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미국 네바다주 스파크스에 건립 중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제조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북미 내 최초의 대규모 LFP 배터리 생산시설로, 전기차(EV)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테슬라, 북미 LFP 배터리 내재화…중국 의존도 대폭 낮춘다
테슬라는 6월 28일(현지시각) 공식 SNS를 통해 네바다주 스파크스 기가팩토리 내 LFP 배터리 공장 건설이 막바지 단계임을 밝혔다. 공장 외관과 자동화 설비, 마무리 작업이 공개된 영상에는 현지 인력들이 완공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 공장은 연간 약 10GWh 규모의 LFP 배터리 셀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테슬라가 그간 중국 CATL, BYD 등에서 대규모로 수입해온 LFP 배터리 의존도를 현저히 낮추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현지 생산 인센티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LFP 배터리, 안전·저비용·지속가능성 ‘3박자’…테슬라 표 혁신 가속
LFP 배터리는 코발트와 니켈이 포함되지 않아 생산비용이 낮고, 화재·폭발 위험이 적어 안전성이 뛰어나다. 테슬라는 최근 특허(WO2024/229047 A1)에서 LFP/LMFP(리튬망간인산철) 기반에 소량의 니켈계 소재를 첨가해 에너지 밀도와 수명, 저온 성능을 개선한 신형 LFP 배터리 화학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LFP의 원가 경쟁력은 유지하면서도, 성능은 니켈계(NMC) 배터리에 근접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LFP 배터리는 이미 테슬라의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3·Y, 메가팩, 파워월 등 주요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미국 내 생산이 본격화되면, 수입 관세 부담 없이 현지 시장에 공급이 가능해져 가격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CATL 장비 도입·현지화…2025년 시범 양산, 2026년 대량 생산 전망
테슬라는 이번 공장에 중국 CATL의 유휴 설비를 도입해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CATL 인력은 초기 설치에만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운영은 테슬라가 전적으로 담당한다.
2025년 하반기 시범 양산을 시작해 2026년부터는 대량 생산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테슬라 엔지니어들의 링크드인 이력 및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미 수백 대의 차량에 투입 가능한 LFP 시제품 생산 경험을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드류 바글리노 전 부사장은 “테슬라의 LFP 배터리 생산 단가는 중국산(2024년 기준 Wh당 0.044달러)보다도 낮출 수 있다”며, 현지화·공정 단순화·공급망 최적화가 핵심 경쟁력임을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환경·경제적 파급효과 주목
글로벌 LFP 배터리 시장은 2030년까지 전체 리튬 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 세계 LFP 생산능력의 90%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미국·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공급망 리스크 해소를 위해 현지 생산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테슬라의 네바다 공장은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상징적 사례로, 향후 미국 내 전기차·에너지 시장의 가격경쟁력과 기술 자립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지속가능성·윤리적 조달·규제 대응까지…테슬라의 ESG 전략 강화
LFP 배터리는 코발트 미사용으로 인한 윤리적·환경적 논란에서 자유롭고,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도 적다. 테슬라는 이번 현지 공장 완공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한층 강화하고,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규제 대응력도 높일 수 있게 됐다.
테슬라의 북미 첫 LFP 배터리 공장 완공은 미국 내 전기차·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강화, 환경·윤리적 지속가능성, 기술 혁신 등 다층적 효과가 기대된다. 향후 테슬라가 LFP 배터리 대량생산을 본격화할 경우, 중국 중심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균열이 생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