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Meta)가 AI 인재 확보 경쟁에서 ‘블랙홀’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저커버그는 AI 스타트업 인수에 실패하자, 창업자와 CEO를 직접 영입하는 초강수를 두며, 글로벌 AI 패권 경쟁의 판을 흔들고 있다.
SSI 인수 실패, CEO·핵심 인재 직접 영입으로 전략 선회
올해 초 메타는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 SSI)’ 인수를 시도했다. SSI는 설립 1년 만에 320억 달러(약 44조원)로 평가받는 등 AI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생 기업 중 하나다.
그러나 수츠케버가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본인 역시 메타 합류를 거부하자 저커버그는 SSI CEO 대니얼 그로스와 전 깃허브 CEO 냇 프리드먼을 직접 영입하는 ‘우회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들은 메타의 ‘초지능(Superintelligence)’ 개발팀에 합류해, 최근 영입된 스케일AI 창업자 알렉산더 왕이 이끄는 조직에서 일하게 된다. 메타는 이와 함께 그로스와 프리드먼이 공동 운영하는 벤처캐피털 NFDG의 지분도 인수할 예정이다.
19.6조원 투자, CEO까지 영입…메타의 공격적 AI 인재 확보전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메타가 스케일AI에 143억 달러(약 19조6000억원)를 투자하고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영입한 데 이은 초대형 인재 확보전의 연장선이다.
메타는 스케일AI의 49% 지분을 확보하고, 왕을 비롯한 핵심 엔지니어들을 ‘초지능’ 개발팀에 투입했다. 스케일AI는 AI 학습용 데이터 라벨링 분야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메타의 AI 경쟁력 강화에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메타는 이 외에도 구글 딥마인드, 오픈AI, 아마존 등에서 AI 연구자와 엔지니어를 대거 영입 중이다. 특히 오픈AI 인재 영입을 위해 최고 1억 달러(약 1370억원)에 달하는 ‘9자리’ 보너스까지 제시한 사실이 드러나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아직 우리 핵심 인재는 한 명도 메타로 이직하지 않았다”며 메타의 ‘돈으로 인재 사기’ 전략을 공개 비판했다.
‘초지능’ 개발, 메타의 사활 건 AI 패권 전쟁
메타의 이 같은 공격적 인재 영입은 최근 자사 AI 모델(예: Llama 3, Llama 4)이 구글, 오픈AI 등 경쟁사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는 평가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저커버그는 직접 실리콘밸리 자택에서 AI 인재를 접촉하고, ‘초지능’(superintelligence) 개발팀을 50명 규모로 구성해 AGI(인공지능 일반화) 경쟁에서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메타는 이번 인재 영입과 대규모 투자로 AI 연구·개발 역량을 대폭 강화해, 차세대 챗봇·추천 알고리즘·AR/VR 등 자사 플랫폼 전반에 AI 혁신을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알렉산더 왕, 대니얼 그로스, 냇 프리드먼 등 실리콘밸리 최고급 인재들이 한 팀에 모이면서, 메타의 ‘초지능’ 프로젝트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메타의 ‘인재 블랙홀’ 전략에 대해 업계에서는 “혁신보다 돈으로 인재를 사들이는 방식”이라는 비판과 “AI 패권 경쟁의 현실”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저커버그의 초공세가 메타의 AI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단기적 ‘인재 전쟁’에 그칠지는 향후 성과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