ‘완전 무인’ 자율주행으로 모델Y를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6월 27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를 비롯해 해외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 차량은 고속도로를 포함한 도심 구간을 최대 72마일(약 116km/h) 속도로 달렸으며, 운전자나 원격 조작자 없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차에 아무도 타지 않았고, 원격 조정도 없었다. 완전 자율주행!”이라고 X(구 트위터)에 직접 밝혔다.
테슬라 FSD, ‘레벨4’ 진입 선언…AI·센서 융합 기술력 과시
이번 배송은 테슬라의 최신 FSD(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버전 v13.2.9)가 적용된 모델Y로, 차량 내 AI 칩과 카메라 기반 센서가 복잡한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판단했다.
테슬라 측은 “이제 차량이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모든 주행을 처리할 수 있는 레벨4 자율주행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최근 수개월간 공장 내 차량 이동을 자율화했고, 이번에는 도시 전체로 영역을 확장했다.
로보택시 상용화와 본격 연결…‘무인’과 ‘감독자 탑승’의 차이
이번 무인 배송은 6월 22일 오스틴에서 시작된 로보택시 서비스의 연장선에 있다. 테슬라 로보택시는 10~20대 규모로, 제한된 지역에서 사전 선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운행 중이다. 다만, 로보택시는 안전요원이 동승해 비상시 개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반면, 완전 무인 배송은 그 어떤 인간 감독도 없었다는 점에서 기술적·상징적 차별점을 보인다.
경쟁사와 비교…‘최초’ 논란과 업계 현황
머스크는 “공공도로 고속주행까지 포함해 완전 무인 자율배송은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으나, 이미 웨이모(Waymo) 등 경쟁사도 무인차량의 고속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웨이모는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LA 등에서 유료 승객 대상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웨이모의 고속도로 서비스는 아직 일부 지역에서만 내부 직원 대상으로 제한되고 있다.

안전성 논란과 규제 리스크…NHTSA·현장 영상서 드러난 한계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연방 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 규제기관의 집중 감시를 받고 있다. 최근 오스틴 로보택시 시범운행에서는 차선 오진입, 급제동, 과속, 도로 중간 하차 등 각종 운전 오류가 다수 영상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한 로보택시는 6차선 도로 한가운데 승객을 내려주거나, 역주행 차로로 진입해 뒷차의 경적을 유발하는 등 위험 상황이 발생했다.
NHTSA는 테슬라 FSD가 “햇빛, 안개, 먼지 등 가시성 저하 상황에서 적절히 반응하지 못했다”며 240만대 규모의 차량을 조사 중이다.
2023년 12월에는 오토파일럿 관련 200만대 리콜도 있었다. 위키피디아 집계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테슬라 오토파일럿 관련 사망사고는 51건, 비치명적 사고는 수백 건에 달한다.
기술적 한계와 사용자 습관…‘과신’과 ‘오남용’ 위험
테슬라의 카메라 기반 센서 시스템은 라이더(LiDAR) 등 중복 감지장치가 없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팬텀 브레이킹’(장애물 없는 상황에서의 급제동), 도로 표식 오인식, 돌발상황 대처 미흡 등이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FSD 베타 사용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스템을 과신해 운전대에서 손을 떼거나, 주의력이 저하되는 등 위험 행동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업계 평가…“혁신과 위험, 동전의 양면”
프린스턴대 알랭 코른하우저 교수는 “로보택시가 일부 상황에서 인간 운전자보다 잘 대처했다”면서도, 카네기멜론대 필립 쿱만 교수는 “초기부터 너무 많은 오류 영상이 나온 것은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모닝스타 등 시장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로보택시 대규모 상용화는 2028년 이전엔 어렵다”고 전망했다.
기술 혁신의 ‘빛과 그림자’…상용화까지 ‘신뢰’가 관건
테슬라의 완전 무인 자율배송은 자율주행 상용화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상징적 사건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안전 문제와 규제 당국의 조사, 기술적 한계가 병존한다. 테슬라가 주장하는 ‘완전 자율’의 신뢰성을 입증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향후 대중화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