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칩이 입지를 넓히면서 엔비디아가 120억 달러 규모의 위협에 직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CNBC, Reuters, Financial Times, Benzinga, 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Citi의 애널리스트 Atif Malik은 최근 브로드컴(Broadcom)의 맞춤형 XPU(확장 프로세싱 유닛) 채택 가속화와 대규모 신규 고객(업계에서는 오픈AI로 추정)이 맞물리며, 엔비디아가 향후 약 120억 달러에 달하는 GPU 매출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목표주가를 기존 $210에서 $200으로 조정했다.
브로드컴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새로운 4번째 대형 고객으로부터 100억 달러 규모의 XPU 맞춤형 AI 칩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고객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경제지들을 포함한 다수 뉴스를 종합하면 오픈AI가 유력하다. 기존 구글, 메타, 바이트댄스와의 협력에 더해 초대형 고객 확보로 AI 칩 시장에서 XPU 중심의 ‘맞춤형 실리콘’ 공급이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브로드컴의 혹 탄 CEO는 2026년 AI 칩 매출이 62억 달러에 달하며 전년 대비 66%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 Barclays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이번 주문을 브로드컴 주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석했으며, Bank of America는 브로드컴의 AI 시장 점유율이 2025년 11%에서 2027년 24%로 2배 가까이 뛸 것으로 내다봤다.
XPU 성장률, 2026년 GPU 추월…“AI 시장의 구도 변화 본격화”
말릭 애널리스트는 “2026년 XPU 시장 성장률은 53%로, 기존 AI GPU 성장률(34%)을 크게 앞설 것”이라며, 구글이 메타, 오픈AI, 오라클 등에 데이터센터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전략이 엔비디아와의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글은 TPU의 성능과 비용 효율로, 메타·오픈AI 등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특히, 각종 맞춤형 ASIC, XPU 칩은 특정 AI 워크로드에 범용 GPU 대비 성능·가격 측면에서 우위가 확인되며, 시장에서 ‘엔비디아-독점’ 구도가 느슨해지는 양상이 뚜렷하다.
엔비디아, 시장 리더십은 ‘여전’…전체 점유율 85% 전망
브로드컴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은 당분간 견고할 전망이다. Malik은 2025~2026년 엔비디아의 GPU 판매가 전체 AI 칩 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하며, 네오클라우드·주권 AI 등 신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역시 “Accelerated Computing은 단순 칩이 아닌 풀스택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플랫폼의 집합”이라며 맞춤형 ASIC, XPU의 제한점을 지적했다. “엔비디아 플랫폼이 들어간 데이터센터의 운용 및 수명효용은 경쟁사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월가 역시 낙관적 전망을 제시한다. 39명의 애널리스트 중 35명이 매수 의견을 냈으며, 최근 평균 12개월 목표주가는 $210.69~$211.41로, 현재 주가 대비 21~26% 추가 상승 여력을 점쳤다.
즉 브로드컴의 대규모 맞춤형 AI 칩 주문은 엔비디아에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시장 전체가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단기적인 점유율 변화가 엔비디아 독주의 구조로 완전히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플랫폼 경쟁력, 보수적 클라우드 운영사들의 수용성, 투자 확대 등 견고한 방어선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