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타이어 유통 1위 타이어뱅크(회장 김정규)가 2025년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만성적자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에 1228억원을 쏟아붓고 지배주주 관련 특수관계사에 2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빌려줘 오너 일가 편향적 자금 운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단기차입금은 10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급증했고, 유동비율은 64%에 그쳐 단기 유동성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총 13건의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위탁판매수수료로만 1413억원이 빠져나가는 비용 구조의 취약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외형은 커졌지만 속은 곪아있다는 우려가 감사보고서 곳곳에 새겨져 있다.
역대 최대 매출, 이익도 껑충
4월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등록된 타이어뱅크 주식회사(대표이사 김종배, 세종특별자치시 소재)의 제23기(2025년 1월 1일~12월 31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매출액은 6748억 3000만원으로 전년(5709억 5000만원) 대비 18.2% 증가했다. 상품매출 6581억원에 임대료수익 139억원, 관리비수익 28억원이 더해진 수치다.
영업이익은 1036억 9000만원으로 전년(894억 8000만원) 대비 15.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5.4%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915억 4000만원으로 전년(721억 1000만원) 대비 27.0% 급증했다.
이익잉여금은 6279억 2000만원으로 전년(5363억 8000만원) 대비 17.1% 늘었고, 자본총계는 8428억원, 자산총계는 1조 1879억 8000만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비용 폭증… 위탁판매수수료 1413억 '캐시 블랙홀'
외형 성장에도 비용 구조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115억 8000만원으로 전년(1810억 9000만원) 대비 16.8% 증가했다. 특히 위탁판매수수료가 1413억 4000만원으로 전년(1183억 4000만원) 대비 19.4% 급증하며 판관비의 66.8%를 차지했다. 가맹점주에게 지급하는 이 수수료가 사실상 '이익 소각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광고선전비는 53억 1000만원(전년 54억 8000만원), 지급수수료는 187억 1000만원(전년 169억 7000만원), 임차료는 194억 6000만원(전년 174억 5000만원), 감가상각비는 110억 6000만원(전년 81억 90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급여는 52억 9000만원으로 오히려 전년(54억 8000만원)보다 소폭 줄었다.

에어프레미아 1228억 직격탄… 지분법손실에 재무 부담
이번 감사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에어프레미아㈜에 대한 대규모 신규 투자다. 타이어뱅크는 2025년 중 에어프레미아 주식 6465만 6278주(지분율 22.02%)를 취득하는 데 1228억 4700만원을 투입했다.
문제는 에어프레미아의 재무 상태가 극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에어프레미아의 2025년 순손실은 755억 2000만원에 달하고, 부채(1조 3337억원)가 자산(1조 2866억원)을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순자산 마이너스 470억원)다. 이로 인해 타이어뱅크는 당기에 에어프레미아 관련 지분법손실 34억 9000만원을 인식했다.
타이어뱅크가 에어프레미아에 투자한 금액 중 현재 장부가액은 1196억원이지만, 피투자회사의 순자산 지분금액은 마이너스 103억 6000만원으로, 1299억원에 달하는 투자차액(영업권 성격)의 회수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특수관계사 '사금고' 논란… 2000억 가까운 자금 대여 잔액
오너 일가 관련 특수관계사에 대한 거대한 자금 대여는 타이어뱅크의 고질적 리스크다. 2025년 말 현재 특수관계자에 대한 대여금 잔액 합계는 1948억 2000만원에 달한다. 주요 내역을 보면 성공을만드는㈜에 734억원, ㈜에이피홀딩스에 680억원, 농업회사법인㈜풍년농사에 273억 6000만원, 성공㈜에 168억원이 각각 남아 있다. 이들은 모두 지배주주 김정규 회장이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타특수관계자들이다.
당기 중 특수관계자 자금거래를 보면, 성공을만드는㈜에 180억원을 새로 빌려줬고(회수 270억원), 성공㈜에 46억원을 추가 대여했다(회수 4억원). 특수관계자에 대한 이자수익만 당기에 151억 3000만원에 이른다.
특히 ㈜에이피홀딩스에 취득가 533억원에 사채(전환사채)를 매입했으나, 이미 251억 4000만원의 손상차손이 누적됐고 현재 장부가액은 347억 2000만원에 불과하다. 만기일은 2030년 12월 31일이다.

단기차입금 1060억 급증… 유동비율 64%로 '빨간불'
재무 건전성 지표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단기차입금은 1060억원으로 전년(831억 1000만원) 대비 27.5%나 급증했다. 여기에 장기차입금의 유동성 대체분(260억원)까지 합산하면 1년 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만 1320억원이 넘는다. 총차입금은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장기차입금을 합산하면 1495억원 규모다.
반면 유동자산은 1617억 9000만원으로 유동부채(2522억 2000만원)를 크게 밑돌아 유동비율이 64.2%에 그친다. 통상적으로 유동비율 100% 이상이 재무 안전선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단기 유동성이 취약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현금성자산도 358억 1000만원으로 전년(371억 4000만원)에서 오히려 줄었다.
부채총계는 3451억 8000만원으로 전년(2855억 2000만원) 대비 20.9% 급증했고, 부채비율은 41.0%다. 자산 재평가 효과로 자본이 부풀려진 점을 감안하면 실질 레버리지는 이보다 더 높을 수 있다.

오너 부동산 담보 제공과 임차 구조
지배주주 김정규는 넥센타이어㈜를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32억원 규모로 담보 제공했고, 미쉐린타이어㈜를 위해서도 11억 1000만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했다. 회사와 오너 사이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수관계자 거래 잔액 현황을 보면, 김정규에 대한 임차보증금 잔액이 139억 7000만원이고 임대보증금이 65억 4000만원이다. 이는 회사가 오너 소유 부동산을 임차해 영업 중이라는 의미다.
13건 소송 계류… 퇴직금 청구도 피소
2025년 12월 31일 현재 타이어뱅크가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은 총 13건이며, 총 소송가액은 161억 3011만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소송은 전직 직원 유재욱 외 7인이 제기한 퇴직금 청구(소가 39억 9000만원, 1심 계류 중)와 유한회사 수현전력이 제기한 공사대금 소송(17억원, 1심 계류 중)이다.
타이어뱅크 측은 소송 결과가 재무상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근로자 퇴직금 관련 소송이 8명의 집단 청구 형태로 제기됐다는 사실은 내부 노무관리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6279억 이익잉여금 오너 재투자에 활용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에 따르면, 당기(2025년) 이익잉여금처분액은 '0원'으로 배당은 한 푼도 실시하지 않았다. 김정규 오너가 92.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배당을 하지 않는 대신, 거액의 이익잉여금(6279억원)을 에어프레미아 투자, 특수관계사 대여, 부동산 투자 등 계열사 지원과 외형 확장에 쏟아붓는 구조가 뚜렷하다.
토지·건물 재평가로 자산 부풀리기… 공시지가와 괴리 존재
재무상태표상 토지는 3886억 8000만원, 건물은 1509억 5000만원으로 계상됐다. 그러나 공시지가 기준으로는 유형자산 토지 1699억 2000만원, 투자자산 토지 190억 3000만원으로, 재평가 장부가액이 공시지가의 2배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재평가 모델 적용으로 기타포괄손익 2139억원 규모의 재평가잉여금이 자본에 반영돼 있어, 이를 제거할 경우 실질 자본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결국 타이어뱅크는 외형상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만성적자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에 대한 1200억원대 대규모 신규 투자, 오너 관련 특수관계사에 대한 2000억원 규모 자금 편중, 단기차입금 27.5% 급증과 64%에 불과한 유동비율, 퇴직금 소송을 포함한 13건의 법적 분쟁 등 복합적 리스크가 중첩돼 있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위탁판매수수료 1413억원이라는 구조적 비용 부담 속에서 이익의 상당 부분이 계열사 지원과 외부 투자로 빠져나가는 자금 흐름은, 타이어뱅크의 미래 성장 전략이 타이어 본업보다 오너 그룹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증폭시킨다"고 지적했다.























































