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전기차 시장의 ‘아이콘’ 테슬라가 북미·유럽 생산·운영 총책임자이자 일론 머스크의 최측근 ‘해결사’로 불렸던 오미드 아프셔 부사장을 해고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부진, 경쟁 심화, 정치적 리스크 등 복합 위기 속에서 테슬라의 리더십 불안과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측근 아프셔 해고…테슬라 리더십 ‘경고등’
6월 26일(현지시각) CNBC,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CEO는 최근 테슬라 북미·유럽 생산·운영 총괄 오미드 아프셔 부사장을 해고했다. 아프셔는 2017년 입사 후 머스크의 비서실을 거쳐 텍사스 기가팩토리 건설을 진두지휘했고, 지난해 북미·유럽 사업을 총괄하는 부사장에 오른 대표적 ‘머스크맨’이었다.
테슬라에서 머스크의 오른팔로 불리며, 머스크가 자리를 비울 때면 대리인 역할을 할 만큼 신임이 두터웠다.
아프셔 해고는 테슬라 핵심 임원진의 연쇄 이탈과 맞물린다. 최근 밀란 코바치 옵티머스(휴머노이드 로봇) 책임자, 북미 인사담당 제나 페루아 등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부터 CFO 잭 커크혼, 배터리 책임자 드류 바글리노 등도 이탈했다. 내부적으로는 리더십 불안, 조직 재편, 전략 전환 등 복합적 위기 신호로 해석된다.
판매 부진·정치 리스크·중국발 경쟁, 삼중고 직면
테슬라의 위기는 수치로 확인된다. 2025년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33만668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 최근 3년 내 최저치다. 유럽에서는 5월 판매가 전년 대비 27.9% 급감하며 5개월 연속 하락했고, 시장 점유율도 1.8%에서 1.2%로 떨어졌다.
미국 시장 역시 1분기 판매가 9% 줄었고, 중국에서는 5월 1만 5,000대 이상 감소하며 BYD 등 현지 브랜드에 밀리고 있다.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는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1순위다. 트럼프 재선 캠프에 2억6000만 달러를 지원하며 미국·유럽 소비자들의 반발과 불매운동을 촉발시켰다.
또 BYD, 샤오미 등 중국 EV업체와 폭스바겐, BMW 등 전통 완성차의 신차 공세로 테슬라의 노후 라인업이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모델Y 등 주력 차종의 신모델 전환기와 혁신 정체, 가격 인하에도 수요 회복이 더디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이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머스크는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 AI·로보택시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기존 EV 사업의 성장 정체와 리더십 이탈이 겹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맨’의 해고, 테슬라 미래 전략 어디로
아프셔는 2022년 ‘머스크 맨션’ 프로젝트로 불리는 비밀 유리 구매 건으로 내부 감사를 받기도 했으나, 이후 스페이스X를 거쳐 테슬라로 복귀해 실무 전면에 나섰다. 이번 해고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뤄져,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론과 조직 쇄신 의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최근 AI·로보택시, 옵티머스 등 미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나, 핵심 임원 이탈과 기존 EV 사업의 부진, 머스크의 정치적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며 ‘혁신의 동력’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혁신의 상징에서 리더십 위기로…테슬라의 시험대
테슬라의 아프셔 부사장 해고는 단순한 인사 조치가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도 변화와 머스크 리더십의 위기, 그리고 테슬라 내부의 구조적 불안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경고등’이다.
향후 테슬라가 EV 시장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로보택시 등 미래 성장동력으로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전 세계 자동차·기술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